수온과 벵에돔의 관계
계절에 따라 포인트가 달라진다
벵에돔 포인트는 계절이나 수온의 변동에 따라 확연히 달라진다. 예를들어 가을에 좋은 조과를 올린 포인트라 해도 봄에는 같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같은 결과는 커녕 압도적으로 나쁜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계절에 따른 벵에돔의 행동
이같은 현상은 계절에 따라 벵에돔이 사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계절에 따른 벵에돔의 행동을 크게 나눠보면 다음과 같다.
① 겨울 : 수중여 부근에 머물며 행동이 둔하다. 안정된 수온을 찾아 깊은 곳으로 옮겨가는 무리도 많다.
② 봄 : 수온상승과 함께 해조류가 많은 곳으로 나와서 지낸다. 이 시기에 산란을 한다.
③ 장마 직전 : 산란 직후이기 때문에 식욕이 떨어진다. 안정된 환경을 찾아 일단 깊은 곳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 일시적으로 조황이 급격하게 나빠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④장마철 : 다시 얕은 곳으로 나와 활발한 먹이활동을 한다. 이런 행동양식은 가을까지 이어진다.
⑤초겨울 : 수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수중여 부근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거나 깊은 곳으로 이동한다. 이 가운데 수중여 주변에 머물던 무리는 수온이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날에 활발한 먹이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벵에돔의 행동 양식이 계절에 따라 심한 차이가 난다는 것은 포인트도 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부터 계절에 따른 포인트의 변화를 알아보자.
겨울에는 조류 느린 깊은 여밭
수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에는 벵에돔의 움직임이 매우 둔하다. 행동범위가 좁으므로 미끼가 벵에돔 주거지까지 도달하지 않으면 여간해서 낚기 어렵다.
바람이 강할수록 체감온도가 떨어져 추위를 더 느끼듯, 벵에돔은 조류가 빠를수록 활성도가 떨어진다. 따라서 추운 겨울에는 조류의 흐름이 빠른 곳에서는 벵에돔을 낚기 힘들다.
이 계절에는 조류가 아주 느리게 흐르는 곳을 노리는 것이 철칙이다. 특히 수중여가 많은 곳에 벵에돔이 숨어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런 곳은 에너지를 최소한으로 소모하면서 먹이를 구할 수 있는 장소다. 겨울에 벵에돔의 서식지가 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수온이 더 내려가면 곧바로 달아나기 위해서 깊은 곳 근처에 머문다는 사실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시기에는 얕은 수심이 길게 이어지는 장소에는 벵에돔이 없다고 생각해도 된다.
봄 벵에돔 포인트는 수온변화에 주목해야
육지는 따뜻하지만 바다는 수온이 아직 낮다는 게 봄의 특징이다. 이른 봄과 늦은 봄의 포인트가 전혀 달라지는 경우가 많은 것도 수온 때문이다. 특히 이른 봄은 겨울의 연장이라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
봄 벵에돔 포인트 역시 겨울 벵에돔의 연장이다. 따라서 수온이 갑자기 올라가지 않는 한 겨울 벵에돔과 마찬가지로 조류가 느린 곳을 공략해야 한다. 또 수중여나 해조류가 많은 곳도 벵에돔이 머무는 장소가 된다.
겨울 벵에돔과 봄 벵에돔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문제는 저수온이다. 이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게 수온이 낮다는 이유로 벵에돔이 낚이지 않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벵에돔이 낚이지 않는 것은 낮아진 수온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온이 높건 낮건 물고기도 먹어야 산다. 따라서 수온이 낮더라도 그 수온에 익숙해지면 다시 먹이활동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어제 15℃였던 수온이 오늘 14℃로 내려가면 활성도가 떨어진다. 그러나 그 수온이 2~3일 정도 계속되면 다시 활기를 되찾는다. 그 수온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또 저수온기에는 마릿수는 기대할 수 없으나 중·대형급이 잘 낚이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대형급이 저수온을 더 잘 견디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상대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먹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어쨌거나 저수온기에는 벵에돔의 활성도가 떨어지는 게 분명하지만 결코 낚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꾼이 먼저 적극적으로 벵에돔의 서식지를 공략한다면 얼마든지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수온은 절대적인 조건이 아니라 하나의 기준에 지나지 않는다. 수온이 차다고 해서 낚싯대를 펴지 않는 꾼은 없겠지만, 수온이 내려가면 내려간대로 적절한 방법을 찾는다면 더욱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