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方[3537]許嶈(허장)선생시-溪亭偶吟(계정우음)
溪亭偶吟(계정우음)
許嶈 嶈=산높을 장.
野老無營不出門
(야로무영불출문)
하는 일 없어 문 밖을 나가지 않는 시골 늙은이
鉤簾終日坐幽軒
(구렴종일좌유헌)
발을 걷어 올려놓고 종일토록 앉아 있는 고즈늑한 집
胸中自爾心機靜
(흉중자이심기정)
가슴 속은 처음부터 뜻이 하염없이 고요하니
竹雨松風亦厭喧
(죽우송풍역염훤)
대밭의 빗소리와 솔밭의 바람소리 또한 시끄럽게 느껴진다네
野老 : 시골 늙은이
鉤簾 : 주렴을 걷어 올리다
幽軒 : 고요하고 아늑한 집
許嶈(허장 생몰 미상) : 조선 중기 현종 때의 선비로
자는 중진[仲鎭] 양천사람으로 進士
온갖 일에 관심을 끊고 저 멀리 앞산을 바라보고 앉아 있노라니 내 거처가 더없이 아늑하게 느껴진다네.
처음부터 아웅다웅하는 세상살이가 싫었던 터라
간간히 들려소는 바깥 소식조차 귀에 거슬리는구나.
초야에 묻혀 사는 노인의 일상을
흐름대로 옮겨 놓은 내용으로 전혀 꾸밈이 없다.
野老無營不出門(야로무영불출문)
鉤簾終日坐幽軒(구렴종일좌유헌)
胸中自爾心機靜(흉중자이심기정)
竹雨松風亦厭喧(죽우송풍역염훤)
*野: 들 야 *老: 노인 로
*無: 없을 무 *營: 경영할 영
*不: 아닐 불 *出: 날 출 *門: 문 문
시골 노인 할 일 없어 문밖으로 나가지 않고
*鉤: 갈고랑이, 끌어올릴 구 *簾: 발 렴
*終: 마칠 종 *日: 날 일 *坐: 앉을 좌
*幽: 그윽할, 구석 유 *軒: 추녀 헌
발을 올리고 온종일 마루 구석에 앉아 있네.
*胸: 가슴 흉 *中: 가운데 중
*自: 스스로 자 *爾: 너 이
*心: 마음 심 *機: 베틀 기 *靜: 고요할 정
가슴속 저절로 마음의 실마리 고요하여
*竹: 대 죽 *雨: 비 우
*松: 소나무 송 *風: 바람 풍
*亦: 또 역 *厭: 싫을 염 *喧: 떠들썩할 훤
대숲 비 솔바람도 역시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