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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가입한 지는 좀 됐는데, 근래 들어 '걷기 다이어트' 카페에 자주 들어옵니다.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함께 걷는 도보카페와는 달리 개인의 경험을 솔직하게 나누면서 서로 격려하며 자신을 되집게 되는 이 카페가 참 좋네요. 제가 어떻게 '걸으면 행복해진다'의 과정에 이르렀는지 한 번 정리해보려구 합니다. 걷기로 살 빼는 얘기까지 하려면, 이야기가 좀 깁니다.
누구나 우연한 계기로 삶의 외연을 확장하는 계기가 있습니다. 전 지금 50대 초반인데, 30대 중반에 신문에 난 '어느 인문학자의 나무 세기' 라는 신간 안내를 보고는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되었죠. 그래서 그후 나무에 관한 책을 사서 혼자 읽으며 공부하다가가, 1년 여동안은 환경운동연합이나 생명의숲 운동본부의 '숲 강좌 프로그램'을 쫓아다니며 나무에 관한 공부를 했었죠. 하지만 여전히 수박 겉핥기. 나무나 숲, 식물에 대한 공부는 끝도 없었습니다. 그 이후엔 생태지도사 과정도 밟았습니다.
결국 나중엔 혼자 산림욕장에 식물도감을 들고는 혼자 나무와 오롯이 만나는 시간을 가지곤 했습니다. 제가 그때는 산본에 살았는데, 가까운 과천대공원 안에 '과천 산림욕장'이 있습니다. 산림욕장에 가면 나무에 이름표가 다 붙어 있거든요. 각종 야생화들도 이름표와 함께 심어져 있어 산림욕장은 나무와 꽃 공부하기엔 더 없이 좋은 곳이죠. 그러다가 그런 일련의 행동들이 자연스럽게 숲이 가득한 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 연유로 산행을 시작하기 시작한 게 30대 후반쯤이었어요. 그때 제 몸무게가 65키로 정도였습니다. 살을 빼기 위해서라거나, 운동을 하기 위해서가 아닌 전 나무와 풀이 자유로이 자라는 넓은 산에서 식물들을 맘껏 보고 느끼는 게 좋았답니다. 그러나 은근히 제 마음속엔 혹시나 살이 좀 빠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운동을 따로 안 하다 처음 산행한 몇 년은 살이 좀 빠졌었어요. 65키로에서 62키로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산악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한 40대에는 살이 더 이상 빠지지 않았습니다. 우선 생활 습관 자체가 크게 변하지 않은데다 산악회는 산행이 끝나면 모두 다 뒷풀이를 하는 문화라 술을 즐기는 제가 그 자리에 빠질 리 없었죠. 그러니 몸무게는 62~63키로 정도를 유지하는 정도였죠. 날씬한 분들을 보면 솔직히 부럽기는 했지만, 딱히 다이어트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고 시도도 물론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직 신체는 건강했으니까요.
그러다 40대 중반쯤 어느 날, 머리가 띵~하고 미열이 있으면서 묵직하기까지 했어요. 친구가 '고혈압 아니야?'라며 병원을 가보라고 했습니다. 근처 내과에 가니, 아니나 다를까. 고혈압이라면서 약을 처방해 주더군요. 그 이후로 작년 초까지 고혈압 약을 복용했습니다. 혈압 약은 한 번 복용하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고혈압에 대한 의료 상식도 별로 없는 상태라, 6년 여 동안 계속 약을 복용했습니다.
그런데 2009년 12월 어느 날, 제 남편은 '대장암 3기 말'이라는 진단을 받았답니다.
. . .
(글이 기니까, 내일 2편을 이어쓸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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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강물님이 그래서 이름을 이렇게 예쁘게 지으셨네요.
나무에 관한 공부도 많이 하시고, 걷기에 대한 경험도 많으셔서
나무과 걷기를 잘 접목시키신 아름답고 현명하신 분이네요.
내일 또 2편 기대합니다.
바탕화면을 부드러운 빵의 겉면처럼 깔아서 포근해요. 그래서 곰이 깃들어있나요
토닥토닥~ 너무 친근한표현...전 이표현이 너무 좋아요^^
전 들꽃들에 관심이 많아요 그래도 식물도감 찾아가며 공부해서 이름알고싶은 열정까진 없었는데
ㅎㅎㅎ저도 글을 읽다보니 식물도감 한권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아~사람들살아가는거 다 비슷해보여도
이렇게 관심사가 다양할수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드네요
멋있어요~
아~~ 강물님.....
여기서 끊으시다니....
낼까지 어떻게 기다려요~오~~~
행복한 2편 기대할께요^^
아고~ 대장암3기말...건강을 되찾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아~그러셨군요. 저도 건강검진을 몇년동안 안하고 있어요.
건강이 안좋은데 ... 이젠 빨리 해야겠어요.
글이 긴지 전혀 몰랐어요........강물님
산과..나무..식물도감에 든내용들 저도 궁금합니다
저 역시 시간을 내어 쫓아다닌 적도 있었거든요
한 편의 드라마예요. 기대하게 만드는..
안아주면서 토닥토다 참 예쁘고 정감이 넘쳐요.
글의 전체를 나타내는 기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