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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봉팔문의 뒤시랭이문봉에서 조망, 앞에서부터 여의생문봉, 밤실문봉, 아곡문봉, 그 오른쪽
뒤는 형제봉, 그 왼쪽 뒤는 마대산, 그 왼쪽 뒤는 응봉산
정상이 가까워올수록 포기하고 싶은 생각은 간절했다. 주저앉았다가 일어서고, 뒤로 누웠다
가 다시 일어서서 걷는 일이 반복됐다. 갈 수 없을 것이다, 하면서도 가쁜 호흡이 약간이라도
돌아오면 나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한 발, 또 한 발, 무거운 걸음을 옮겨놓을 때마다 세상은
내 거친 숨소리 안에서 새롭게 출렁거렸다.
―― 엄홍길, 「8000미터의 희망과 고독」에서
▶ 산행일시 : 2016년 11월 12일(토), 맑음
▶ 참석인원 : 15명(영희언니, 모닥불, 악수, 대간거사, 소백, 사계, 상고대, 두루, 맑은, 향상,
신가이버, 해마, 해피, 오모육모, 메아리)
▶ 산행거리 : GPS 도상 9.6km
▶ 산행시간 : 11시간 38분
▶ 교 통 편 : 두메 님 24인승 버스
▶ 구간별 시간(산의 표고는 국토지리정보원 지형도에 따름)
00 : 38 - 동서울터미널 출발
03 : 27 - 구인사 입구 주차장, 차내 계속 취침
05 : 02 - 중터 마을, 산행시작
05 : 35 - 임도
06 : 48 - 아곡문봉(871.0m)
07 : 21 - 밤실문봉(807.5m)
08 : 45 - 여의생문봉(838.1m)
10 : 08 - 뒤시랭이문봉(958.3m)
11 : 05 - 덕평문봉(954.1m)
11 : 48 ~ 12 : 23 - 곰절문안골, 점심
13 : 03 - 곰절문봉(871.6m)
13 : 26 - 배골문안골
13 : 52 - 능선마루, 갈림길
14 : 26 - 배골문봉(803.3m)
15 : 12 - 귀기문봉(753.6m)
15 : 50 - 새밭문봉(686m)
16 : 40 - 구익 마을, 산행종료
17 : 02 ~ 19 : 00 - 단양, 목욕, 저녁
21 : 22 - 동서울 강변역, 해산
1. 뒤시랭문봉에서, 뒤시랭문봉이 구봉팔문 중 조망이 가장 뛰어나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
로 두루, 신가이버, 맑은, 메아리, 대간거사, 해마, 해피, 오모육모, 사계, 상고대, 소백, 악수,
모닥불, 향상(영희언니가 찍음)
2. 아래는 구인사 절집, 멀리 가운데는 태화산, 그 오른쪽 뒤는 계족산
3. 소백산 제2연화봉
▶ ‘득도의 문’ 구봉팔문
단양군 영춘면 남천리와 백자리 사이에 있는 구봉팔문(九峰八門)은 2개면 8개리에 걸쳐 있
는 소백산 북사면 일대를 말한다. 아곡문봉(我谷門峰), 밤실문봉, 여의생(如意生)문봉, 뒤시
랭이문봉, 덕가락(德坪)문봉, 곰절(熊寺)문봉, 배골문봉, 귀기문봉, 새밭(乙田)문봉 등 9개
봉우리와 아골문안골, 밤실문안골, 여의생문안골, 덕가락문안골, 곰절문안골, 배골문안골, 귀
기문안골, 새밭문안골 등 8개의 골자기 끝이 표대봉(1,244m)에 모여 신선봉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부채꼴을 이룬다는 이곳은 불교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각기 다른 내용의 수양을 쌓는 문을 통과해야만 불교의 득도에 이를 수 있다는 것. 옛날 여러
스님들이 불교에 입문, 득도를 위해 법문(法門)을 오르려고 무수한 세월을 보내다가 끝내 이
르지 못했는데 구인사의 중창조사인 상월원각대조사가 9봉8문을 올라 신선봉과 국망봉 사
이의 암봉에 ‘上月佛’이라 새겨 놓았고, 그로 인해 그 암봉을 상월봉이라 불리게 되었다 전해
지기도 한다.
아홉 봉우리가 산자락의 각각 다른 지능선에 볼록 솟아 일렬로 도열한 것이 매우 특이한 지
형을 보이고 있다. 온달산성에 오르면 이 일대의 산세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
(월간 「산」, 2000년 1월호 91쪽)
구봉팔문(영진지도)
▶ 아곡문봉(871.0m)
잠자기 좋게 달리던 차가 멈추기에 얼핏 실눈 뜨니 차내 디지털시계가 새벽 03시 27분이다.
두메 님에게 여기가 어디냐고 묻자 구인사(救仁寺) 입구 주차장이라고 한다. 04시 30분이
기상이니 한잠 푹 자겠구나 자세 만들고 얼른 눈 감는다. 그러나 꿈자리가 사납다. 13년 전에
썩어도준치 회장님과 용산봉에서 배골문봉과 곰절문봉을 식겁하여 오르내렸던 기억이 아직
도 생생한데 거기를 또 간다고 하니 요 며칠간은 마음이 퍽 무거웠다. 흉몽대길이라고 했다.
기상하여 들머리인 중터 마을로 이동한다.
중터 마을 입구에 차량출입통제 차단기가 있다. 차문 앞에 앉은 사계 님이 달려가 이 시간에
도 근무하는 안내원에게 우리의 사정을 설명하여 차단기를 열게 한다. 중터 마을. 하늘이 손
바닥만큼만 열린 산골이다. 열사흘 제법 살이 오른 달은 서산 뒤로 자취를 감추고 별들의 세
상이다. 우리도 곧 저 별무리 속에 섞이겠지. 헤드램프 불 밝힌다.
농로 같은 임도를 오른다. 임도 출입을 막았다. 철문이 굳게 잠겨 있다. 산기슭 덤불 숲 뚫어
우회하여 통과한다. 길섶 풀숲에 이슬이 맺혔나 보다. 별빛이 쏟아져 무수히 반짝거린다. 임
도 종점. 이제는 우리가 길을 개척해야 한다. 아곡문봉 가는 길이 검문이 심하다. 세 번째다.
이번에는 사유지라고 못 가게 막은 철사 금줄을 넘어 잡목 숲을 헤친다.
산자락 도는 임도에 오르기까지 완만한 사면에서 30분 남짓으로 충분히 워밍업 하였다. 임
도에 올라서 등산화 끈과 배낭끈 조이고 가파른 사면에 달라붙는다. 선등은 메아리 대장님과
대간거사 님이 번갈아 맡는다. 바위 슬랩이 자주 나온다. 미끄러지더라도 걸리게 되도록이면
잡목이 많은 곳을 골라 오른다. 그래도 트래버스 할 때는 오금이 저린다. 어두워서 뵈는 것이
없어 막 간다.
기어오르다 뒤돌아보고 우리 일행의 줄 이은 헤드램프 불빛을 중터 마을의 가로등으로 착각
한다. 장관이다. 가파른 오르막의 연속이다. 가쁜 숨 돌리자 해도 앉을만한 마땅한 장소가 보
이지 않아 선 채로 스틱에 기대고 할딱인다. 어둠 속 암릉에서는 발로 길을 찾는다. 암봉을
왼쪽 사면으로 길게 돌아 넘고 펑퍼짐한 안부가 나온다. 숲속이라 날이 더디 샌다. 허기져서
더 못 가겠고 아침 요기한다.
인적과 여러 산행표지기가 보이기 시작하고 슬랩과 암릉을 기어올라 아곡문봉 정상이다.
사방 나무숲이 가려 아무 조망이 없다. 구봉의 공통적인 특징, 뾰쪽하니 치솟은 첨봉이고
노송 우거진 암봉이다. 잠시 서성이다 물러난다. 남진하는 능선 따라 가다 야트막한 안부께
에서 오른쪽 사면을 쏟아져 내린다. 시시포스 신화를 닮은 산행이 시작된다.
구봉팔문을 오르는 방법은 대개 능선 따라 봉 갈림길까지 가서 다시 능선 따라 다음 봉으로
가는데 이렇게 하는 경우 산행거리가 40km에 육박하고, 산행시간은 준족이라도 17시간 내
지 20시간 정도 걸린다. 우리는 일직선으로 구봉팔문을 꿰는 산행을 시도한다. 바로 사면을
내려 골로 갔다가 다시 곧추 선 사면을 오르는 방법이다. 누군가 이런 방법으로 해냈다는 말
이나 기록을 듣지도 보지도 못했다. 바로 우리 오지산행의 책임과 의무라고 여긴다.
4. 아곡문봉 오르기 전 펑퍼짐한 안부에서 아침 요기하였다. 오른쪽은 소백산 형제봉,
그 너머가 부상(扶桑)이다
5. 아곡문봉 내리면서 바라본 수렴(樹簾)에 가린 형제봉
6. 밤실문봉에서 바라본 아곡문봉
▶ 밤실문봉(807.5m), 여의생문봉(838.1m), 뒤시랭이문봉(958.3m)
잡석과 쓸려 내린다. 햇낙엽이 미끄럽다. 미끄러지는 것도 넘어지는 것도 가파른 사면을 내
리는 한 방법이다. 아곡문안골. 너덜을 지나 건너편 생사면을 오른다. 숫제 긴다. 낙석 아닌
비석(飛石)을 서로 경계하여 대자 갈지자 그리며 간다. 밤실문봉 능선에 올라서고 고지가
저기라 내쳐간다. 밤실문봉도 노송이 우거진 암봉이다. 조망은 무망이다. 어깨에 둘러맨
카메라가 무겁기만 한 짐이다.
골로 내리는 데 이골이 난다. 밤실문안골은 석축에 이끼가 낀 오래 된 임도가 간다. 계류는
옥수가 졸졸 흐른다. 여름이면 폭포일 물줄기가 추초처럼 가늘어졌다. 골에 들면 으슬으슬
춥다. 어묵 끓여 속 덥인다. 이제야 입산주로 탁주 마신다. 계곡 너덜을 한참 지난다. 대간거
사 님은 발에 쥐가 난 해마 님을 대동하고 생태조사차 위쪽의 엷은 능선을 누빈다.
여의생문봉 오르는 사면도 여간 까탈스럽지 않다. 잡석이 바글거리고 돌부리인 줄 알고 움켜
잡았는데 그만 뽑히고, 어렵사리 낚아 챈 잡목은 이미 죽어서 꺾이는 바람에 몇 걸음이나 뒤
로 무르기 일쑤다. 오르막은 한여름이다. 땀 뺀다. 밤실문안골에서 1시간 가까이 걸려 여의
생문봉이다. 능선 암릉에 맞닥뜨려 머뭇거린다.
왼쪽 바위틈 슬랩이 등로다. 납작 엎드려 오른다. 암릉을 살금살금 지나 정상 턱밑에서 멈춘
다. 정상은 대간거사 님을 비롯한 서너 명이 대표로 올랐다. 내 앞에 선 상고대 님이 수직인
릿지 오르기를 주춤하는 바람에 그 겁이 나에게 전염되었다. 그곳 전망이 어떨지 아쉽지만
욕심을 버린다(대간거사 님은 최고 경점이더라고 한다). 여의생문봉 암릉 내리는 길이 오를
때보다 더 까다롭다.
여의생문안골로 가는 길. 표지기가 인적이라 반갑다. 잡석과 함께 우르르 쓸려 내린다. 막다
른 여의생문안골은 펑퍼짐하고 움막 터와 그 흔적이 있는데 술만 먹고 살았는지 주변에 깨진
술병이 널려 있다. 구봉팔문 중 제4봉인 뒤시랭이문봉과 제5봉인 덕평문봉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특히 뒤시랭이문봉은 고도가 제일 높을뿐더러 구인사를 감싸고 있는 구봉팔문의 중심
축이다.
그 뒤시랭이문봉을 오른다. 거의 수직사면이다. 고도 300m를 극복해야 한다. 우선 사면을
좌우로 쓸어 엷은 능선이나마 추려낸다. 암릉과 슬랩에 자주 막힌다. 왼쪽 사면으로 연신 트
래버스 하며 고도를 높인다. 능선에 가까워서는 한 피치 가파른 바위틈을 비집어 오른다.
이런 중에도 영희언니는 더덕 대물 한 수를 건져 올렸다. 그 향기를 맡자 소진했던 기운이
되살아난다.
뒤시랭이문봉도 능선에 들어 노송 숲 암릉을 오른다. 짜릿한 손맛 보는 암릉이다. 뒤시랭이
문봉 정상은 오늘 산행 최고의 경점이다. 우리가 새벽부터 넘어온 세 개봉이며, 그 너머 형제
봉, 마대산, 망경대산이며, 눈을 돌리면 응봉산, 계족산, 태화산, 삼태산이며, 가까이는 구인
사와 용산봉이 새롭다. 단체 기념사진도 찍고, 먹고 마시며 오래 휴식한다.
7. 뒤시랭이문봉
8. 여의생문봉에서 바라본 밤실문봉과 아곡문봉(뒤)
9. 여의생문봉에서 바라본 밤실문봉과 아곡문봉(뒤), 그 뒤는 마대산
10. 여의생문봉에서, 상고대 님
11. 조망 좋은 뒤시랭이문봉에서
12. 용산봉
13. 소백산 형제봉
14. 왼쪽이 태화산
15. 멀리 오른쪽이 형제봉, 왼쪽 뾰족한 봉우리가 아곡문봉
16. 여의생문봉
17. 멀리 가운데는 영춘기맥 삼태산, 곰절문봉에서
▶ 덕평문봉(954.1m), 곰절문봉(871.6m), 배골문봉(803.3m)
“길이란 어디에도 없고, 가야 한다는 생명의 복받침만이 있다. 인간의 앞쪽으로 뚫린 길은 없
다. 길은 몸으로 밀고 나간 만큼만의 길이다. 그래서 길은 인간의 뒤쪽으로만 생겨난다. 그리
고 그 뒤쪽의 길조차 다시 눈 속에서(우리의 경우는 낙엽 속에서) 지워지는 것이어서 길은
어디에도 없고, 길은 다만 없는 길을 밀어서 열어내는 인간의 몸속에 있다. 몸만이 길인 것이
다.” 작가 김훈이 엄홍길의 고독에 바친 헌사다. 우리에게 딱 들어맞는다.
덕평문안골로 내리는 길이 험하다. 어디 득도의 길이 수월하겠느냐마는 무엇보다 골 건너 수
직으로 보이는 사면을 오를 일을 생각하면 지레 맥이 풀린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그러
나 시간이 산을 갈 것. 가다가 저물면 그뿐.
덕평문봉. 노송이 우거진 바윗길이다. 솔바람이 분다. 시원하다. 나무숲에 가려 조망 없는 정
상이다. 잠시 서성이다 물러난다. 곰절문안골 가는 길. 한 피치 수직사면을 내리자 넙데데한
능선이다. 잡석이 섞이지 않는 낙엽 쌓인 부드러운 흙길이다. 낙엽 지쳐 내린다. 주변 분위기
가 썩 좋다. 소백 님이 오지산행에 출석한 이래 처음 자력으로 향긋한 손맛을 보았다. 두 수
나.
곰절문안골은 골 따라 신선봉을 오르내리는 등로가 뚜렷하다. 쌍폭이 합창하는 계류 옆 공터
에서 자리 펴고 점심밥 먹는다. 사람마다 산행 중 식사습관이 천차만별이다. 두루 님과 해피
님의 경우 오직 라면이고, 대간거사 님과 오모육모 님은 소식이다. 나의 경우는 대식이다. 배
가 불러야 힘을 쓴다. 아무렴 뱃심으로 간다. 고봉밥에다 라면을 곁들인다.
곰절문봉 오르는 길. 가을이 몰려 있는 골 따라 쭈욱 내려갔다가 계류 건너고 잡목이 성긴 민
둥한 사면을 올려 친다. 가파르기로는 여기가 가장 심한 것 같다. 스틱은 진작 촉이 나가고
대가 휘어졌다. 양손 십지(十指)가 피켈이다. 낙엽 쓸어 찍어가며 오른다. 엎드린 거친 숨에
낙엽이 들썩거린다. 입가에는 게거품 밭고 버캐가 인다. 비지땀 쏟아 능선에 올라서고 암릉
더듬어 정상이다.
곰절문봉도 볼 것이 없다. 바위 하나씩 차지하여 가쁜 숨 고르고 내려간다. 배골문안골로 내
리는 사면도 순하다. 바닥 친 골은 이낀 낀 너덜과 하늘 가린 울창한 나무숲이 어울린 밀림이
다. 배골문봉은 헷갈리기 쉽다. 능선 오른쪽 끄트머리에 솟은 654m봉을 배골문봉으로 오인
하기 알맞다. 능선을 잠깐 거슬러 오르면 오른쪽으로 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내려다보면 봉긋하게 솟은 나머지 세봉우리가 나란하다. 귀여운 것들, 보기 좋다. 낙엽 지치
며 쭉쭉 내린다. 감투처럼 솟은 암봉이다. 바윗길 세미클라이밍 코스를 오른다. 배골문봉. 바
위에 올라 발돋움하면 소백산 제2연화봉이 보인다.
18. 소백산 서쪽 지능선의 그러데이션
19. 소백산 제2연화봉
20. 귀기문봉에서 서쪽 조망
▶ 귀기문봉(753.6m), 새밭문봉(686m)
골 건너편 엷은 지능선을 겨냥하고 내린다. 골에 내려서면 산그늘이 드리웠다. 햇살이 많이
시들해졌다. 귀기문봉 오르는 사면이 엄청 가파르다. 수직이다. 띄엄띄엄 있는 잡목을 붙잡
으려고 암벽 볼더링을 흉내한다. 처음 몇 번은 재미났으나 그러기 10분이 넘자 팔심이 풀리
고 심각해진다. 미끄러운 낙엽 쓸어내어 발 디딜 데 마련하고 오른다.
귀기문봉 역시 바위와 노송이 한데 모여 있다. 나뭇가지가 조금만 비켰으면 아주 좋은 조망
을 즐기겠다. 이제 마지막 봉인 새밭문봉이다. 스퍼트 낸다. 비교적 완만하게 보이는 골 건너
편 능선의 안부를 겨냥하고 신나게 쏟아져 내렸다가 그 반동으로 올려친다. 어디 쉬운 산이
있던가. 이내 엉금엉금 긴다. 능선이 가까워지면 사면이 발딱 일어서곤 한다.
새밭문봉. 뒤시랭이문봉 다음으로 조망이 좋다. 소백산 서쪽 첩첩산 너머 하늘금 제2연화봉
이 흑백 그러데이션의 끄트머리로 빛난다. 산행 내내 등대였던 용산봉은 더욱 의연하다.
배낭 털어 먹고 마신다. 그중 신가이버 님의 얼음물이 여러 사람의 인기를 독차지한 최고의
맛이다. 하산! 구익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아주 잘났다.
내리는 도중 전망바위에 들려 슬음산과 그 너머 금수산을 바라보고 나서 줄달음한다. 낙엽송
숲을 지난다. 낙엽송은 1년 중 황금비늘로 단장한 이맘때가 절정이다. 마치 가을을 떠나보내
는 최후의 만찬으로 장려하다. 그 낙엽 황금비늘을 밟으며 간다. 구익 마을. 외딴 산간마을이
다. 폐가 슬레이트 지붕 위로 가을이 지고 있다.
구익 마을 동구 밖 노송 아래에서 두메 님이 우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무사히 구봉팔문
완주를 자축하는 하이파이브를 힘차게 나눈다. 오지산행의 이력에 빛나는 한 줄을 추가한다.
21. 구봉팔문 마지막 봉인 새밭문봉에서, 웃고 있지만 많이 지쳤다
22. 소백산 신선봉
23. 오른쪽 멀리가 제2연화봉
24. 슬음산, 그 뒤는 금수산
25. 하산 길의 낙엽송 숲, 낙엽송 숲은 이때가 가장 아름답다
26. 구익 마을 폐가의 만추
27. 구익 마을 동구 밖
첫댓글 뒤시랭이문봉과 새발문봉에 인물 사진의 표정 차이가 많이 납니다
어제까지 다리가 후들거려서 힘들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휘모리장단 같은 속도감이 생생하게 느껴 집니다.
혹시 세계최초 구봉팔문 일자종주? ㅋㅋ 기획한 상고대, 선두 메대장, 한가닥씩 하는 팀원들.
그리고 명품산행에 어울리는 명품산행기. 좋아요. 만족합니다.
아주 사는(??) 줄 알았습니다..어떻게 하기는 했는데, 다시는 만나고 싶지 않은 구봉팔문이었네요...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무리 읽어도 또 읽고싶은 산행기가 일품입니다.뒷시랭이문봉을 오를때 해마님이 영희언니와 저를 더 쉬운 능선을 선택해서 올라서인지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무거운 카메라를 메시고 고생 많으셨습니다.
눈앞에 사면이 발딱 서서 다가오는 이곳을 !!
또 가고 싶습니다 !!!!!!
길~~~게 ~~~~~
아마 두루님은 다시 몇번 가셔야겠습니다,
두루 사단을 움직여서리..ㅋ,ㅋ
사진과 글로 보니 또 가고 싶을뻔하네요^^;
1 2 3 봉 ~~~~~~~~~
사면치기가 능선따르기보다 빠르네여 개고생했던 생각이 납니다..사고 안난게 다행이었던ㅠ 고생들 하셨습니다...
뼛속 깊숙히 각인된 산행이었습니다. 산행기를 통해 그날을 복기해봅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아마도
구봉팔문안일자산행은
오지팀이최초라고봅니다.
축하드립니다~~~~~^^
오래전에금그어놓고도
대들어보지도못한것이
많이부끄럽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곳은 정대장님이 특히 전문인데,
함께 갔더라면 더욱 좋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