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5일 연중 제22주간 금요일
<그들도 신랑을 빼앗기면 단식할 것이다.>
✠ 루카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5,33-39 그때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33 예수님께 말하였다. “요한의 제자들은 자주 단식하며 기도를 하고 바리사이의 제자들도 그렇게 하는데, 당신의 제자들은 먹고 마시기만 하는군요.” 34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혼인 잔치 손님들이 신랑과 함께 있는 동안에 단식을 할 수야 없지 않으냐? 35 그러나 그들이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그때에는 그들도 단식할 것이다.” 36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또 비유를 말씀하셨다. “아무도 새 옷에서 조각을 찢어 내어 헌 옷에 대고 꿰매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옷을 찢을 뿐만 아니라, 새 옷에서 찢어 낸 조각이 헌 옷에 어울리지도 않을 것이다. 37 또한 아무도 새 포도주를 헌 가죽 부대에 담지 않는다. 그렇게 하면 새 포도주가 부대를 터뜨려,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 38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39 묵은 포도주를 마시던 사람은 새 포도주를 원하지 않는다. 사실 그런 사람은 ‘묵은 것이 좋다.’고 말한다.”
포도주 얘기
요즘 맛있게 익은 포도가 한창입니다. 지난여름 폭염 때문에 과일 농사가 많이 피해를 당했다고 하여도 포도가 많이 생산되었습니다. 건강에는 적당히 마시는 포도주가 좋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포도주 얘기를 하셨으니 나도 포도주 얘기를 해 보겠습니다. 인류가 최초로 포도를 활용한 시기는 크로마뇽인들이 라스코(Lascaux)동굴 벽화에 그린 포도 그림을 통해 3~4만 년 전으로 추정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고고학자들은 BC 9,000년 경 신석기 시대부터 포도주를 먹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포도주의 역사는 두 문명이 발달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발전되기 시작 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인류는 자신들이 숭배하는 신에게 와인을 바쳤고, 의식, 축제, 상거래 등에서 중요한 매체로 활용되었습니다. 이집트인들은 오시리스(Osiris)신에게, 그리스인들은 술의 신인 디오니소스(Dionysus)에게 감사의 뜻으로 와인을 바쳤으며 성경에도 ‘대홍수가 끝나고 농부인 노아는 포도밭을 가꾸는 첫 사람이 되었고, 포도주를 마시고 취하였다.’(창세 10, 20-21)는 기록이 있습니다. 지중해 연안의 온난한 기후에서 최대의 자연환경으로 자라던 포도의 경작은 그리스인들에 의해 발전되었고 로마시대에 이르러 더욱 부흥기를 맞습니다.
수확한 포도는 곧 기계에 걸어 파쇄제경(破碎除梗)하여 발효 통에 옮겨 발효시킵니다. 이 때 씨를 부수면 술맛이 나빠지므로 씨를 부수지 않는 방법을 강구해야 했습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발효 통에 허벅다리까지 잠기며 들어서서 발로 포도를 으깨었답니다. 포도 껍질에 붙어 있는 이스트(Yeast)에 의해 발효 됩니다. 지금은 양질의 효모를 첨가하기도 합니다. 발효에는 온도도 중요한데, 수확이 끝나는 가을의 기온이 가장 적당하다고 합니다. 발효가 진행되면 과피에 가스가 괴어서 떠올라 액면(液面)에 거품 층을 만듭니다. 그대로 두면 초산발효의 원인이 되어 시어지므로 가끔 휘저어서 거품 층을 꺼준다고 합니다. 발효 종료 시까지는 3일∼3주일(온도나 이스트의 차이 때문)이 걸린다고 합니다.
술이 다 되면 통의 마개를 빼어 자연히 흘러나오도록 한답니다. 이것이 상등주(上等酒)이고 다음에는 통 속에 담은 찌꺼기를 압착하여 짜내는데, 이것을 ‘뱅 드 프레스(vin de press)’라 하며, 하등품 술이랍니다. 갓 거른 새 술은 탁하고 맛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이것을 참나무통이나 가죽부대에 넣어 저장하며, 저장하는 동안 몇 번은 사이펀(siphon)으로 빈 통이나 가죽부대에 옮겨서 주석산칼륨의 침전물을 제거하여 숙성시킵니다. 이때 참나무통이나 가죽부대의 향이나 기름이 포도주에 배어 독특한 향과 맛을 더해줍니다. 그러나 2차 발효가 일어나 가스가 나올 수도 있어서 가죽부대를 터뜨릴 수 있습니다.
포도주는 장기간 통에 넣어두면 빛깔이 바래고 맛이 덜해지며, 변질의 위험도 있으므로 1∼2년간 저장하였다가 병에 넣어 저장한답니다. 병이 발달하지 못하였던 예수님의 시대에는 가죽부대가 유일한 저장 수단이었을 것입니다. 가죽부대에서도 계속해서 숙성되고 일부분은 발효도 되고 그럴 것입니다. 그러니까 너무 오래 묵은 포도주는 대부분 변질되어 빛깔도 곱지 않고, 맛도 떨어져 좋지 않고, 썩기도 하였을 것입니다. 병에 보관한 다음부터도 효모균은 생물이므로 숙성은 계속된답니다. 저장할 때는 될 수 있는 대로 컴컴한 지하저장소에 옆으로 뉘어 두어 코르크가 언제나 젖은 상태로 있게 한답니다. 코르크가 마르면 공기가 새어 들어가 부패의 원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두산백과 참조) 지금도 병에 넣어 저장하는 포도주도 매년 정기적으로 침전물을 빼내주고 계속 관리를 해야 명품이 된답니다. 그래서 완전히 순수해질 때까지 끊임없이 관리하고 그 다음에 숙성시켜야 명품 포도주가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묵은 포도주가 비싸고 맛이 좋지만 예수님의 시대에는 묵은 포도주는 맛도 빛깔도 형편없었던 것입니다.
묵은 포도주는 율법에 의해서 사는 삶을 상징합니다. 새 포도주는 예수님의 사랑의 새 계명에 따라서 사는 삶을 말합니다. 율법에 따라서 살던 사람들은 율법을 지키며 사는 삶에 아주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율법은 이미 변질되어 율법이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 있었고, 삶의 질도 떨어지고, 삶의 빛깔도 윤택하지 않고, 기름의 쩐 내처럼 역겨운 삶이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것을 지적하시는 것입니다. 신약의 삶은 예수님의 계명에 의해서 사는 삶입니다. 불순물을 계속해서 제거하고 관리해서 순수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자기관리를 하지 않으면 예수님의 복음말씀을 알아듣지 못하는 귀머거리가 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