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중국 주유소 편의점
2020-10-08 이시흔 중국 톈진무역관
- 대외개방 정책 및 교통 인프라 확충으로 중국 주유소 규모 지속 확대 -
- 주유소 편의점의 개념 확장과 운영 형태 변화, 새로운 유통 채널로 활용 가능 전망 -
중국의 자동차 보유량 증가와 교통 인프라 발전으로 주유소가 중요한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아직까지는 단순한 주유를 위한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최근 주유소 내 식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편의점과 종합 온라인 서비스가 제공되는 플랫폼이 도입되는 등 공간에 대한 인식 변화가 이루어지는 추세다. 또한 외국 정유기업의 진입장벽을 낮춘 주유소 대외 개방 정책이 시행되며 다양한 브랜드의 주유소 운영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복합적인 소비 현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주유소가 새로운 시장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중국 주유소 개설 및 운영 현황
중국의 차량 보유대수는 2019년 6월 기준 2.5억 대에 달하면서 주유소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8년 말 기준 전국의 주유소는 약 10.6만개로, 전년도 대비 약 4천개가 신설되었으며 2019년에도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참고로, 주요소 규모는 2010년부터 2016년 기간 동안 유사한 수준을 보이다가 2017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전체 주유소 중에서는 중국석유천연가스그룹(中石油, 이하 중국석유) 산하 주유소와 중국석유화공그룹(中石化, 이하 중국석화) 산하 주유소가 50% 가량 차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47%는 민영 주유소이다.
중국 내 주유소 개수 (단위 : 만개)
자료 : 중국데이터설비망(中国数控设备网)
또한 국외 합자 브랜드 주유소가 4,200여개로 4% 가량을 구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도 외자 기업의 주유소 운영 제한을 철회하는 <외국인 투자유치 특별관리조치> 시행을 통해 외국기업의 주유 시장 진입 확대를 허용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대외 개방 및 외국 브랜드 주유소 운영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일우재경(一牛财经)에 따르면 쉘(Shell),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등의 국제 정유기업이 중국 시장진출을 확대하고 있으며 5~7년 내에 3,200개 주유소를 신설할 예정임을 밝혔다.
주유소의 지역적 분포를 살펴보면 주로 동부와 남부의 경제 발달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성 내 분포로 보았을 때 산둥성, 허베이성, 허난성, 광둥성이 가장 많았다. 또한 60% 가량의 주유소가 고속도로와 국도, 도시지역 등 차량 이동량이 많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중국 주유소 시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도 중국 주유소의 총 이윤은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자동차 보유 대수는 아직까지 성장 잠재공간이 많으므로 주유소 규모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2018년 기준 중국 주유소 위치 분포 (단위 : %)
자료 : 마샹연맹(码尚联盟)
“주유소+편의점”의 개념과 주요 브랜드
이러한 주유소의 발전과 확대는 단순 주유뿐만 아니라 비석유제품을 판매하는 소비 현장으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와 차주의 개성화와 수요 다양화에 따라 주유소의 비석유제품 판매 모델을 구축하고 쇼핑, 식당, 차량 관리 등 기타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바로 편의점인데, 주유소 내 편의점 운영을 통해 소비 활동을 진작하고 사용자의 편의를 도모하는 형태가 활성화되고 있다. 기존 주유소 내 편의점은 주로 인스턴트 식품, 담배 등을 위주로 판매하는 소규모 형태였으나 최근 다양한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품목 다변화와 플랫폼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중상산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院)에 따르면 중국의 전체 편의점 점포수는 2019년 이미 13.5만개로 전년 대비 10% 성장하였으며 매출 또한 2019년 기준 2812억 위안에 달하여 전년 대비 24.2%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기업발전지수, 경영환경지수 또한 전년대비 상승하며 성장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주유소 편의점의 확대와도 연관이 있다고 볼 수 있는데, 편의점 운영 기업을 보면 중국석화 산하의 이지에(易捷) 편의점과 중국석유 산하 쿤룬하오커(昆仑好客) 편의점의 점포수사 전국에 각각 2.7만개와 1.9만개로 타 브랜드 대비 매우 높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국유기업 중에서도 석유기업의 편의점 업계 진출이 두드러지는 형태이며, 프랜차이즈 편의점이 직영 편의점보다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석유기업이 더 이상 주유소를 주유 서비스 운영에만 국한하지 않고 소매 판매, 에너지 관리 등의 복합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활용하고 있는 추세임을 확인 할 수 있다.
2015년~2019년 중국 편의점 매출 추세 (단위 : 억 위안, %)
자료 : 전첨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2017년 8월에는 중국석화가 최초 주유소 내 무인 편의점 운영을 시작하였으며 2016년 기준 비석유 제품의 거래액은 351억 위안, 연 평균 성장률은 35%로 2017년에는 500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020년도 중국 브랜드 가치평가> 발표에 따르면 중국석화의 편의점 브랜드 가치는 161.3억 위안에 이른다. 이 밖에도 징동(京东) 등 플랫폼 기업과 합작하여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 편의점의 운영을 확대할 계획에 있어 석유기업 브랜드 편의점의 업그레이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주유소 내 운영되는 편의점
자료 : 치루망(齐鲁网)
주유소 편의점 기회요인과 유통방식
주유소 편의점은 O2O(Online to Offline)의 개념이 가장 잘 적용될 수 있는 곳으로, 차량을 보유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최적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특히 코로나 19 기간 생방송을 통해 주유소 판매 제품을 홍보하고 경품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물론 온라인 구매 제품을 집까지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한 온라인 선 구매 후 주유소에 도착하면 운전자가 내리지 않고 직원이 차량 트렁크에 물품을 실어주는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 됐다. 이는 직접 제품을 받고 싶지만 대면에 대한 우려가 있는 소비자 심리를 잘 파악한 서비스로 Post 코로나 19 시대에도 꾸준히 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의점과 연계한 카페와 식당 등 문화시설이 함께 운영되기도 하는데, 중국석유는 자체 개발한 카페 체인을 주유소 내 운영하고 있다. 최근 높아진 커피 수요를 겨냥, 편의점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전략이다. 또한 세탁, 숙박 및 행정 서비스 등 판매 서비스 이외에도 고객의 다변화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여 많은 이용객을 유치하였다.
외국 브랜드 주유소도 늦지 않게 변화에 따라가고 있다. 청두에 위치한 쉘(Shell)의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인 쉘 셀렉트(Shell Select)는 레져존으로 조성된 카페와 식당가, 독특한 컨셉의 화장실까지 있어 기존 주유소의 개념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기존 주유소 편의점과는 달리 유럽 수입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다양한 소비수준을 고려 약 40%의 고가 제품과 60%의 저가 제품으로 구성 판매하고 있다.
주유소 복합 상업공간 쉘 셀렉트(Shell Select)
자료 : 연상망(联商网)
주유소 내 외국 브랜드 제품 판매 매장
자료 : KOTRA 톈진무역관 직접 촬영
주유소 편의점의 유통 및 운영 방식은 일반 편의점과 다르지 않다. 중국석화 등 주요 브랜드에서는 유통상(밴더)을 통해 제품을 소싱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 상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의 수입 장려 기조에 대응하고 품목 다변화를 위해 해외 제품 소싱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중국석화의 유통상인 Y사에 따르면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나 특정 타겟 소비자층을 공략한 생활용품이 입점 가능성이 높은데 여기에 해외 기업들의 기회 공간이 있다. 추후 국유기업의 구매 품목 수요를 적극적으로 파악, 수입 제품을 포함한 유망 품목을 지속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국유기업이기 때문에 해외 제품에 대한 소싱 비율이 아직은 높지 않고, 주유소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스펙트럼에 한계가 있는 점, 또한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하는 전통 유통방식이 온라인 채널 확대로 위협을 받고 있는 점 등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구매자들의 수요 다변화에 따른 수입 제품 소싱 증가와 유통 채널의 확장 등 다양한 기회요인이 있으며 스마트화 추세에 따라 새로운 구매방식이 도입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크다. 요약컨대, 향후 주유소는 “인터넷+주유소+편의점+종합서비스” 개념의 확립을 통해 더 많은 소비자를 유인하는 소비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시사점
일반적으로 주유소 내 편의점이 활발하게 운영되는 해외 국가의 경우 주유소의 전체 매출 중 30~60%가 비석유제품 판매 수익이라고 발표되고 있다. 이에 반해 중국은 아직 5~10%에 머무르고 있어 앞으로 중국 주유소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편의점 업계를 선도하는 국영 석유기업이 주요 편의점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어 입점 시 주유소 편의점 유통 채널 확장과 함께 성장할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신유통과 인공지능 등의 신기술은 중국 편의점 발전에 중요한 성장요인으로, 앞으로 온라인 구매, 무인 편의점 등 신개념 구매 방식이 확대 도입될 전망이다. 이러한 형태가 접목되면서 다양한 소비 형태를 아우르고 주유소 편의점이라는 공간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기타 복합 문화시설이 확충되어 상권 확장과 주변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주유소 대외개방 정책에 따른 외국 브랜드 주유소의 확대는 이러한 변화를 더욱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중국석화를 포함한 프랜차이즈 편의점 브랜드는 소비 데이터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신규 제품 발굴 및 자체 제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프리미엄 제품 수요층을 겨냥한 수입 제품 소싱이 활발해 지는 가운데 브랜드파워 보다는 기존 마켓에서 찾을 수 없는 새로운 기능과 차별화된 디자인의 제품 발굴에 관심을 갖고 있는바 우리 기업들이 이를 잘 공략할 필요가 있다.
자료 : 중국데이터설비망(中国数控设备网), 중상산업연구원(中商产业研究院), 전첨산업연구원(前瞻产业研究院), 연상망(联商网), 치루망(齐鲁网), 마샹연맹(码尚联盟), 일우재경(一牛财经), KOTRA 톈진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