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이나 의지를 전달하는 언어는 간단할수록 좋다
그래서 외자 단어가 많다. 촉도 그런 류애 속한다.
'심플니콘(Simple Nikon)'이란 광고카피도 있다.
상징성이 생명인 디자인도 단순함이 우선이란 말이다.
'촉'에는 여러 갈래의 의미가 들어 있다.
스마트폰에 들어 있는 국어사전을 들춰봤다.
1. 난초의 포기. 난초의 포기를 세는 단위
2.씨,줄기,뿌리 따위에서 처음 돋아나는 어린잎이나 줄기
3.불빛을 내는데 쓰는 물건의 하나.밀, 백납쇠기름 따위의 지방을 끓인뒤 원기둥 따위 같은 일정한 모양으로 굳히고
그 가운데에 실 따위로 심지를 만들어 박는다.
4.중국 삼국시대 221년에 유비가 세운 나라.쓰찬(사천),윈난(운남),구이저우(귀주) 북부 및 한중지역을 차지하였으며,
263년에 위나라에 멸망하였다. 중국의 오대 십국 가운데 하나.907년에 당나라 절도사인 왕건이 쓰찬에 세웠는데 925년에
2대 18년만에 후당에 망하였다.쓰찬성의 옛이름
5.긴 물건의 끝에 박힌 뾰족한 것. 서로 이을 재목의 한쪽을 홈에 끼워넣을 수 있도록 도드라지게 깎은 부분.
6.(불교)십이 연기의 하나.주관과 객관의 접촉 감각으로 근과 대상과 식이 서로 접촉하여 생기는 정신작용을 이른다.
신근에 의하여 접촉되는 대상.
주식으로 성공한 친구가 있다.
두 딸이 있는데 이미 출가하였다.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주식하는 비법을 딸에게 전수하려고 했더니
큰 딸은 아예 관심이 없고 둘째 딸은 하는 소리가 "아빠 내가 촉이 없잖아!" 하더라고 한다.
여기서 촉이란 위에서 말한 6번째의 '신(몸신)근(뿌리근)에 의하여 접촉되는 대상'에 해당하지 않나 싶다.
좀 더 쉽게 말하면 '사물을 이해하는 번뜩이는 지혜나 핵심'쯤으로 되지 않겠는가?
예전에 '달마가 동으로 간 까닭은?'이란 영화가 있었다.
나는 그 영화를 보지 않았지만 답은 이미 정해져 있다. 이런 것을 불문가지 혹은 답정너라 한다.
하지만 선문답이란 고차원적인 문제다. 촉이 없으면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달마와 혜가의 대화를 한번 보자.
[달마대사가 소림사 동굴에서 9년 동안 벽을 향해 좌선을 하고 있는데 한사나이가 한쪽 팔을 자르고 피를 흘리면서 달마대사에게 법을 구한다.
“제 마음이 불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스님, 이 불안을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러자 달마 대사 왈
“너의 그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오너라. 내가 편안케 해주겠다.”
“마음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됐다. 이제 마음이 편안하냐?”
달마가 빙그레 웃었다. 그때서야 사내는 달마의 가르침을 알아듣고 넙죽 절을 했다.
달마는 그를 제자로 받아들이고 혜가, 즉 지혜의 교감이 가능하다는 뜻의 이름을 주고 2조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