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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달식(임재항)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온 들판을 삼켜버렸다. 오늘은 추수를 하기로 한 날인데, 안개가 아무래도 한나절은 지나야 벗어질 것 같다. 몸이 불편하신 아버님은 안개가 삼켜버린 논을 우두커니 바라보시며, 벼를 널어 말릴 포장이며, 고물개...등과 낫도 두 자루나 숫돌에 갈아 놓으시고, 계속해서 마당가에서 서성이고 계신다. 여간해서는 걷힐 것 같지 않던 안개가, 어느 틈에 먹혀들기 시작한 햇살에 순식간에 온 들판엔 거짓말처럼 안개가 걷혀 버렸다. 햇살이 벼 잎에 남은 이슬을 말릴 때쯤 해서 콤바인이 돌수 있도록 논에 네 귀퉁이를 낫으로 벼를 베기 시작했다.
사그덕! 사그덕!
사그덕! 사그덕!
나는 이 벼 베는 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소리 중에 하나가 아닐까 생각한다. 봄내 잡아다 던져놓은 우렁이들이 얼마나 자라있을까 너무 궁금했다. 세 귀퉁이를 다 베어도 가 끔 우렁이 빈 깍지만 보일 뿐 논바닥이 움푹 들어간 자리에 겨울 채비를 마치고 들어가 있을 우 렁이 녀석들이 하나도 보이질 않는다. 지난여름 우리를 빠져나온 오리녀석이 도랑의 우렁이만 먹 은 것이 아니고, 이 논바닥의 우렁이도 다 먹어 버린 걸까?. 못내 아쉬움이 가슴 한구석을 쓸고있 다. 포기를 하고 마지막 한 귀퉁이를 베고 있는데, 이번 비로 발자국에 고인 물 속에 우렁이 녀석 이 한 마리 보였다.
그러면 그렇지....
가슴이 마구 콩닥거린다. 다 죽은 줄 알았는데, 그것도 올해 새끼를 친 작은놈이기에 가슴이 더 뛴다. 이곳은 물이 잘 마르지 않아 모를 심을 때도 이양기가 빠져 애를 먹었던 곳인데, 늦게까지 물이 남아있어 이곳으로 모여 있었던 모양이다. 자욱물이 고인 곳마다 우렁이들이 보였다. 이대로 한 삼, 사연만 지나면 이 논바닥에도 우렁이가 득실거릴 것을 생각하니 아쉬웠던 마음은 어느새 커다란 기쁨으로 가슴속에 긴 여운으로 설레이게한다. 그렇게 네 귀를 다 돌리고, 한참을 기다려 도 콤바인이 보이지 않는다. 풍성함이 가득한 들녘엔 바삐 돌고있는 콤바인들의 툴툴거리는 기계 소리와 농부들의 가슴 뿌듯함 뒤에 숨어있는 한숨이, 누런 들녘을 떠다니고 있었다.
봄내 물 때문에 얼마를 싸우고 난리들을 쳤는데... 봄에 모내기를 마치자마자 긴 가뭄으로 물 때문에 전쟁이 시작되었다. 이곳은 관계 농수로 시설 이 잘되있어서 금강 물이 마르기 전에는 물 걱정을 하지 않는 곳이지만 긴 봄 가뭄으로 바짝 타 들어가는 대지 위에 작은 농수로로 내려오는 물은 턱없이 부족했다.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아래 어지간히 담아 논 물도 한나절이 안되어 바닥을 드러내기 마련이고, 모내기를 거반 일주일 사이 로 모두 마쳤으니, 작은 보로 물이 내려오기 시작하기도 전인, 이른 새벽부터 서로 자기 논으로 물고를 틀기 위해 싸움이 시작되곤 하였다. 길게 이어진 농수로를 가운데 두고 양옆으로 논이 있 는데 우리 논은 농수로가 끝나는 맨 끝 부분이므로 물 구경하기가 보통 어려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다들 모내기를 막 하고 난 후에는 말할 것도 없다. 여린 모는 물깊이가 조금만 깊어 도 한 이틀 사이에 녹아버리기 일쑤고, 조그만 낮으면 내리쬐는 햇살에 금새 말라붙어 노랗게 잎 끝이 타 들어가기 때문에 모내기를 하고 나서 부터는 바로 물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그런 때 비라도 와주면 모내기 한 벼도 몸살을 덜하고, 햇볕도 막아주고 좋으련만, 보통 그때는 봄가뭄 한 가운데라서 물을 가지고 싸우는 모습은 해마다 일어나는 진풍경중 하나이다. 방송에서도 나왔지 만, 가끔 봄 물고 싸움으로 이어진 살인사건까지 있을 정도이니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싸움에 서는 나이도 남녀도 없다. 힘만 있어도 안된다. 심지어는 서로 싸우고 있는 틈을 타서 물길을 돌 리는 형편이니 정도란 있을 수가 없다, 다만 하루나 이틀, 적게는 한나절만 양보하면 되는 것을 그렇게들 물 욕심을 부린다.
팔순이 넘으신 노부부가 계신데 일이 잘못되어 건장하던 아들 둘을 먼져 보내고, 두분이 작은 집 에서 살고계신데, 그 분들과 다른 이웃과의 싸움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동네 구경거리중의 하나이 며 눈물나는, 땅만을 사랑하는 농부들의 진솔함이 빚는 촌극이 아닐까 싶다. 몇년전만 해도 두분 다 그럭저럭 건강이 좋으셔서 논 농사일에 그렇게 까지 어려움은 없었지만 팔순을 넘기시면서 부 터는 영 기력을 피지 못하신다. 싸움의 발단은 늘 똑같다. 바로 논 옆이 집인 xx님댁 사모님과 , 빠이롱아줌니의 싸움이 주를 이루는데, 빠이롱 아줌니는 제대로 허리도 펴지 못하시고 아주 느린 걸음으로 이른 새벽부터 쭈그리고 앉아 물꼬(논에 물이 들어오는 입구)를 지키고 계신다. 해가 중 천에 떠도 물한방울 흘러오질 않으면, 거리로는 약 이백미터 정도 되는 거리지만, 그 빠이롱 아줌 니한테는 멀고먼 길인 동시에, 싸움이 시작되는 바로 그 길로, 구십도 가까이 꺾어진 몸으로 지팡 이에 몸을 의지해 xx님댁 담으로 가려서 보이지 않는, 농수로 윗쪽에 있는, xx님댁 논의 물고를 보러 올라가신다, 분명 이른 새벽 그곳 윗논으로 들어가는 물꼬를 분명히 막아 놓았는데.... 그렇 게 지킨다고, 새벽부터 지키고 있었는데도 어느새 xx님댁 사모님이 내려오는 물을 한 방울도 흘 려 보내지 않고 독보로 물을 대고 있는 모양을 보고 나면 그때부터 싸움이 시작된다. 물론 바로 빠이롱 아줌니가 xx님댁 논의 물고를 막고 물길을 터놓기가 무섭게, 담장넘어 이 모습을 지켜보 고 있던 xx님댁 사모님의 앙칼진 한마디가 담을 넘어 들려온다.
"어떤년이 아침부터 남의 논 물고를 맘대로 막고 지랄여?" 그렇다고 기가 죽을 빠이롱 아줌니가 절대 아니다.... " 야 이년아!, 이 물이 다 니네 물이냐? 왜 잘 흘러가는 물을 아침부터 막고 지랄을 떠는 겨!" 대개 이렇게 시작되는 싸움은 사돈의 팔촌, 옛날 고려적 일들까지 모두 까발려지고, 끝을 모르는 싸움은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욕설과 심한 경우는 몸싸움까지 이어지게 마련이었는데, 올해부터는 빠이롱 아줌니한테 몸싸움을 할 수 없는, xx님댁 사모님의 사정이 있었다. xx님이 빠이롱 아줌니 에게 지난해 여름 우연히 일으킨 교통사고 때문에 그 보상 문제로(그간의 감정이 있었는지는 모 르지만), 워낙 마음 고생을 많이 한 덕택에, 올해에는 아예 빠이롱 아줌니 옆에는 얼씬도 하지않 고, 수로를 가운데 두고, 혹은 논두렁 이쪽과 저쪽에서 고래 고래 소리만 지르며, 그 긴 싸움이 계속 되었다..
물고를 막아놓고 돌아서면 또 따놓고... 막아놓고 돌아서면 또 따놓고... , 어둑어둑 어둠이 밀려들 고 수로에 남아있던 마지막까지의 물길이 끊기는 것을 보고서야 그날의 싸움이 끝나곤 했는데, 그렇게 싸움이 시작되면 우리는, 그날은 물대기를 포기를 하고, 다음날 아니면, 그 다음날 잘 구 슬려서 양보를 받고 물을 대는 수밖에 방법이 없었다. 거기다가 동네풍장 아줌니까지 그 싸움에 끼여들면, 빠이롱 아줌니는 양쪽에서 공격을 당할 수밖에 없었고, 그 싸움 역시 있는 일 없는 일 까지 다 들먹이며 하루종일 이어지곤 하였다. 여기에서 빠이롱 아주머니라고 동네에서 부르는 이 유는, 그 집 바깥 아저씨인 빠이롱아저씨 때문에 그렇게 불리며, 빠이롱은 바이올린의 이곳 옛날 사투리이다. 그 아저씨가 옛날 젊었을 적에, 일본에 다녀오면서, 돌아올 때 바이올린 가지고 들어 오면서 시작된 별명이고, 동네 풍장 아주머니는 한마디로 여장부이시다. 목소리는 물론 힘도 웬만 한 남정네는 알기를 우습게 알 정도의 힘과 온 동네일 을 다 참견하고 다니는데서 붙여진 별호이다.
또 그렇게 어렵게 어렵게 물을 대놓으면, 논 아래쪽에 쭈그리고 앉아 계신 빠이롱 아저씨는, "야! 이 빌어먹을x아, 모 다 녹는데 먼 물을 그러키 마니 대는 겨~~~~~!" 가뜩이나 하루 왼종일 싸우며 물을 대고 있는데 영감까지 또 저 난리를 쳐대니, 빠이롱 아줌니 맘이 어떨까 가히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뭐여? 이 영감쟁이가 뒤지지도 않고 왜 나와서 염장을 질러대는겨~~~~ , 모 다 타 죽는데..." 그렇게 또 두 노부부의 싸움이 시작된다. 그 싸움의 발단은 이렇다. 원래 논바닥의 높이를 고르게 고르지 않고 모를 심으면 어린 모는 키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논바닥이 낮은 곳의 모는 물 속에 잠기고 높은 곳의 모는 물 밖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빠이롱아저씨가 있는 아래 쪽은 논 바닥높이가 낮아 물을 조금만 대면 모가 물에 잠기게 되고, 빠이롱 아줌니가 있는 논 위 쪽, 물고 가 있는 곳은, 논바닥이 높아 어지간히 물을 대지 아니하면 바닥이 훤히 드러나기 때문 에, 노안으로 눈이 어두워진 두 분의 눈엔 제각기.. 한곳은 모가 녹을 만큼 물이 많아 보이고, 한 곳은 모가 타 들어갈 만큼 물이 없어 보이고...., 그 싸움의 끝은 승자도 패자도 없다. 다음날 또다 시 물 때문에 전쟁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렇게 또 두내외분의 싸움에 지친 빠이롱 아저씨는, 당신 눈에 보기엔 모가 다잠겨 다 녹을 판 에 정신없는 여편네가 쓸데없이 하루종일 밥도 안챙겨주고 싸움질만 해댄다고 궁시렁 거리 시며, 밤새 물이 빠지거나 말거나 화가 잔뜩 나셔서 아래 물고를 터놓고 집으로 들어가 버리기 일쑤이 고, 빠이롱 아줌니는 그것도 모르고, 오늘은 그런대로 물을 잘 댔다고 생각하고 집에 들어가시 고......,그 결과는 다음날 또 엉뚱한 싸움으로 번지게 된다. 빠이롱 아줌니 주장은 밤새 어떤x이 또 우리 논 물꼬를 따놔서 밤새 물이다 빠져나갔다고....악을 써대고..... 빠이롱 아줌니는 그 어떤x의 정체를 찾아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되곤 하였다. 황당한 건 바로 우리다, 어제 하루종일 그렇게 싸 우며 자기네들 논으로 흡족히 물을 대었으니, 오늘은 우리 논으로 물길을 돌릴 수 있다고 생각한 우리다. 이른 아침부터 선잠을 깨우고 들려오는 다시 시작된 그분들의 싸움에 망연해 할 수밖 에..... 하지만 그런다고 매번 당할 수만은 없는 일,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우리는 싸움한번 하지 않 고 편안히 물을 흡족히 대고 오늘 추수를 기다릴 수 있게 되었다.
그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xx님댁논은 길게 이어져, 맨 끝인 우리 논과도 경계를 이루고 있었 기 때문에, 싸움을 말리는 척 가면서 우리 논과 xx님댁논사이 작은 논두렁을 맨발로 힘껏 밟으 면, 어느 정도 윗논에 물이찬후엔 자동으로 밤새 우리 논으로 물이 넘어오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슬그머니 아침에 물꼬를 보러 가는척 하면서, 어제 발로 밟아놓은 곳을 다시 막아 놓으면 간단히 물대기를 할 수가 있었다...... 지루한 여름 장마가 시작되면서 그 싸움은 끝을 맺었다.
오전에 일을 끝내 준다는 콤바인은 보이지 않고 다시 논하나 아래에 있는 빠이롱댁 내외분의 싸 움 소리가 누런 벼들을 헤집고 들려온다. 아직 까지도 싸울 일이 남아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했 고, 그 법석을 떤 올해 농사는 또 얼마나 잘 되었는지 궁금하기 도하고 해서 빠이롱 아줌니네 논 으로 가보았더니, 지난해처럼 빠이롱 아저씨가 비료를 논둑에 앉아 가장자리에만 뿌리지 않아 올 해 작황은 그런 대로 괜찮았다. 지난해엔 이삭 거름으로 비료를 주기는 해야하고, 발목까지 빠지 는 논에 들어가 비료를 뿌릴 기운은 없는 빠이롱 아저씨가 정해진 양의 비료를 다 준다고 논둑으 로만 타고 돌면서 코앞에만 뿌리는 바람에 지난해 초가을 태풍에 논 가장자리로만 모두 엎쳐버렸 다 물론 비료를 뿌려주고 싶긴 하지만, 만에 하나 그해에 농사가 잘못되기라도 할 량이면 창묵애 비가 비료를 잘못주어서 올 농사를 망쳤다고 두고두고 하는 넋두리가 무서워 선뜻 말도 붙이지 않았다. 그런데 다행히 올해는 청년회 회장이 비료를 뿌려주어서인지 한군데도 엎치지 않고 노랗 게 잘 여물어 있었다. 두분이 논둑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하면서, 콤바인 기계가 돌 자리를 낫으로 베고있는 모양이 아마도 빠이롱 아저씨 댁도 오늘 추수를 할 모양이다. 올해는 기운을 더 못 차 리시는지, 한 줌을 베고는 기어서 또 한줌을 베고....내가 들어가 거들면 삼십 분이면 끝낼 일을 벌써 한나절을 했는데도 내내 제자리만 맴돈다. 봄내 물싸움한 생각을 하면은 쳐다보고 싶지도 않지만 보기에 너무 안쓰럽다... 달려들어 나머지 세귀를 베어주고 들어 오도록 기계는 오지 않 고.....얼마나 지났을까, 콤바인은 한시간 남짓한 시간에 우리 집 가을 추수를 마무리해 주었다. 물 론 빠이롱 아저씨댁 추수도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마무리를 해서 콤바인이 털어 담아놓은 벼 가마 만 논 여기저기 떨어트려 놓고는 들판 한 가운데로 나가 버렸다. 점심을 먹고있는데 현관 쪽에서 인기척이 있어 나가보니 빠이롱 아주머니가, 엉거주춤 맨발에 흙 을 달고 서 계신다.
" 아까 욕받는디, 고마워서 어떻햐.. 집에 맥주 있는디 가서 한잔 하지그랴...."
" 아이고 아니에요, 어서 가셔서 식사하시고 나락 널어야지유,,"
자꾸만 청하는 맥주를 거절하고, 오후엔 털어놓은 나락을 논바닥에 긴 포장을 펴고, 한 이틀 좋은 볕에 말릴 준비도 해야하고, 동호회 다회(茶會)모임이 저녁에 있어 마음이 급하다. 어느 정도 마 무리를 하고 집사람은 들여보내 부모님 저녁 준비와 애들도 준비를 시키라고 이르고 마무리를 하 고 들어가려는데 자꾸만 논배미 하나건너에 있는 빠이롱 아저씨부부의 싸우는 소리인지 울먹이는 소리인지 모를 소리가 들려온다. 애써 외면 을하고 집 가까이 들어와 좀 높은 밭둑에 서서 보니, 두분이 이십여 키로 그램밖에 안되는 벼 가마니를 논에서 끄집어내지를 못하고 두분 이서 논바닥 에 벼 가마를 굴리며 다투며, 울부짖는 소리였다. 지난해에는 그래도 사위가 와서 그런 데로 일을 잘 마쳤던 것 같았는데....
두분의 울먹임이 마치 짐승의 울부짖음처럼 길게 늘어진 그림자를 따라 내 뒤를 따라오고 있는 듯 했다.
지금부터 바삐 서둔다면 간신히 약속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몸을 돌려 집으로 들어오 는 뒷퉁수에 자꾸만 따가운 것이 꽂힌다. 따지고 보면 내가 주최한 다회 모임인데, 서울에서, 부 산에서, 그 밖의 지방에서 올라와 공주에서 모이기로 해놓고 내가 늦는다면 어디 말이나 되겠는 가 말이다.
"그래 그냥 못본체 돌아서자"
혼자 속으로 다짐을 해보지만 뒤퉁수에 내리 꽂히던 따가움은 비수처럼 가슴속을 파고들고 있었다.
"에이 씨발!" 을 되 내이며 나는 다시 질펀히 물이 고여있는 논을지나 짐승의 울부짖음이 묻어나 있는 해거름 들녂으로 돌리는 발길위엔 양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첫댓글 한편의 소설을 읽은것 같습니다. 재미있고 진솔하고 사람들의 마음 마음을 잘 그려 내시어 읽으면서도 줄곳 웃다가, 마음 조리다가 했습니다. 건달농사꾼님은 **님덕에 싸움질 안하고도 농사 잘 지으셨겠네요..ㅋㅋ/ 제가 어릴적에도 나락 농사를 무지 많이 지었답니다.
요즘처럼 기계설비가 없었던 때라 벼를 낫으로 베고 타작하는거 진짜 힘든 일이었는데, 요즘은 농촌풍경도 새로워 진거 같습니다. 농심으로 써주시는 글 읽으면서 다시 살아나는 옛정서에 눈물이 찔끔 납니다. 즐거운 점심시간입니다.
이글은 쓴지도 벌써 4년이란 시간이 흘럿습니다..노부부는 짤내가 서울로 뫼시고 가서 연감님은 작년에 돌아 가셧지요...이번주면 또 그 논에 벼베기를 합니다..에고 허리 잡을 일만 남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