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사제모임 장소변경
8일부터 시작된 쌍용차 매일 미사로 인해서
15일(월) 사제모임 장소가 군산 수송동성당에서
서울 해방촌성당으로 변경되었습니다.
4월 사제모임
4월15일(월) 15시 | 서울 해방촌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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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매일 미사 집전순서
11일(목) 의정부교구 12일(금) 예수회
13일(토-특전) 함께... 14일(일) 함께...
15일(월) 상임위 |
2013_04_10_수 |
+++ 함께 해 주신 사제
주례 : 김정우 신부(마산교구 중앙동성당)
강론 : 하춘수 신부(마산교구 용원성당)
마산교구 : 하춘수, 김정우 신부
서울교구 : 나승구, 김도훈 신부
인천교구 : 김윤석, 장동훈 신부
광주교구 : 이영선 신부
부산교구 : 김준한 신부
바오로 : 황인수 신부
예수회 : 김정대, 김정욱, 박상훈, 권오면, 최영민, 김연수 신부 |
+++ 함께 해 주신 수도회
살레시오 수녀회
성 바오로딸 수도회
성가소비녀회
성심수녀회
예수수도회
예수의 까리따스 수도회
천주섭리 수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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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마저 끌어낸다면
25번째 살인을 도모하는 것”
강론
하춘수 신부(마산교구 용원성당)
세상 만물 다 소중하지만, “사람”만큼 소중한 것은 없습니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사람보다 먼저일 수 없습니다. 아무리 하찮은 사람도 하늘이 허락한 가치로운 존재입니다. 사람 안에 세상이 있고, 사람 안에 우주가 있고, 사람 안에 하느님이 있습니다. 사람이 소중한 이유입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말미암아 행복해지고, 사람이 사람을 만나 축복이 더 합니다.
그러나 어찌하여 우리 시대는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하게 되었는지요? 돈에 눈이 씌여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못합니다. 사람이 짐승처럼, 사람이 기계처럼 농락당하고 있습니다. 돈에 눈이 멀어 온갖 속임수와 거짓으로 사람을 내쫓습니다. 사람이 사람으로 행복하지 못하고 절망하고 미워하고 혐오합니다. 권력에 눈먼 이들도 선량한 사람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개처럼 쓰레기처럼 몽둥이로 총으로 때리고 쏘았습니다.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였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였기 때문이다.” 빛을 외면하는 세상, 어둠에 쌓인 세상입니다. 그들이 하는 일이 악하기 때문에 그들은 어둠을 더 사랑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둠 속에 있기 때문에 사람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이제 사람이 사람답게 되기를, 이제 사람이 ‘빛’이 되고 ‘희망’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 24분의 죽음을 생각합니다. 공장에서 쫓겨난 이분들은 우리의 선량한 이웃입니다. 폭도가 아닙니다. 만일 누군가가 이분들을 여기에서마저 끌어내고 밀어낸다면 그것은 25번째 살인을 도모하는 일입니다. 중구청 공무원과 경찰 여러분, 질서유지도 좋고 공무수행도 좋지만, 인간에 대한 기본적 예의와 법적인 절차를 통하여 하십시오. 그리고 여러분의 고유한 임무는 여러분의 상급자에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복지를 지향하는 것이 아닙니까? 쌍용차 노동자들은 회사의 기만과 술책으로 일자리를 잃고 자기의 생존문제에 대하여 정당하게 우리 사회에 호소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가족이 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친구와 이웃이 있으실 것입니다. 이 노동자들은 여러분의 적이 아닙니다. 우리의 선량한 이웃이고 누구보다 아픔이 많은 사람들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하고 힘없는 이웃들이 또 다시 죽음으로 내몰리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기에 이곳 대한문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할 것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말고, 이제 함께 사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우리 국가 공동체를 이루도록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죽지 않고 싸워서 이겨...
집으로 공장으로 돌아가도록...
아내와 아이들의 미소를 찾도록...
쌍용차 노동자 이야기
김정우 쌍용차 노조 지부장
3월 3일 이렇게 방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날 천막 안에는 우리 동료 2분이 자고 있었습니다. 아침 5시 20분, 그 시간 잠을 안자고 있던 우리 동료 한분이 마른 갈잎 타는 소리를 듣고 혼자서 버둥거리며 불을 껐지만 안 되었습니다. 소화기로 끌 수 없어 자고 있는 동료를 깨우러 갔지만 이미 천막은 불타고 말았습니다. 만약 우리 동료들이 깊은 잠이 들었더라면, 우리 동지들을 잃을 뻔 했던, 생각하기도 싫은 끔직한 순간이 지나갔습니다. 다시 천막 한 동을 쳤습니다. 저희들은 더 이상 죽음은 없는, 그리고 온전히 공장으로 돌아가서 아내의 된장국과 아이들의 미소를 보며 살고 싶은 작은 심정뿐이었습니다.
그런데 4월 4일, 그 천막 안에서 동료 두 분이 주무시고 있었습니다. 동료들을 덜렁 들어 내동댕이쳤습니다. 아무것도 챙기지 못하고 맨발로 던져졌습니다. 작년 5월 25일 쓰레기차에 실어갔던 것과 다름없이 저희들의 모든 물품들을 싹 쓸어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렇게 흙더미로 자신들의 영역이라고 들어오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투쟁은 이어졌고 4월 4일 47명의 쌍차를 사랑하시는 분들과 연행이 되었고 하루를 자고서 나왔습니다.
그 다음날밤 비가 주적주적 내렸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온 중구청과 남대문경찰서를 비롯한 공권력들은 마치 짐승을 잡아먹는 사자 같았습니다. 저희들을 인간이 아닌 물건 취급을 하면서 마구잡이로 잡아 들였고 그것을 본 동지들과 많은 시민들 분노를 금할 수 없었습니다. 그날 이 화단에 꽃을 심겠다고 해서 꽃을 걷어 차버렸습니다. 그랬더니만 바로 그 자리에서 연행되어 50시간을 쉬었다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영장실질검사인가를 한다고 갔다가 그것이 기각이 되어 다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부터 오늘 이 순간까지도 저 흙더미를 어떻게 걷어낼까? 우리가 온전히 살고 싶어 하는 작은 분향소를 어떻게 다시 만들까? 하는 일념에 사로 잡혀 있습니다. 유치장에서 23시 55분이 되길래 포기를 했습니다. 아, 이제 구속이구나. 그러면 어떻게 할까? 이 싸움에서 승리 하려면 어떻게 할까? 라는 여러 가지 혼란스런 생각이 있었습니다. 가슴에 와서 박혔던 것은 그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쌍용자동차 사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민주노총 사업장 중 67개 투쟁 사업장이 있습니다. 저희들보다 더 오래 9년째 싸우고 있는 코오롱 동지들이 있고, 인천의 콜트콜텍도 6년째 싸우고 있고, 저 길 건너 재능교육이 2000일을 향해 싸우고 있습니다. 이렇듯 수많은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빼앗긴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쌍용자동차 사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거리로 가자! 다시 촛불을 들자! 이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하고 고민을 했고 이것이 우리가 한 번 더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고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나하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그래서 이명박 정부로부터 국가 폭력으로부터 작살났던 우리 노동자들, 민초들의 삶을 다시 찾을 수 없다면, 박근혜 정부가 다시 책임지지 않는다 라면, 우리가 다시 도화선이 되어서 가야하지 않을까? 간절히 바랐고 다시 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버릴 수 없습니다.
참으로 비참했습니다. 그리고 철탑 위에서 143일째 있는 한상균 동지와 복기성 동지를 생각하면... 피가 마릅니다. 이런 상황들을 풀지도 못하고 꼬여만 가고 있는 상황들을 어떻게 해야 될까 라는 생각에 목이 메 입니다. 보이지 않는 길이라도 우리가 싸워서 만들 수밖에 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반드시 그 길을 찾아서 가겠습니다. 투쟁하는 30명의 쌍차 동지들,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시는 신부님, 수녀님과 희망을 갖고 계신 모든 분들, 이 땅의 민주의의와 정의를 위해서 싸우시는 분들과 함께 투쟁의 길을 만들겠습니다. 함께 연대하여 그 길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들 죽지 않고 온전히 싸워서 집으로 돌아가고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아내와 아이들의 미소를 찾을 수 있도록 많이 도와주십시오.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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