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콜을 타면서 느끼는 또 하나의 공통점은 '강남이 아니라도 콜은 있다!'는 사실입니다.
대부분의 대리운전기사들이 불나비처럼 콜밭인 강남으로 날아드는 시각, 새벽 2-4시 시간대.
수유리 4.19탑에서, 도봉역과 신내동, 그리고 상계동과 노원역에서 신월동 588종점에서, 송정역에서, 연신내에서, 난곡사거리에서, 암사동에서 간간히 콜이 뜨줍니다.
물론 쪼기 모드에 돌입, 치열한 경쟁을 뚫고서 오더를 잡아야 하지만 강남이 아니라도 대리운전기사가 굶어죽지 않는다는 마지막 자존심을 확인할 수 있는 일말의 쾌감(?)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저가 아는 후배중에 강남제일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을 보면 싫어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가 좋아하는 지역은 상계동입니다. 이 때문인지 몰라도 이 친구는 상계지역에 들어가면 매출이 평균이상은 됩니다. 또 한 친구는 저가콜이 아닌 서민콜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외곽콜과 강남콜을 선호하는 저는 이 후배들에게서 "어차피! 대리하는데... 내가 너무 닳았나? 하는 ?를 붙여봅니다.)
대형 저가콜 광역업체들의 오더도 절반 정도는 강남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머지 절반 정도는 서울의 주요 먹자골목에서 산발적으로 나오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지난 연말, 새벽 2시반 경쯤
오더창에 뜨있는 콜의 리스트.
화양리 건대입구
이문동 외대부근
회기동 경희대앞
안암동 오거리
혜화동 대학로
신촌 현대백화점
홍대 주차장골목
신림4거리
서울의 주요 대학가 먹자골목이 다 뜨있는 셈이었습니다.
(학문의 요람인 대학가 근처가 대리운전 수요 다발지역이 됐다는 사실은 좀 씁슬하긴 합니다만) 술과 안주값이 싸기 때문에 해당지역 출신대학 직장인들이 이 곳을 많이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과, 동아리 동창모임도 많고, 젊은 연인들의 만남이 특히 많은 것 같습니다.
데카당스족들이 많은 압구정 논현 청담과 이태원을 더하면 서울시내 대딩 + 데카당스족들의 주요 활동무대가 아닐까 생각드네요.
비강남권 주요 콜 발생지역의 경우를 보면 북쪽에서부터
동부간선도로를 중심으로 오른쪽으로는 상계역/노원역(롯데백화점인근)/하계역(서울온천)이, 왼쪽으로는 방학사거리, 수유강북구청, 미아삼거리, 창동역, 쌍문역 인근에서 콜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로는 중화역 인근 태릉시장과 동부시장 인근, 먹골역부근, 군자역 일대(중곡동)와 화양리,
장안동 일대와 마장동 우시장 부근 등. 장안동과 화양리 일대는 아직도 남자 단체 일행이 많다는 특성이 있는 것 같더군요.(사창가나 매미집이 있는 곳에서의 콜 발생률은 전체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이 드네요)
동대문과 종로지역으로는 신설동로타리나 동아제약 4거리, 신당동 떡볶이 골목과 장충동 족발집, 종각이나 낙원상가 종로구청 인근 또는 인사동골목...명동... 세운상가나 용산전자상가도 빼놓을 수 없는 지역이죠.
은평구쪽에서는 연신내와 응암오거리 불광역 근처가 콜이 좀 있는 편인데 인근 지역이나 수유리 또는 강서 쪽으로 이동하는 분들이 좀 많은 편인 것으로 보입니다.
내려오다보면 합정동로타리와 당산역 인근, 염창동, 가양동, 화곡동(강서구청중심), 신월동 복개천과 588종점, 목동(오목교역과 목동역중심) 등에서
서부간선도로를 건너면 구로 및 시흥유통상가를 축으로 하여 구로시장과 가로공원 일대, 독산동 우시장 일대, 구로공단역과 디지털단지 일대, 난곡사거리-신림4거리-서울대입구역-사당동 일대....
여의도는 KBS별관과 국회의사당 쪽에서 콜이 드문드문 나오지요.
방배동 까페골목과 사당 이수역 부근..... 강남과 잠실을 건너뛰어서 강동쪽에서는 길동사거리와 천호동 및 암사동 일대에서 간간히 콜이 발생합니다.
아마 비강남권의 저가콜을 수행하다보면 고객들로부터 서민풍의 느낌을 받게 됩니다. 어쩌다 한 번 대리를 시키면서 한 껏 자신의 위세(?)를 부릴려고 하는 분에서부터 추운 겨울에 너무 고생이 많다면서 진정한 맘으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 분들까지.....
비강남권과 강남권의 콜은 주5일제 시행여부에서도 두드러지게 구분되는 것 같습니다. 비강남권 콜은 토요일날 빈도수가 높습니다. 여의도나 강남지역은 토요일날 상대적으로 숫자가 적습니다. 제도권 정규직이 주요 도심지역에 집중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자연스런 현상인 것 같습니다.
명절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 신정 연휴 때는 일부러 풀타임으로 일을 해봤는데 역시 비강남권 콜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번 연휴 때는 일은 않했지만 오더창을 지켜보니역시 비강남권 콜이 많은 것 같습니다.
평소 강남콜의 주요 고객들도 사는 지역이 강남이 아닌 경우가 많으므로 사실상 비강남권 사람들이 술을 많이 먹는다는 사실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빈익빈, 부익부의 수레바퀴는 음주와 상승곡선을 그리며 달려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짜 서민 : 술 먹고, 대리운전 시키고 싶은데 "돈이 없다"
진짜 부자 : 돈은 많은데 술 마시고, 대리운전 시킬 돈은 죽어도 없다
암튼 콜이 적은 비강남 외진 지역에서 콜을 잡았을 때....순간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사람....나같은 대리운전기사 빼고 또 누가 있겠습니까?
첫댓글 강남에 뜨는 콜은 잽싸게 없어지고 쓸만한 시내 외곽오더는 걍 버리는 경우 많습니다..공감 합니다^^* 어제도 강남권에는 몇분 계셨지만 나와봐야 치열했고 4시넘어 가산동을 끝까지 지키던 연합기사님이 부산 30만원에 캐취 하시더라구여..어디에서 대기 하던지 결국은 자기 복인것 같습니다^^*
저도 1시30분이후에는 외곽에서 기사분들이 돈모아 택시타고 가자고 하면 안갑니다 그이후에는 강남에서 뜨는오더 귀신들만 잡아가시는거 같아요 전핸드폰이고 초보라 그시간에 강남에서 집중해서 쪼고 있어도 오더 구경만 합니다
구라돌이님 글 재밌고 유익하게 잘 보고 있습니다
정말...유익했습니다...저역시...비 강남권...골수입니다^^!...화이팅!!!
자!!! 현시간 4:43 짐 하안동에 갇혀있지만...막판 "스팟" 불꽃처럼 튀 나갈겁니다...토도독!!!...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