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마다 비가 오네요.
지난 일요일에 김한호님과 같이 갔던 탐어기를 뒤늦게 올립니다.
일이 들어와서 일 마무리 하느라 미뤄놨는데 이제야 올리네요.
그날 목적지는 창릉천 상류였습니다.
창릉천은 행주산성 옆을 지나 한강으로 가는 지방2급 하천인데요,
창릉천이라는 이름은 창릉(예종과 안순왕후가 묻힌 릉)이 있기때문입니다.
창릉입니다.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이 사진은 다음카페 '문화사랑 오솔길'에서 주인장 허락없이 가져온 사진입니다.
고양시는 서오릉, 서삼릉등 왕릉이 많습니다. 근데 서오릉에는 장희빈의 릉도 있다는거!!!
고양시에서 가깝고 낚시하는 분들이 그동안 꽤 있었기에 기대를 하고
갔더랬습니다.(지금은 낚시 금지구역입니다. 곡릉천도 마찬가지)
가요tv 팀장과 한호님 동생과 4명이 갔죠.
한호님 아는 동생분이 지금까지 둘이 같이 탐어가서 고기를 못잡았다고 이번도 그런 거 아니냐?
이런 이야기에 이번은 확실히 다른 추억을 만들어주리라. 마음을 먹고 떠났습니다.
창릉천이라..... 인터넷을 뒤져보니 상류는 매우 깨끗하다고 해서 무진장 기대를 하고 갔었습니다.
비도 오겠다..... 비오면 물고기들이 상류로 올라오니까 잘하면 동자개, 메기.. 어쩌면 장어까지?
(19금 내용임. 미성년자는 다음 한 줄 건너 뛰세요)
경마에서 대박 마권 사놓고 기다리는 마음으로 대박을 기대하면서 갔죠.
(경마 하지 마세요. 로또보다 더 안맞아요-->혹시나 읽었을 지 모를 미성년회원을 위해 교육적인 내용으로 마무리.)
이곳이 창릉천 발원지 근처 사기막골 부근입니다.
그런데....발원지인 사기막골(북한산자락)까지 갔는데.....
기대와는 영 딴판인겁니다.
물의 양도 많지 않을뿐더러 음식점들이 천 주변으로 늘어서 있고, 군부대도 있고....
이거 아닌 거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도 해보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데, 한호님과 의기투합.
장화바지를 입고 내려가보니 근데... 역시 물이 깨끗하지 않았습니다.
상류인데 이 정도인가 싶었지만 그물질을 해보니 첫판에 버들치인지 돌고기인지가 나옵니다.
(근데 버들치도 돌고기처럼 옆에 줄이 있나요? 사무실 와서 합사를 하고 보니 옆에 탐어때는 없던 줄이 생기더군요.
만약 그렇다면 첫 그물질에 돌고기를 잡은 거죠)
그 다음에는 계속 헛 그물질. 얘들이 있을만한 돌을 들어도 빈 그물....그러다 발견한 게 이겁니다.
개구리 알이겠지요? 아무튼 알이 잔뜩 있더군요.
알만 보고..... 그리고 아까와 똑같은 물고기녀석 1마리를 잡고 바로 철수 했습니다.
중류로 가보자는 생각에서였습니다. 여기는 식당이 많아서 물이 더러우니까...
중류로 가면 물이 여기저기서 합쳐지니 오히려 깨끗하고 낚시도 했을 정도니 어종도 많은 것이다.
또 다시 기대를 하고 출발했습니다. 가서 차를 세우고 보니.... 오호라. 물이 많고 낚시하는 사람도 있네요.
기대를 안고 제방을 내려갔습니다.
창릉천 중류입니다. 보기엔 그럴듯해보입니다.
그런데.....
이건 물이 아닙니다. 조명발밑에서 본 여자 얼굴을 밝은 대낮에 다시 봤을때처럼...
장화가 썩을까봐 들어가기 무서울 정도에다 냄새는 어찌 그리 독한지....저절로 한숨이 나오더군요.
도대체 인터넷에 올린 창릉천에 관련된 글들은 어떻게 된거야?
그리고 이 물에서 낚시하는 저 인간들은 뭐지?
완전 사기당한 기분으로...
(다시 19금 한 줄 입니다)
둘이 담배만 피고 (담배는 백해무익입니다. 끊지 못해서 피는 것이니 배우지마세요. --> 역시 교육적으로 마무리)
시간을 보니 5시....임진강으로 떠서 야간탐어라도 해볼까? 갈등을 하다 서카님에게 전화를 때렸습니다.
그랬더니 너무 늦었으니 곡릉천으로 가는 게 좋겠다는 겁니다. 곡릉천에 동자개도 나오고 한다고....
오호. 동자개? 귀가 솔깃해집니다. 동자개를 워낙 좋아해서^^
거기다 곡릉천이면 고양시 근처에 있기에 서카님이 알려주신 곡릉천으로 떠났습니다.
근데 가보니.... 아까 창릉천 찾아가다가 지나간 그곳이더군요.
한호님이 군대가기 전에 일주일 가출(?)해서 일주일간 낚시만 했다는 바로 그 자리.
여기가 곡릉천입니다.
근데 물을 보니 창릉천과 비교해볼 때 이건 소피마르소나 다이안레인, 맥라이언이
막 목욕하려고 들어간 물처럼 깨끗해 보이더라 이겁니다. (한예슬을 넣기엔 물이 좀 더러워서)
암튼지 물이 창릉천과 비교해서 깨끗하길래 다시 그물질을 시작했습니다.
곡릉천에 가서 처음 잡은 녀석은 버들붕어와 붕어 2마리.
흐르는 강 옆에 물 고인 곳이 있는데... 거기서 생이 새우 몇 마리와 버들붕어를 잡았습니다.
한호님이 바라던 버들붕어라..... 전쟁 끝나고 살아온 님 본듯 좋아라 하시더군요.
근데 제가 보기엔 거무죽죽한 녀석 상태가 별로였습니다.
또 고인 물이어서인지 붕어 한 녀석 몸이 이상해 바로 놔주고...
버들붕어입니다. 이제... 버들붕어를 분간할 줄 아는 능력도 생겼네요.ㅋㅋ
붕어죠? 그나마 상태 괜찮은 녀석.
그리고 납자루..... 뭔납자루인지는.....
이제 흐르는 물로 이동.
장화가 없는 한호님 동생은 연신 뜰채질로 생이를 잡고... 한호님과 저는 돌을 들추는데.....
비맞으며 열심히 그물질을 했건만......여기도 물고기가 많지 않네요.
그나마 어째 잡히는 건 먹이 순치가 가장 잘되고 먹이 잘 먹기로 유명한 피라미들뿐...
동자개는 볼 수도 없습니다.ㅜㅜ
그러다가 보 밑에서 물에 잠긴 돌을 들었더니... 월척입니다.(피라미와 비교해서)
검은색을 한 녀석 두 마리가 잡힌 겁니다. 근데 이 녀석들 도대체 뭔지를 모르겠더군요. 몸이 까맣기만해서....
이녀석 몸에 영구 머리에 땜빵난 것처럼 탈색된 건 왜 그런건가요?
소금물에 30분 담궜다가 지금 수조에 합사를 시켜놨는데 혹시 피부병인가요?
같이 잡힌 녀석.
잡을 때는 검은색이어서 뭔지 몰랐는데, 돌고기 2마리 있는 수조에 합사를 했더니
신기한 일이 생겼습니다. 하루만에 검은 색이 싹 빠지고 원래 있던 돌고기처럼
가운데 줄만 남은 것이죠. 원래 돌고기가 이렇게 색을 잘 바꾸는지요?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비를 맞으며 물속을 걷다가....
무릎도 쑤시고, 배도 고프고 해서 사무실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결론은 소주와 삼겹살, 껍데기로 마무리.
암튼지 그 날 느낀 것은 인터넷 믿지 말자는 것과, 우리 하천들 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죽어가는 하천을 보니 안타깝더군요.
동자개는 보지도 못했는데, 다리밑에서 웬 개가 짖기나 하고..
여기까지 비오는 날의 번져버린 탐어기였습니다.
첫댓글 ㅋㅋㅋ 다녀오셨었군요^^ 동자개녀석 쉽사리 잡히지는 않는 어종입니다.. 언젠간 꼭 꿈을 이루실꺼라 믿습니다!!
그냥 인사만 달지 마시고 질문에 답 좀 해주세요. 고수분들이 해주셔야 하는 답인데..^^
겨울나무 님...유머감각도 뛰어나시고 글솜씨도 훌륭하시네요. 죽어가는 우리 하천에 대한 안타까움이 고스란히 전해 옵니다.
감사합니다. 루삥쥔님도 질문에 답 좀 부탁드려요.
즐거워 보입니다. 비오는날 고생하셨습니다.
마음은 즐겁지 않았습니다. 더러워진 하천에... 병든 물고기에.... 한호님과 소주한잔 하는 즐거움은 있었지만^^
나중에 같이한번 가시죠...고기잡는 실력은 잘하는사람과 못하는사람은 백지한장 차이입니다. 사람수가 많은데 못잡을 이유 충분히 없죠..여울이 있고, 고기가 있을만한곳에 고기를 못뜨시면 대부분들 고기가 없네 라고 하시는데 있습니다. 악착같이 뜨셔야하구요...가면 고기들 기세부터 꺽어놔야 고기들 기진맥진하고 반두속으로 들어오게 해야 합니다. 고기들한테 기죽으면 그날은 허탕치기 마련이죠^^ 겨울나무님!! 고기 분명히 그 어딘가에 있구요...다시한번 같이 뜨러 가시죠... 처음엔 다 그렀습니다. 탐어기 잘 보고 갑니다.^^ㅋㅋ
매니아님도 질문에 대한 답 부탁드려요. 그리고 제가 2번 탐어하자고 했을때와 지역모임... 모두 불참하신 책임 지세욧^^
비오는데 고생많으셨네요....^.^
비가 오더라도 즐거움은 있었지만...... 저보다 고생은 물과 물고기들인 것같네요. 깨끗한 하천은 이제 보기 힘들어지는가봐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메딕님의 동해로 가다인가 하는 탐어기에서 얼굴을 뵈었습니다. 돼지껍데기보다 느끼해보이는 웃음^^...... 암튼지 원당에 껍데기 괜찮은 집 있으니 오시면 들러주세요. 제가 껍데기에 소주 대접합니다.
곡릉천에 사진의 저 부분에는 지금 고기 잡기 힘듭니다. 물이 많이 더러워져서 고기들도 상태가 다 메롱하더군요. 비가 몇 번 더 오고 5-6월은 되어야 예전의 모습이 나올것 같습니다.
이제 낚시 금지구역이 되었으니 차차 나아지겠죠. 근데 왜 막장이세요?^^ 인생막장이라는 탄광에 들어가봤더니..... 정말 힘든 곳이더군요.
얼마 전에 갔을 때는 바닥만 훑어도 왜매치와 참마자가 꽤 나왔는데.... 사진엔 한마리도 안보이네요.....^^
조만간 겨울나무님의 눈에 동자개 무리가 짠~ 하고 나타날 겁니다.(기대~ 장소는 서카님 제공 ^^) 요즘 자주 비 온다고 투덜거렸는데... ^^;;; 주위의 오염된 하천을 많이 접하다 보니 하루만이라도 소나기가 와서 물들이 깨끗해 졌으면 좋겠네요. ^^
티코님과 탐어.... 늘 기대하고 있습니다. 임진강에 같이 가요^^
탐어기 잘 보았습니다. 식욕왕성한 동자개가 두마리 있는데..... 필요하실지 모르겠군요.
음메....지야 백번이고 천번이고 고맙지라....워처코롬 이렇게 맴이 바다맹키로 넓다요? ^^ 요즘 태백산맥을 다시 읽고 있어서요^^
돌고기뿐 아니라 대분의 물고기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색이 바뀝니다 ^^
아.... 그렇군요. 별로 희한한 일도 아니었네요.^^ 하긴 정치인들도 들어가는 당에 따라 색이 바뀌니 동물들만 그런 건 아니네요.^^
고양시의 대표하천 두곳이네요^^ 창릉천 지금 하류까지도 공사를 해서 채집이 거의 불가능 해보입니다~~ 제대로된 채집을 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듯 합니다~
이제는 깨끗한 곳 아니면 안가려구요. 채집해온 피라미도 허옇게 백점병같은 게 있어서 소금물에 다시 넣고 격리중입니다.
나중엔 채집시 상태 보시고, 문제 있는 녀석들은 그냥 거기서 더 살라고 놓아 주시고, 건강한 녀석들만 집에 데려 오세요.(어항에 전염 예방)
맛갈나는 표현력에 재밌는 사진도 멋지네요 ㅋ 철길 아래 저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저도 한 번 가보고 싶네요 ^^;
좋지는 않아요, 나중에 좋은곳으로 같이가시죠
글쓰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나중에 물 맑은곳으로 또같이 가요
결국 그날 채집해온 녀석중에 몸통이 허옇게 되어가던녀석 2마리가 있어서 격리 후 소금욕을 시키고 했는데 결국 몸통에 허연막같은 게 생기면서 죽었네요. 다음엔 채집지에서 놔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