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산님의 글을 읽으며 한분의 글이 떠오르네요.
감옥안은 여름보다 오히려 겨울이 살만하다시던....
여름에는 사람을 36.5도의 열덩러리로 생각하고 서로를 미워하지만 겨울은 사람의 온기로 따뜻함을 느낀다지요.
그래요.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추억이지요.
그렇지만 지금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가 더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심히 사셨던 많은 분들이 젊을때의 치기어린 행동으로 치부하거나 추억을 회상하며 소영웅주의에 그치는 일들이 너무 가슴아파요.
또다른 새로운 젊은이들이 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바랐던 그 소중함을 우리가 지키고 가꿔가야 하지 않을까요?
절름발이로 또는 비밀을 감추고 사는 것보다는 당당하고 떳떳하게....
어른이 되어간다는 것이 도 한번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학생때 함게 일을 하던 남편을 만나고 또 결혼을 하고 3년이 지나고...졸업후에도 사례비 없는 공부방을 전전긍긍하고....어쨌든 사는 것이 누구나 같을 순 없지만 그래도 떳떳하게 살고싶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일말의 양심들을 가슴에 품고.....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구요. 하늘이에게 멋진 아빠가 되시길 빌어요.
: 오늘 이야기는
: 지금으로부터 딱 4년전 1996년 7월 13일
: 잡혀가던 날 얘깁니다
:
: 아침 7시 쯤 출근하려고 아파트
: (저는 15층 삽니다) 현관을 나서는데
: 다짜고자 떡대 건장한 중년의 사내 서너놈이
: 집안으로 뛰어들어요
:
: 그래 '이놈들 떼강도 아녀?'하는데
: 막무가내로 밀치고 들어와 현관문을
: 잠그고(아주 지들 집이야) 한다는 말이
:
: "김산 씨 맞지요"
: '어째 도둑놈이 내 이름을 아냐?'
:
: "당신을 *국가보안법 제7조 고무찬양
: 3항 이적단체 결성과 이적표현물 제작, 배포 혐의로
: 긴급체포합니다. 당신은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고
: 당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
: 한놈은 나를 붙들고 사설을 늘어놓고
: 두어놈은 온 집을 헤집고 난장판을 만들고
: 마누라는 주저앉아 울부짖고
: 백일 지난 아들놈은 어지러진 방바닥에서
: 뒹굴고 퍼덕거리며 엄마따라 울부짖고...
:
: 도둑놈들은 압수수색영장을 공란으로 가져와
: 이책저책, 몇 년되는 일기장이며
: 컴퓨터(아- 새로 산건데)며를 공란에 매꿔 적으며
: 가져가겠으니 싸인하랍디어...
:
: 수갑을 채운다 못찬다 실갱이치다 두놈에게 번쩍 들려
: 캐피탈에 쑤셔박혀 어디론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
: 앞에 앉은 과장 쯤 되는 양반이 그러대요
: "김산, 이런 날이 올 줄 알았지?"
: 그 말이 지금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이런 날이라...'
:
: 차는 올림픽대교를 지나 동부경찰서를 지나
: 천호대로 쪽을 가다가 장안평 쪽으로 갑디다.
: 무슨 다리를 지나니까 또 대가리를 푹 쳐박아요
: 아마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르게 하느라고 그러는 게지요
:
: 그래서 속으로
: '아- 말로만 듣던 박종철 물고문하다 죽인 델 가는구나'
: 했지요. 사실 좀 쫄았어요. 근데 앞엣 놈이
:
: "가면 아는 사람들 많을 꺼니까 심심하진 않을 껄.."
:
: 시커먼 건물에 들어가 2층으로 올라가니
: 철문으로 된 방이 있고 께재재한 전경애들이
: "충성!"하며 지키고 있어요
: 방에 들어가니
: 빨간 백열등 알다마(왜 밤일할 때 켜놓는 거)가
: 깜박깜박 켜져있는 게 아니라
: 형광등만 퀭하게 울고 있습디다
:
: 근데 들어서자마나 번들번들 개기름이 흐르는
: 또다른 어깨가 나를 맞이하는데
:
: 첫마디가 뭔 줄 아십니까?
:
: "허리띠 풀러!" -_-;;
:
: ****
:
: 그때 백일 즈음이던 하늘이가 벌써 다섯살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