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93) 총괄회장은 슬하에 2남 2녀를 뒀다. 신동주(61) 전(前)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장남이며 한국과 일본 롯데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이 차남이다. 동주·동빈 형제는 신 총괄회장이 1941년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후 결혼한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씨와의 사이에 태어났다.
신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73)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신 총괄회장이 도일(渡日) 전 열여덟에 결혼한 고(故) 노순화씨 소생이다. 차녀이자 막내딸인 신유미(32) 롯데호텔 고문은 1970년대 미스롯데 출신인 서미경(55)씨와의 사이에서 났다.
이들 4남매는 최근까지는 경영권 분쟁이 거의 없었다. '한국 롯데는 동빈, 일본 롯데는 동주'로 교통정리가 끝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신영자 이사장은 장녀이긴 하지만 계열사 주식 보유 비중이 워낙 낮았다.
롯데그룹 주변에선 한국 롯데와 일본 롯데의 기업 규모 차이가 점점 더 벌어지고, 신 총괄회장이 노쇠하면서 내재(內在)해 있던 형제 간 갈등이 분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형제는 성격이나 경영 스타일이 대조적이다. 장남인 신 전 부회장은 내성적이고 보수적인 성격인 반면, 차남인 신 회장은 활동적이면서도 공격적인 성향이다.
신 회장은 이런 성향을 바탕으로 유통, 제과, 호텔, 식품을 넘어 석유화학 분야로 영역을 넓히며 한국 롯데의 사세를 크게 키웠다. 반면, 일본 롯데는 제과 중심의 기존 영역에만 머무르면서 발전이 지체됐다. 현재 한국 롯데의 매출 규모는 일본 롯데를 20배 이상 앞서고 있다.
차남인 신 회장이 형을 누르고 경영권을 승계하게 된 것도 이런 양국 롯데 간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