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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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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사진---^^ 스크랩 ‘자연을 품은 섬’ 내도(內島)를 찾아서 ② : 누구나 가고 싶고 찾고 싶은 섬, 내도(‘13.12.25)
가을하늘 추천 0 조회 33 14.01.02 03:4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내도(內島)

 

여 행 일 : ‘13. 12. 25()

소 재 지 : 경남 거제시 일운면 내도

투어코스 : 선착장세심전망대신선전망대희망전망대동산(130m)왕복선착장(소요시간 : 2시간30)

함께한 산악회 : 기분좋은 산행

 

특징 : 내도는 거제도 남서쪽에 위치한 면적 0.25의 작은 섬이다, 그러나 국토해양부가 명품(名品)마을로 지정했을 정도로 일상에 지친 도시인(都市人)들이 잠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뭔가가 있는 섬이다. 내도의 바깥쪽에는 외도(外島)라는 또 하나의 섬이 있다. 둘은 가까이에 위치하고 있는데, 섬의 생김새와 암벽(巖壁)의 높이에 따라 내도를 여자섬으로, 외도를 남자섬이라고 한다. 옛 이야기에 내도와 외도가 흐르는 바닷물에 몸을 맡기고 사랑놀이를 하고 있는데, 아침에 물 길러 나온 여인이 이 모습을 보고 섬이 떠내려 온다고 고함을 치게 된다. 이 바람에 섬은 지금의 자리에 멈추게 되었다고 한다. 남자 섬인 외도는 넓게 펼쳐져 강한 바람과 파도를 막아주고 있고, 거북 모양을 하고 있는 여자 섬인 내도는 파도를 이겨내면서 쉼 없이 외도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형상이다. 참고로 내도는 상록수림(常綠樹林)과 해안 바위가 조화를 이룬 섬으로 서이말 등대에서 바라보면 거북이가 외도를 향해 떠가는 형상을 하고 있어 '거북섬'이라고도 한다. 어족(魚族)이 풍부하여 낚시터로도 유명하며, 원시림 상태의 동백나무와 후박나무가 우거졌다

 

내도(內島)로 가는 길

내도를 운항하는 배는 거제도의 남단(일운면)에 위치한 구조라 선착장(舊助羅 船着場)에서 출발한다. 배에 오르면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비취색 물빛을 하고 있다. 제주도에서 보던 그런 색깔인 것이다. 배가 출발하자마자 마이크를 잡은 선장님이 갑자기 선생님으로 변한다. 이것저것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늘어놓는 것이다. 물론 건너편에 보이는 거제8중의 하나인 공곶이해안(海岸)서울시청 앞 광장의 6배쯤 되는 제법 큰 섬이라는 내도(內島)에 대한 설명은 빼먹지는 않은 채로다. ‘관매도를 아능교?’그의 말에 의하면 우리가 찾아가는 내도가 관매도(觀梅島)에 이어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선정한 명품마을 제2호라는 것이다. 이렇게 귀한 섬이니 절대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여행을 하면서 생기는 쓰레기는 되가져오라는 것이다. 그러나 필요 없는 걱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내가 알기로는 산행에 이골이 난 사람들이라면 결코 아무 곳에나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로 구조라에서 출발하는 배편은 하루에 5편이 있다. 09, 11, 13, 15, 17시 등 5편이 있다. 그리고 거제도로 나오는 배도 다섯 편인데 0930, 1130, 1330, 1530, 1730분이다. 운임(運賃)은 기껏 해봐야 왕복 20분밖에 안 걸리는 거리에 1만원을 받으니 제법 비싼 편이다.

 

 

구조라선착장에서 유람선(遊覽船)에 오르면 10분이 채 못 되어 내도 선착장(船着場)에 도착하게 된다. 멀미에 약한 사람들이 걱정을 시작하기도 전에 도착했다는 게 딱 맞는 표현일 것이다. 내도는 해안선의 길이가 약 3.24Km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주민(住民)들이라곤 기껏 해봐야 20명이 채 안 되는 작은 섬이지만 내도 선착장에는 안내센터도 설치되어 있고, 멋들어지게 지어진 펜션들이 늘어서 있다. 그만큼 이곳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다는 증거이리라. 숨어있는 섬이라는 얘기도 이제는 옛이야기가 되어버린 지 오래인 것이다. 하긴 하루에 유람선이 다섯 번을 왕복할 정도인 섬이 어떻게 숨어있는 섬이 되겠는가. 참고로 내도는 패총(貝塚)이 발견된 곳이어서 향토사적(鄕土史的)으로 중요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패총은 가로 65미터 세로 30미터로 여러 층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유적에서는 무문토기 조각, 홍도 조각 및 승석문토기(繩蓆文) 등이 발견되어 청동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의 인류 문화를 알 수 있는 유적지이다.

 

 

 

숨겨진 섬이라는 내도도 최근 변화를 맞았다. 선착장에 내리자마자 눈에 띄는 자연을 품은 섬, 내도라고 적힌 멋진 시설물이 그 증거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선착장 근처의 집들은 하나같이 3년 전 세미나 참석을 위해 들렀던 지중해 연안의 마르세유(Marseille)에서 보았던 멋진 집들을 쏙 빼다 닮았다. 하나 같이 이국적(異國的)인 멋을 풍기고 있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내도가 행정안전부(行政安全部)가 추진하는 명품섬 BEST 10’, 그리고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추진하는 명품마을에 선정되면서 일어난 작은 변화라고 한다. 행안부에서는 누구나 가고 싶고 찾고 싶은 명품섬 BEST 10’을 선정한바 있다. 이들 섬들에 대해 도서지역(島嶼地域)의 특성과 고유자원을 활용해 관광활성화(觀光活性化)를 통한 소득증대, 일자리창출 등 지역경제활성화 등의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국립공원관리공단(國立公園管理工團)이 추진하는 명품마을은 자연생태계와 문화적 다양성을 연계하고, 국립공원 브랜드(brand)를 바탕으로 마을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두 사업 모두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 많은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 내도도 역시 각각 25억 원, 5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그 돈이 혹시라도 난개발을 하는데 사용되지 않았기를 바래본다. 있는 것을 그대로 살리면서 그저 외지(外地) 사람들이 섬에 들어왔을 때 불편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만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인 것이다. 내도가 상혼(商魂)에 오염됨이 없이 동백나무와 더불어 언제까지고 소박하고 평화로운 섬으로 남아 있기를 바래본다. 그 정도만 개발한다고 해도 이미 숨은 섬이란 의미는 퇴색해버리겠지만 말이다.

 

 

 

펜션(pension)들이 몰려있는 마을 앞의 해안선(海岸線)을 따라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커다란 거북이 조형물(造形物) 하나를 만나게 된다. 아마 이 섬이 거북이를 닮았다는 것을 나타내기 위해서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바다 건너에는 공곶이가 바로 코앞이다. ‘거제8중의 하나일 정도로 소문난 곳인데도, 건너편에서 바라본 탓인지는 몰라도 특별한 경관(景觀)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거북이 조형물을 지나면 곧이어 아치형으로 만들어진 문() 하나가 나온다. 문의 위쪽에 자연의 품은 섬, 내도 명품길이라고 적힌 이름표를 달고 있다. 내도 둘레길 탐방이 시작되는 것이다(이정표 : 세심전망대 0.6Km, 연인길삼거리 1.0Km, 신선전망대 1.3Km). 내도는 선착장 부근만 포장도로가 나있다. 나머지는 해안절벽(海岸絶壁)으로 이루어진 탓에 도로(道路)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길이 둘레길이다. 해안절벽 위로 난 둘레길은 동백나무 숲속으로 난 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돈 후에 다시 선착장으로 되돌아 올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둘레길의 초입은 비교적 작은 잡목(雜木)들이 무성하다. 그러나 가파른 언덕길을 올라 더 깊이 들어갈수록 숲은 울창해진다.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편백나무가 원시림(原始林)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허나 아쉽게도 동백은 꽃망울을 열지 않고 있다. 아직은 제철이 아닌 모양이다. 아까 들머리에서 꽃망울을 활짝 연 동백꽃을 보았기에 내심으로는 많은 기대를 했는데 아쉽기 그지없다. 내도에는 여러 가지의 나무들이 많지만 동백나무가 가장 많다. 올 봄에 다녀왔던 지심도가 떠오를 정도로 동백의 숲은 짙다. 아니 사실은 지심도에 한참 뒤떨어진다. 그러나 어떤 면에서는 차라리 지심도보다 낫다. 지심도의 숲길은 이미 사람의 때로 물들어버린 탓이다. ‘12로 공중파를 탄 여파일 것이다. 그러나 이곳 내도의 숲길은 아직까지는 숲길 본연의 모습을 잃지 않고 있다. 돌맹이와 낙엽들이 수북한 숲길을 걷다보면 마치 옛날 우리네 뒷동산의 숲길을 걷던 느낌이 오롯이 되살아난다.  

 

 

 

얼마쯤 올랐을까 평상과 장의자를 갖춘 쉼터가 나타난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남해바다가 열리면서 공곶이 해안이 내다보이는 벼랑위이다. 벼랑의 난간을 겸한 목책(木柵) 앞에 세워진 김명규시인이 쓴 내도(助羅島)’라는 시()가 적힌 안내판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도에서 만나게 되는 색다른 안내판은 이것뿐만이 아니다. 둘레길 들머리에서 만났던 안내도에는 탐방로를 둘러보는 동안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안내판들의 위치까지 세밀하게 표시해 놓았다. 심지어는 안내지도(案內地圖)OR코드까지 입혀놓은 안내판도 있다. 안내센터 옆에 세워 놓은 내도 종합 안내도가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폰을 이용할 경우 트레킹(trekking)하는 곳곳에서 공곶이, 서이말등대, 외도, 해금강, 바람의 언덕 등의 안내를 검색할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이다.

 

 

 

쉼터에서 조금 더 걸으면 동백 포토존이라고 쓰인 안내판이 나타난다. 내용은 동백나무의 특성에 대해 적어 놓았지만 동백나무가 무성한 숲이니 꽃이 만개할 때에는 사진 촬영하기에 딱 좋은 곳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주위는 동백나무 천지이다. 얼마나 울창하던지 어두컴컴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그리고 이 부근은 또 하나의 특색이 있다. 울창한 대나무 숲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오른쪽은 동백나무 숲, 그리고 왼편은 대나무 숲, 이질적인 만남인데도 묘한 어울림을 연출하고 있다.

 

 

 

어두컴컴한 숲길을 지나면 갑자기 시야(視野)가 툭 터진다. 억새가 우거진 너른 평원(平原)이 나타난 것이다. 원시(原始)의 숲으로 둘러싸인 섬에서 만나게 되는 평원은 한마디로 이색적이다. 지금은 비록 맨몸만 남은 억새들이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있지만, 초가을에 억새꽃이라도 필라치면 하얗게 빛나는 억새꽃들이 장관(壯觀)을 연출하고도 남을 것이다.

 

 

 

억새의 평원에서 왼편으로 방향을 틀면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이 열리면서 바다가 펼쳐진다. 일출을 보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고 알려진 세심전망대(이정표 : 연인길삼거리 0.4Km, 신선전망대 0.7Km/ 내도안내센터 0.6Km)이다. 나무데크로 단정하게 지어진 전망대에 올라서면 왼편에는 서이말등대가 보이고, 오른편에는 내도의 모퉁이에 가려있는 외도가 빠끔히 머리를 내밀고 있다. 전망대에 세워진 안내판에는 툭 터진 바다 너머에 대마도를 그려 놓았지만 눈에 잡히지는 않는다.

 

 

 

 

세심전망대를 지나면 또 다시 짙은 동백나무 숲속 터널을 통과해야 한다. 왼편 가까이에 있는 바다가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은 짙다. 얼마나 걸었을까? 아마 10분 조금 못되었을 것이다. 동백나무 숲이 갑자기 소나무 숲으로 바뀌면서 갈림길이 나타난다. 바로 연인길삼거리(이정표 : 신선전망대 0.3Km/ 희망전망대 0.7Km, 내도안내센터 1.0Km/ 세심전망대 0.4Km, 내도안내센터 1.0Km)이다. 이곳에서는 먼저 신선전망대를 둘러본 후에 다시 이곳으로 되돌아 나와야만 한다. 마지막 전망대인 희망전망대로 가려면 이곳에서 오른편으로 진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가던 집사람이 멈춰 서서 손짓을 하고 있다. ‘연리목(連理木)’이니 사진을 찍으라는 것이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녀의 말마따나 연리목을 닮기는 닮았다. 그러나 연리목은 아니다. 각기 다른 나무가 위에서 하나로 합쳐진 것을 연리목이라고 하는데, 이 나무는 아래에서부터 합쳐져서 올라온 것이다. 하긴 이 동백나무가 만일 연리목이었다면 이곳 지자체(地方自治團體)에서 그냥 놔두었을 리가 없다. 관광(觀光) 상품으로 연리목 만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연인길 삼거리를 지나면 동백나무와 소나무는 사이좋게 균형을 이룬다. 오른편은 소나무, 그리고 왼편은 울창한 동백나무 숲이 펼쳐지는 것이다. 그러나 길은 소나무 아래로 나있다. 잠깐 걸음을 멈추고 심호흡을 해본다. 소나무 특유의 피톤치드가 온몸에 퍼진다. 세속에 찌들어 있는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켜준다.

 

 

 

연인길 삼거리에서 6~7분쯤 걸었을까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나고, 그 끄트머리에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展望臺)가 보인다. 새로운 마음으로 거듭난다는 뜻에서 모티브(motive)를 땄다는 신선전망대이다. 전망대에 서면 일망무제(一望無題)로 조망(眺望)이 터진다. 왼편에는 서이말등대가 하얀 절벽 위에 오롯이 서있고, 오른편에 보이는 해안선은 해금강이다. 그리고 가운데에 보이는 것은 물론 외도이다. 그러나 그 뒤에 보이는 섬이 홍도라는 것에는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서해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홍도가 언제 이곳으로 옮겨졌단 말인가. 이곳의 안내도에도 대마도가 그려져 있으나 보이지 않는 것은 매 한가지이다.

 

 

 

 

 

 

연인길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이번에는 희망전망대 방향으로 트레킹을 이어간다. 희망전망대로 연결되는 해안(海岸)길은 경사진 사면(斜面)의 허리를 뚫으며 나있다. 현재도 위험할 정도는 아니지만 해안 쪽에 목책(木柵)이라도 설치했으면 어떨까 싶다. 만일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 말이다. 가는 길에는 곳곳에서 조망(眺望)이 트인다. 그 수준은 공식적인 전망대에 결코 뒤지지 않을 정도이다.

 

 

 

희망전망대로 가는 길에 드디어 목말랐던 정경(情景)을 만나게 된다. 그렇게나 고대하던 동백꽃이 활짝 피어있는 것이다. 그것도 한두 그루가 아니다. 수십 그루가 무리를 지어 꽃망울을 활짝 열고 있다. 아까 보았던 안내판에서 동백꽃이 12월부터 핀다고 하더니 사실이었던 모양이다. 동백꽃은 양면성을 갖고 있는 꽃이다. 그중 하나는 새색시처럼 수줍은 꽃이라는 이미자와 다른 하나는 선홍빛 피의 애처로움이다. 옛날 선비들은 후자가 주는 이미지 더 강했던 모양이다. 귀양을 간 곳에 동백나무라도 있을 경우에는 가차 없이 잘라버렸다고 한다. 땅바닥에 떨어진 동백꽃을 보고 자신의 목이 댕강 떨어지는 것을 연상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동백나무 숲이 짙어질수록 발자국 소리가 크게 들린다. 파도소리고 들릴 만 하지만 발자국 소리에 묻혀버린다. 그만큼 호젓한 산길이라는 증거일 것이다. 이런 길에서는 느림보의 미학을 즐겨보는 것도 하나의 호사(豪奢)일 것이다. 동백꽃과 눈을 맞추다보면 느닷없는 풍경이 길손을 맞는다. 그 많던 동백나무들이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온통 억새뿐인 사면(斜面)길이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곧 이어서 희망전망대(이정표 : 내도안내센터 0.4Km/ 신선전망대 1.0Km)에 이르게 된다. 전망대에 서면 바다 건너에 있는 거제지맥의 라인이 곱다. 그리고 그 끄트머리에는 해금강이 앉아있다.

 

 

 

희망전망대에서 안내센터 방향으로 조금만 더 걸으면 다시 갈림길(이정표 : 내도안내센터 0.2Km/ 마을안길 0.14Km/ 신선전망대 1.18Km)이 나타난다. 만일 내도에서 제일 높다는 동산을 올라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곳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 동산으로 올라가는 갈림길이기 때문이다. 내도는 외도의 바로 이웃에 위치하고 있지만 풍경은 사뭇 다르다. 외도가 잘 꾸며진 화려한 화원(花園)이라면 내도는 꼭꼭 숨어 있는 비밀의 숲처럼 은밀하다. 울창한 동백나무 군락지와 덩굴이 우거진 밀림 같은 숲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숲을 나와 부딪치는 파도 소리를 벗 삼아 바닷길을 걸어가는 기분은 마치 시간을 거슬러가는 듯하다.

 

 

 

 

 

궤도가 깔려있는 마을 안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반가운 팻말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동산으로 올라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이정표 옆에 무궁화나무가 있는 곳이라고 적힌 팻말이 바로 그것이다. 언젠가 뉴스에서 봤던 그 무궁화나무일 것이다. 그다지 오래되지 않은 때 뉴스에 내도와 관련된 기사(記事)가 하나 올라온 일이 있었다. 내도에서 국내 최고령(最高齡)의 무궁화나무가 발견되었다는 것이다. 아랫부분의 둘레가 93이고 나무줄기 윗부분(수관)의 폭은 4~5정도인 이 나무는 한 폐가(廢家)의 앞마당에서 발견 되었는데, 조사결과 수령(樹齡)100년 정도 되었다고 한다. 무궁화나무가 있는 곳까지 다녀오려다가 그만 포기하고 만다. 거제도로 나가는 배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집사람의 채근 때문이다. 고집을 부린다면 다녀올 수도 있겠지만, 삼식(三食)이 소리를 듣고 있는 요즘의 난 집사람에게 고분고분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이정표가 가리키고 있는 동산을 향해 걸음을 옮기면 먼저 사람이 다니기 힘들 정도로 우거진 산죽(山竹) 숲이 마중 나온다. 초입에 치유명상로(治癒冥想路)라고 적힌 자그마한 팻말이 세워져 있다. 아마 이곳 주민들이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이런 팻말은 이곳 말고도 정상 근처에서도 만날 수 있다. 나뭇가지 위에 걸려있는 명품내도신선경(名品內島神仙景)이라고 적힌 푯말도 눈에 띄는 것이다.

 

 

 

어설픈 바윗길을 지나서 조금만 더 오르면 드디어 동산의 정상이다. 그러나 정상은 밋밋한 구릉(丘陵)일 따름이어서 어디가 정상인지는 알 수가 없다. 그저 제일 높은 지점이 정상이려니 할 따름이다. 그리고 정상은 아무런 특징이 없다. 구태여 하나 들라고 한다면 울창한 동백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는 것이다. 내도의 숲길은 동백나무로 시작해 동백나무로 끝을 맺는다고 할 수 있다동백나무 사이사이 감탕나무, 육박나무 등 상록활엽수도 보이지만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은 대부분 동백나무인 것이다. 쉽게 말해 동백나무 천지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이곳에 살고 있다는 동박새도 동백나무에서 울 것이고, 비록 오늘은 보지 못했지만 세상 넓은 줄 모르고 뛰어다니는 염소 때도 동백나무 사이를 헤치며 뛰어다닐 것이다. 한마디로 동백나무의 심연(深淵)이다. 울창하게 우거진 동백나무는 하늘도, 세상도 시야(視野)에서 차단해버린다.

 

 

 

정상을 둘러본 다음에는 다시 아까 지나왔던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선착장(船着場)으로 향한다. 선착장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사람들의 고단한 삶이 묻어나는 풍경들이 눈에 띈다. 절반쯤 허물어져가는 빈집들이 보이는가 하면, 조그만 공터만 보여도 어김없이 계단식 밭들이 만들어져 있다. 손바닥만한 섬에서 그나마 살아가려면 저만한 공터를 그냥 버려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가난한 민초(民草)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을 음미하며 경사진 계단길을 내려서면 선착장에 이르게 되면서 내도 트레킹이 끝을 맺는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배가 출발하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다. 서서히 여객선으로 걸어 나가는데 방파제(防波堤)가 온통 시커멓다. 검은 성게로 뒤덮여 있는 것이다. 여객선에서 뜰채를 빌려온 일행과 함께 성게사냥에 나섰다. 그러나 먹어보지는 못했다. 점심을 먹던 구조라의 음식점에다 요리를 부탁했는데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털며 일어날 때까지 가져오지를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성게를 요리해달라고 부탁했던 것을 잊어버린 지 옛날이었다. 식사를 마칠 즈음에는 이미 술에 만취해 있었기 때문이다. 330분이 되자 배는 어김없이 선착장을 출발했다. 110분경에 섬에 도착했으니 2시간20분 동안을 내도에서 머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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