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3538]圃隱先生詩-안동 서기로 부임하는 이 수재를 전송하다 절구 5수
원문=포은집 제2권 / 시(詩)
圃隱先生文集卷之二 / [詩]
送李秀才就赴安東書記 五絶
先王昔日忽南廵。也忝行宮侍從臣。
去歲映湖樓下過。仰瞻宸翰涕沾巾。
太白山高春雪消。永嘉江漲綠迢迢。
蘭舟行樂期他日。看舞尊前楊柳腰。
昔日讀書興國寺。時時夜夢到靑山。
舊交最憶堂頭老。爲我乘閑一往還。
登第歸來訪故鄕。宦遊正値好春光。
永嘉自古佳山水。更着能詩白玉郞。
詩書誰道是尤長。佐府吾知政最良。
此日詞臣方任用。期君定作紫薇郞。
안동 서기로 부임하는 이 수재를 전송하다 절구 5수
그 옛날 선왕께서 홀연 남쪽 순행할 때 / 先王昔日忽南巡
또 외람되이 행궁의 시종신이 되었었지 / 也忝行宮侍從臣
지난해에 영호루 아래를 지나갈 때에는 / 去歲映湖樓下過
신한을 우러러보며 눈물로 수건 적셨지 / 仰瞻宸翰涕沾巾
높고 높은 태백산에 봄눈이 녹고 나면 / 太白山高春雪消
영가 강물 불어나 푸른 물결 드넓으리 / 永嘉江漲綠迢迢
난주 타고 즐길 행락 뒷날로 기약하니 / 蘭舟行樂期他日
술통 앞에서 춤추는 버들 허리 보리라 / 看舞尊前楊柳腰
그 옛날 글 읽었던 그리운 흥국사여 / 昔日讀書興國寺
때때로 꿈속에서 청산을 찾아가노라 / 時時夜夢到靑山
구교 중에 주지 노승 가장 생각나니 / 舊交最憶堂頭老
틈나거든 나를 위해 한번 다녀오구려 / 爲我乘閑一往還
급제하고 돌아가서 고향을 방문하니 / 登第歸來訪故鄕
벼슬살이 정녕코 좋은 봄날 만났도다 / 宦遊正値好春光
영가는 예로부터 산수가 아름답거늘 / 永嘉自古佳山水
시에 능한 백옥랑을 다시 더 보탰네 / 更着能詩白玉郞
시서에 탁월한 사람이라면 누구를 손꼽을까 / 詩書誰道是尤長
내 알기로 근무 성적 가장 좋은 좌부일 테지 / 佐府吾知政最良
문사 맡을 신하를 임용하는 날이 되면 / 此日詞臣方任用
그대 틀림없이 자미랑이 되고 말리라 / 期君定作紫薇郞
[주-D001] 그 …… 되었었지 :
1361년(공민왕10)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하여 안동으로
내려갔을 때에 자신이 분수에 넘게 임시 궁궐인 행궁(行宮)의
시종신으로 호종(扈從)했다는 말이다.
〈연보고이〉 임인년(1362, 공민왕11) 조에 “복주(福州)로 거둥했을 때
공은 이미 한림(翰林)으로 호종한 것이다.”라고 하였다.
복주는 안동의 고려 시대 이름이다.
[주-D002] 지난해에 …… 적셨지 : 1378년(우왕4) 일본 사행에서
돌아올 때에 영호루(映湖樓) 아래에서 신한(宸翰) 곧 공민왕의 어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안동 영호루. 일본에서 돌아올 때 짓다[安東映湖樓 回自日本作]〉라는
시가 《포은집》 제2권에 실려 있다.
영호루는 안동시 정하동 낙동강 변에 있는 정자로,
공민왕이 안동으로 피란했을 때에 영호루에 나가 군사 훈련을
참관하거나 배를 타고 유람하며 심회를 달랬다고 한다.
여기에 공민왕의 친필 현판이 걸려 있다.
[주-D003] 영가(永嘉) : 경상북도 안동의 옛 이름이다.
[주-D004] 백옥랑(白玉郞) : 백옥처럼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뜻이다.
[주-D005] 자미랑(紫薇郞) : 중서성(中書省)의 관원을 일컫는 말이다.
당나라 때에 중서성에 자미화 즉 백일홍을 많이 심었기 때문에
중서성을 자미성(紫薇省)이라 불렀다.
ⓒ 한국고전번역원 | 박대현 (역) |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