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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선(飛行船, Airship, Dirigible)
비행기와는 달리 날개에 바람을 맞게 해서 양력을 생성하지 않고, 공기보다 가벼운 기체를 담고 있거나 공기를 데워서 ‘부력을 일으키는 기관’을 장비해서 부력을 생성하는 비행체.
추진 / 조종 장치가 있다면 비행선이고, 없다면 기구라고 한다. 비행선과 기구는 기본적으로 하늘에 뜨는 원리가 같아서, 그것만 빼면 근본적으로 동일하지만 추진 / 조종장치를 달기 위해 모양이 꽤 바뀌기에 실질적으로 볼 수 있는 ‘기구’와 ‘비행선’의 모양은 꽤 차이가 난다. 동체 위에 크게 달린 풍선이 있다는 점은 똑같지만, 풍선의 모양도 기구냐 비행선이냐에 따라 차이가 좀 있다. 일반적인 기구는 둥근데 비해 비행선은 공기역학을 고려하여 원통형인 것이 흔하다.
비행선은 그 특징이 매우 뚜렷한 편이다. 일단 양력이 아닌 부력을 통해 하늘을 날아다니는 운송수단인 만큼 속도에 관계없이 이/착륙이 가능한 한편 물 위를 떠다니는 배와 달리 밀도가 낮은 대기(=공기) 속을 더욱 가벼운 기체(ex 수소, 헬륨)를 통해 날아다니다 보니 탑재중량 대비 비행선 체적이 무척 큰 편이다.
이렇게 체적이 거대한데다가, 가볍게 만들어야 되는 항공기 구조특성상 기체강도를 무작정 늘릴 수 없기 때문에 악천후는 비행선에게는 쥐약에 가깝다. 비행선 추락사고의 원인 대부분이 폭풍우나 태풍 등인 것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비단 추락사고 뿐만 아니라 지상계류 중 중심을 잘못 잡아서 비행선이 수직으로 서버리거나 갑작스런 상승으로 계류색을 잡고 있던 지상요원이 딸려올라가 추락사하는 사고도 있었는데 이래저래 기상상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운송수단이다.
하늘을 뜨고 내리는데 속도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비행기처럼 따로 택싱(이륙과정)할 필요가 없이 지상에서 살짝 뜬 상태로 사람이 이리저리 잡아당기면 그대로 끌려온다. 거꾸로 말하자면 비행선은 착륙후 반드시 계류탑(Mooring mast)에다 묶어놔야지 그냥 놔뒀다간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비행선이 지멋대로 상승하거나 바람에 떠내려 가버린다. 이런 특징들 덕분에 자신보다 더 작은 배에 묶여 다닌 적도 있다.
역시 속도로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이 아닌 만큼 추진엔진의 선택권이 널널한 편이다. 과거에는 디젤 엔진, 그중에서도 경유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디젤 엔진이 아닌 선박에 사용하는 중유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있었다. 레알 하늘을 날으는 배(Airship) 요즘에 돌아다니는 중형 비행선들은 경비행기 엔진을 사용하기도 한다. 혹은 엔진(내연기관)으로 추진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요즈음 기술로는 태양전지판과 전동기로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금은 거의 사장되었지만 비행기와 비교하자면 장점도 적지 않다. 우선 소음이 적고 탑승감이 뛰어나며, 비행기와는 달리 이착륙에 대규모 활주로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직이착륙이 가능하며 얼음위에도 착륙이 가능하다. 또 초기에는 화물 탑재량도 더 좋았다. 예를 들어 힌덴부르크 호의 화물 적재량은 60톤이나 된다. 2차 대전 당시 최대급의 폭격기인 B-29가 9톤인 것과 비교하면 비행선의 적재량은 가히 압도적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취소했지만 미군에서는 한때 적재량 1,000톤 짜리 비행선을 계획한 적이 있었다.
꼴랑 해 봐야 100톤 단위가 되면 한 단계 체급을 올리는 것만으로 비명이 나오는 비행기의 적재량에 비하면 1,000톤 단위를 가볍게 기획, 설계할 수 있는 비행선의 수송 능력은 압도적이다. 초대형 항공기로 편대를 꾸려야 수송 가능한 양도 대형 비행선 하나로 감당이 가능하며, 대형 비행선을 대량으로 꾸릴 경우 공중을 통해 철도급의 보급을 할 수 있다. 이게 어느 정도 능력인지 감이 안 오는 사람을 위해 예를 좀 들어보자면, 스탈린그라드의 독일 육군 제6군은 하루 500톤의 보급물자가 필요했지만 고작 100∼300톤 가량의 물자만을 루프트바페의 공중 투하로 보급받다가 결국 항복했고, 1948년 소련의 서베를린 봉쇄 당시 미군이 1,000대의 수송기를 동원해서 서베를린에 공급한 물자가 하루 2,000톤 규모였다. 1,000톤 규모의 비행선이 있었으면 하루 1∼2대 정도로 해결되었을 사례들이다.
게다가 느려 터졌다는 편견이 있지만 알고 보면 속도도 빠르다. 고속열차보다는 느리지만, 일반 화물철도나 자동차에 비견될 속도는 나오며, 선박류보다는 훨씬 빠르다. 믿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예시를 하나 들자면 비행선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는 그라프 체펠린의 경우 21일 7시간 26분에 걸쳐 세계일주를 하기도 했고, 최대시속은 128㎞에 달했다. 그라프 체펠린이 현역이던 시기 이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수송수단은 없지는 않았지만, 최상위권에 속해있었고, 거기에 더해 하늘을 날아다닌다는 특성으로 인해 지형을 타지않아 타 수송수단과 비교해도 충분히 경쟁력있는 속도가 나왔다. 게다가 공항을 거쳐 육상 교통 수단으로 다시 배달해야하는 항공 화물과 달리 극단적인 경우 화물을 건물 부지 바로 앞에 내려놓는 것도 가능하다.
비행기는 비행능력 자체를 내연기관의 추진력에 의존하므로 연료 소비량이 크고, 엔진에 가해지는 부하도 클 수 밖에 없다. 그해 비해 비행선은 기낭을 이용하여 부상하고 내연기관은 추진이나 조종에만 사용하므로, 적은 연료로 큰 중량을 수송할 수 있다. 비행선의 수송중량대비 연료소비량은 트럭 등의 지상교통보다 오히려 더 효율이 높다. 일단 공중에 띄워 놓으면 지상에서 이동하는 것보다 마찰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이다. 또한, 속도가 떨어지거나 균형을 잃으면 양력을 상실하는 비행기에 비해 속도나 방향에 상관없이 비행선은 일단 떠있을 수는 있다.
그리고 현대에도 비행선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거의 유일한 이유인 압도적인 공중 체공시간이 있다. 다른 분야는 비행기에 이미 대부분 뒤처져서 경쟁력을 상실한 상황이지만, 공중급유기를 동원해도 하루 이상의 체공이 힘든 비행기와는 달리 비행선은 일주일에서 길게는 몇 달 단위의 엄청난 체공 시간을 갖고 있다. 때문에 전투용으로서의 비행선의 기능이 상실된 2차 대전 때도 이런 압도적인 체공시간을 기반으로 연안 대잠초계에 이용되었다. 심지어 연구 중인 성층권 비행선이나 그 이상의 궤도를 도는 비행선 등은 무려 1년이 넘는 체공이 가능한 종류도 있다.
종합하자면 연료 효율이 뛰어나고, 정숙성이 우수하며, 화물용량이 크고, 지형을 타지 않는데다, 수송속도 역시 나름 우수하다. 여러모로 수송기가 가져야할 미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단점으로 우선 속도가 문제다. 확실히 비행선은 생각보다는 빠르며 기타 육상, 해상 수송수단으로는 따라잡기도 벅차다. 하지만 저 ‘생각보다는 빠른’ 속도는 마찬가지로 하늘을 나는 비행기와 비교하자면 굼벵이 수준으로 떨어져버린다. 워낙 덩치가 크고 공기의 저항을 많이 받는 형태라 속도를 올릴 수가 없다. 비행선이 한창 전성기였던 시절에도 이미 비행기는 시속 3, 4백km는 낼 수 있던 상황에서, 비행선은 그라프 체펠린이 최고속도 시속 128km를 찍는 등 잘해야 시속 백수십km 정도에 머무르는 등 확연히 느렸다. 현대에 개발된 비행선인 에어랜더10도 최대 시속 148km로 이전보다 속도가 조금 증가하긴 했지만, 음속을 넘나드는 수준의 현대의 비행기와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이다. 또한 같은 이유에서 급격한 방향 전환도 매우 어렵다.
속도를 비교했으니 다음으로 비행기와 덩치차이를 비교하면 과장 좀 해서 전함과 보트 수준의 차이가 난다. 고로 수리, 생산 등에 대형 시설이 필요하고, 하늘에 뜨면 간단히 눈치 챌 수 있다. 당연히 레이더에도 아주아주 잘 탐지된다.
내구성 비교로 들어갈 경우, 전함은 튼튼해서 공격을 잘 버티기라도 하지만, 비행선은 ‘기낭’이라는 약점이 몸뚱이의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한방 제대로 맞으면 그 즉시 추락한다. 당시의, 아니 지금도 비행기도 제대로 맞으면 추락한다는걸 감안할 때, 내구성은 동등하다고 봐야겠지만, 피탄율까지 감안하게 되면 낮은 시인성(視認性, visibility or eye catcher)과 발빠른 움직임으로 어느 정도 회피가 되는 비행기와 달리, 이쪽은 약점투성이인 주제에 덩치까지 큼지막한 하늘의 샌드백.
이러한 여러 단점이 겹쳐 비행선이 비행기와 공중전을 벌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심지어 대공포 등으로 준비를 하고 있기만 해도 크고 아름다운 하늘의 표적으로 전락해서 스펙터클하게 불타오르며 떨어지게 될 뿐이다. 헬륨 비행선이라면 스펙터클하게 불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내부 전력공급과 추진을 위해 상당량의 연료와 전기시설을 탑재해야 하므로 합선을 일으키면 불탄다.
위에 언급한 대형 비행선을 미군이 포기한 이유도 방어력/속도/생존성 등이 현대 전장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 때문. 그 엄청난 능력 덕에 제공권 잃을 염려가 사실상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한 미 공군에서조차 ‘고려’에서 끝났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그나마 상술한 단점들은 군사 용도의 문제이니 민간용은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실은 민간용으로도 여러모로 문제가 많다. 그 당시나 지금이나 비행선은 악천후를 만날 경우 속도가 느려서 잘 빠져나가지도 못하는데다가 쉽게 추락한다. 하늘을 나는 모든 물건에게 악천후는 악몽이지만 비행선은 공기에 뜨기 위해 비중을 같은 부피의 공기보다 낮춰야 하기에 악천후의 영향을 그만큼 크게 받는다. 그나마 비행기처럼 실속이나 균형상실로 추락하지는 않지만 강한 바람이라도 불면 말 그대로 그쪽으로 떠내려간다. 덤으로 벼락도 잘 맞는 편이다.
수송량 쪽으로 갈 경우, 60톤이라는 무게는 당대의 그 어떤 비행기도 엄두조차 내지 못할 수송량이다. 대형 수송기를 몇 개 편대를 준비해야 비행선과 대결이 가능해질 정도. 현대에는 200톤이 넘는 페이로드를 자랑하는 괴물 비행기가 있지만, 그 괴물을 만들어낸 현대기술을 동원하면 1000톤급 비행선이 뚝딱 기획된다는 것을 볼 때 수송량 차이는 거의 줄어들지 않았다.
헌데, 지상, 해상 수송수단과 비교하면? 비행선의 전성기는 동시에 증기기관차의 개발경쟁이 있던 시기다. 수천톤의 화물을 옮기는 대형 열차가 튀어나오는 그 시기에 60톤이라는 양은 작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다고 할 정도는 아니다. 선박의 경우는 더 처참한데, 굳이 증기선까지 가져오지 않더라도 콜럼버스가 대서양 건널 때 썼던 돛단배 산타 마리아호조차 100톤은 넘게 실었고, 당시 기준으로도 이 배는 중형선 수준에 불과했다. 아무리 비행선이 배보다 빠르다지만 그 속도는 기껏해야 2∼3배 정도 차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한 번에 수송가능한 무게가 몇십 배씩 차이가 나버리면 도저히 그 간극을 메꿀 수가 없다.
현대 기술력으로 대용량 수송이 가능한 비행선을 개발하면 어떨까도 싶기도 하고, 위에 언급됐듯이 페이로드 1000톤짜리가 계획되기도 했었지만, 현대는 바다로는 유조선으로 대표되는 수십만톤짜리 화물선이 파도를 헤치며 나아가는 세상이고 땅으로는 9만9천톤 편성의 열차가 기록되는 바닥이다(...). 비행기가 비행선의 수송량을 따라잡지 못했듯이 비행선은 선박과 열차의 수송량을 따라잡지 못했다. 여러 모로 어중간하고 자체적인 문제도 상당히 많다는 이야기이다.
쉽게 요약하자면, 속도는 비행기에게 밀리고, 운송량은 선박과 철도에게 밀리고, 안정성은 비행기, 선박, 철도 모두에게 밀린다. 민간 물자 수송용으로 써먹자면 선박이나 철도가 가지못하는 곳에 대규모 물자를 수송해야 할 일이 있어야 써먹을만한데 그런 일이 거의 없기에 비행선을 딱히 써먹을 일이 없는 것이다.
이렇듯, 비행선은 비행기를 비롯한 여러 수송 수단과 비교 했을때, 장점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러 산적한 단점을 덮기에는 무리가 있었고, 비행선의 장점들조차 각 부분에서 대체재들이 존재했고 비행선은 비효율적인 면이 워낙 컸기에 결국 퇴출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후술하듯, 비행선만이 가진 장점인 적은 연료로 장시간 체공하는 능력을 활용할 수 있는 극소수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쓰이고 있다. 특히 기상관측 등 공중에서 장시간 머물며 작업해야 할 경우 보편적으로 쓰이는 중이다.
연식은 일반적인 기구처럼 풍선에 가스를 불어넣으면 된다. 비교적 규모가 작은 비행선의 경우 연식 비행선이다. 만들기는 쉽고, 수틀리면 가스를 빼서 접고 보관할 수도 있으나 내구도는 높지 않다. 다만 그렇다고 풍선처럼 펑 터지는 건 아니고 가스가 줄줄 샐 뿐이지만 어쨌든 이렇게 되면 지상으로 내려가야 할 수 밖에 없다.
경식은 풍선 밖에 뼈대를 만들어서, 가스가 없더라도 뼈대가 있기 때문에 형태가 유지된다. 비교적 큰 규모의 비행선이 경식 비행선으로 힌덴부르크 또한 경식 비행선이다. 뼈대가 있으므로 큰 외장 풍선 안에 가스가 들어간 기낭을 여러 개 배치해서 안정성을 높였다.(일종의 격벽) 이로서 경식은 일반적인 기구나 연식 비행선보다 내구도를 높일 수 있었다. 당장 풍선이 하나 밖에 없는 것 보다 내부에 여러 개가 있는 것이 유리하지 않은가?
독일의 페르디난트 폰 체펠린 백작이 경식 비행선을 꽤나 지지했고, 사람들은 그걸 본따서 체펠린이 만든 비행선 형식을 ‘체펠린 비행선’이라고 칭했으며 그런 방식으로 만든 몇몇 비행선에 체펠린의 이름을 따서 붙이기도 한다. 이 단어는 지금까지도 비행선, 특히 경식 비행선을 뜻하는 고유명사가 되었다. 그래서 비행선을 ‘Zeppelin’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후기형 제펠린 비행선은 ‘이중기낭’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뼈대가 있는 기낭은 외장을 구성하는데 그치고 실제 부양 가스는 내부에 여러 개의 구형 기낭에 집어넣는 구조이다.
부력을 생성하는 것은 보통 가스를 넣는 식인데, 수소나 헬륨을 쓴다. 원래 수소를 썼으나, 수소가 다들 알다시피 매우 위험한 물건이라서 사고가 잦았다. 때문에 힌덴부르크호에 혤륨을 채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당시 헬륨의 유일한 생산지는 텍사스로 결국 제2차 세계 대전 얼마 전에 헬륨 수출을 금지한 미국덕분에 수소를 가득 담은 힌덴부르크호 폭발 사고가 터지고, 이 사고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이후로 비행선은 완전히 묻히고 만다.
고도 조절은 기구처럼 추를 떨어뜨리거나, 가스를 빼는식. 열기구와 같은 원리인 가열식 비행선과 하이브리드 형을 취하여 가스를 가열하여 부력을 높인다는 아이디어도 고려되고 있다.
그런데 의외로 수소 가스를 쓴 비행선도 사고율 자체는 당시의 비행기와 비교해 봐도 그리 높지 않았다. 대부분의 비행선 사고는 악천후에 균형을 잃고 조난을 당한 것이며, 기낭이 통채로 불타버린 힌덴부르크 호 같은 대형 사고는 매우 드물다. 당연하지만 수소를 쓴다는 것이 위험하다는 건 당시 사람들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으므로 기내에서 담배도 피우지 못하게 할 정도로 철저하게 위험을 관리했기 때문이다. 비행선 옹호자들은 충분히 주의한다면 수소 역시 상당히 안전하게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행선이 몰락한 것은 수소 문제보다도 속도와 대형 비행선의 효율성이 더 큰 문제였다는 것이 현재의 중론이다.
추진은 프로펠러 등을 이용한다. 비행선 초기모델에는 증기기관이 사용되었으나 비행선의 부력 전체가 기관과 물의 무게를 띄워 올리는데 사용되어 승무원 한명만이 탑승했다. 전기엔진이 사용된 경우도 있었다. 시간이 지나서는 디젤 엔진을 주로 사용했지만 디젤 엔진을 쓰면 연료가 빈만큼 무게가 가벼워져서 공중으로 떠오르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것의 대안으로 공기와 같은 무게를 가진 블로우 가스, 혹은 프로판 가스를 연료로 쓰기도 했다.
당시에는 이동시의 정숙성이나 여객의 편안함 등, 여러모로 평판이 좋았는데 여객으로써 비행기와 확연히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여객 비행기는 최악이었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귀마개를 하나씩 나누어 주었는데 이는 워낙 큰 엔진 소리 때문이었다. 기내식은 고사하고 비행기가 엄청나게 흔들렸기 때문에 멀미가 심했다고 한다. 승무원들은 간호사로 구토용 봉지를 손에 들고 다니며 승객의 토를 받아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힌덴부르크호는 하늘을 나는 호텔로 객실과 침대, 세면대, 화장실, 샤워실까지 마련되어 있었으며 매 끼니마다 정찬이 마련되었다. 덤으로 낮은 고도로 운행했기에 경치가 장관이었다. 하지만 점점 시간이 지나며 속도가 빠르고 정숙성이 좋은 대형비행기들이 경쟁상대로 나타나기 시작했고, 여기에 힌덴부르크 사고로 결정타를 얻어맞고 퇴출. 이후 여객쪽으로 복귀하지 못하게 된다.
영국에서도 비행선 프로그램을 운영했었는데, 1930년에 R-101호 추락 사고로 49명의 희생자를 내자 남아 있던 R-100호도 스크랩 처리되고, 영국의 비행선 프로그램은 공식적으로 폐기되었으며, 이후 항공기 쪽에만 신경을 쓰게 되었다. R-101호 사고는 힌덴부르크 호와 달리 정비 불량이 사고의 원인이었다. 비행선 외부 커버에 균열이 있음에도 출항했다가 비바람과 번개를 동반한 악천후 속에서 균열이 있었던 앞쪽 커버가 벗겨져 나가고 안의 기낭이 드러나면서 기낭에서 가스가 새기 시작했다. 선장 어윈은 엔진을 정지하고 비상 착륙을 시도하였는데, 자세를 잃고 커버가 벗겨진 앞쪽부터 땅에 닿으면서 불이 붙었고, 그대로 불덩어리가 되었다. 탑승 인원 55명 중 6명의 중상자를 제외하고 모두 사망했다.
비행선은 등장했을 당시부터 인기가 높았다. 특히 독일에서는 체펠린 백작의 노력과 맞물려서 거대함과 기술력의 상징으로서 인기가 높았다. 지역 정치가들이 비행선을 한 번 유치하려고 노력했을 정도였다. 심지어 백작의 캐리커쳐에 비행선 도안을 결합한 과자, 담배 등의 캐릭터 상품도 대량으로 만들어졌다.
제1차 세계 대전에서는 정찰목적으로 군사용으로 쓰이기 시작하여, 비행기에 비해 월등한 폭장량을 살려서 육군과 해군 모두 폭격기로 사용했다. 런던 상공에 나타난 독일 제국 해군의 비행선이 폭탄을 떨궈대자 영국 국민들은 공포에 질렸다. 그러나 영국 해군이 전투기로 비행선을 요격하기 시작하자 기동성이 떨어지는 비행선은 단점에서 언급한대로 크고 아름다운 하늘의 샌드백으로 전락했다. 당시 체펠린 형 비행선은 수소를 넣었으니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된 이유는 헬륨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쌌고 무엇보다 헬륨 최대 생산지인 미국이 독일에 수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수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외부에서의 공격 뿐 만이 아니라, 사소한 실수로도 대폭발이 발생하기 쉽다. 따라서 힌덴부르크 호 사고가 결정타로 작용해서 민간 영역에서조차 제대로 사장되고 말았다.
그러나 처음부터 마냥 샌드백 신체는 아니었다. 의외로 수소만으로 가득찬 비행선은 피격을 당해도 불이 잘 붙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작은 바람구멍만 뚫린 채 당시 비행기보다 우월한 상승률로 전투기와 대공 화망을 피해 도망가버리는 일이 잦았다. 이를 격추시키기 위해 세계 최초로 항공용 소이탄이 개발됐다.
사실 수소만 뭉쳐있는 경우는 연소를 위한 발화가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점 때문에 힌덴부르크호의 폭발 사고의 원인에 대해서도 단순 정전기로 인한 폭발과 함께 의도적 테러에 의한 결과라는 의혹이 존재하기도 한다.
독일이 영국을 비행선으로 폭격한 경우가 있었다. 당시에는 항공이란 개념도 확실히 잡혀있지 않았을 때이고 본토 혹은 민가가 습격당하지 않는 이상 전선에 나가 있는 군인들만이 직접 전쟁의 참상을 체감할 수 있었을 뿐 후방의 민간인들은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안전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섬나라 영국은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독일 비행선의 폭격은 모든 전선을 무시하고 수도를 폭격한 경우로 실제로 사상자가 많지는 않았지만, 영국 국민들에게 공포를 안겨주었다. 당시 공황을 준 사건이기는 하지만 사실 폭격기로서 비행선은 그리 큰 전과를 올리지는 못했다. 런던 폭격 외 다른 폭격 포함 5천 명 정도를 살상하는데 그쳤을 뿐이다. 그러나 심리적 타격이 큰 것은 사실이다.
독일이 비행선을 사용하여 폭격하며 돌아다니자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했다. 비행선은 느리고 둔했기 때문에 소형 비행기에 폭탄을 탑재한 후 비행선 상부로 올라가 폭탄을 떨어뜨리는 방식이나 소이탄을 퍼붓는 방식을 사용했는데 수소를 가득 채운 비행선에게 소이탄은 쥐약이나 다름없었다. 이로써 금방 비행선을 격퇴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비행선은 발각되지 않기 위하여 높은 고도에서 항해했는데 비행선이 운항하는 고도까지 올라가면 공기도 희박하고 기온 또한 낮았다. 당시 비행기들은 이를 고려하지 않고 제작되어 비행기 조종사들은 그대로 위험에 노출되었고 정신력으로 버티는 수뿐이었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독일에서 영국을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은 연합국에 상당한 위협을 주었다. 특히 이 폭격에 영국인들의 동요가 심했는데, 유럽에서의 전쟁에서 제해권을 단 한 번도 빼앗긴 적이 없어 영국 본토에서 외적을 맞아 본적이 없는 영국인들의 땅에 피해를 줬다는 사실에 자존심에 금이 갔고, 이제는 대영제국의 민간인들도 전쟁의 직접적인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두려움이 확산하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때 폭격을 받아서 원시적인 수준으로 행했던 방공대책이 후에 영국 본토 항공전에서도 알게 모르게 큰 도움이 되었으므로 참 아이러니. 당시 별명은 아기 살인마(Baby Killer)였다.
1차 대전의 비행선은 2차 대전 말기 무렵의 V2처럼 독일이 영국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그 효과는 그리 높지 않았지만, 위처럼 두 무기 모두 심리적인 타격으로써는 상당히 유효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전후에는 오히려 비행선 산업이 베르사유 조약의 강력한 제재를 받게 된다.
비교적 오랫동안 공중에 떠있을 수 있으므로 정찰용으로는 상당히 유효했다. 복잡한 구조물을 만들어야하는 값비싼 경식 비행선과는 달리 기낭만 만들면 되어서 비용이 저렴했던 연식 비행선은 헬륨 자원이 풍부했던 미국 해군에서 2차 세계대전 중에 계속 사용했다. 주로 대서양 항로에서 독일 잠수함을 감시하거나 미국 근해의 유보트들을 감시하는 초계 비행선으로 활용했는데, 잠수함측 입장에서는 비행선이 공포의 대상이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당시 대잠초계기는 속도도 느린데다가 엔진소리도 커서 멀리서 소리를 먼저 듣고 잠항해서 쉽게 피할 수 있지만, 비행선 같은 경우에는 엔진소리도 작아 상당히 조용한 편이라 발견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승무원들 말로는 바다에는 잠수함이 있지만 하늘에는 비행선이 있다고 말하기도...
또 위에서 나온 정찰성이 능한 장점 덕에 잠수함들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폭뢰를 써서 잠수함들을 잡아낸 기록도 존재한다. 반대로 잠수함에게 격추된 사례도 존재하는데, 1943년 7월 18일 독일의 7c형 유보트 U-134가 미 해군의 k급 비행선을 격추시킨 기록이 있다. 해당 비행선은 대잠 초계 비행중에 상선을 노리는 유보트를 확인하고 교전에 들어간 것으로, 원래 유보트를 탐지해도 공격에 들어가는 게 아니라 지원 요청 및 감시만 하면 되었지만 상선이 위험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무리하게 교전에 들어간 것이었다. 비행선은 격추되어 바다로 추락하였으나 실종 한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미 해군에게 구조되었다.
후에 초계기의 속도도 빨라지고 레이더라는 물건이 등장해 일선에서 물러나게 된다. 결정적으로 45년에 발생한 남플로리다 태풍 때문에 대량으로 소실되는 사건이 발생했었다. 그나마 소수가 남았다가 1960년에 완전히 퇴역했다.
또한 미국 해군은 아크론 급 대형 경식 비행선 2척(아크론, 메이컨)을 건조하여 공중항공모함으로 사용하였다. 기낭 내부에 격납고를 만들어 소형 정찰기 4대 가량을 탑재하고 장거리 공중초계에 사용했었으나, 악천후 등으로 2척 모두 추락하고 말았다.
수많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역시나 장점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기에 비행선의 장점을 살려보려는 연구도 적지 않다. 낡은 기술이라 별로 주목은 못 받지만 미국은 이를 무인 초계기 등의 목적으로 다시금 군사용 사용을 고려중이다. 목적은 국경상공에서 40∼60 시간 이상 초계/감시 임무에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경우 비행선이 압도적으로 저렴하고 해당 상공에서는 그다지 격추위험이 없기 때문이다. 몇 가지 프로토타입이 개발진행중이며 2015년부터는 사용한다는 계획...이 있었지만...미국 최대의 재앙인 부시와 이라크전으로 인해 연기되고 있다.
현재 비행선 활용구상 가운데 가장 스케일이 큰 것은 성층권 비행선 계획이다. 대기가 안정적인 성층권에 비행선을 띄위놓고 태양광 전지로 전력을 보급하면서, 항공촬영장비나 전파송수신 장비를 달아서 인공위성 대용물로 써먹는 것이다. 이론상으로는 인공위성을 쏘는 것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운용할 수 있고, 수리가 필요하면 무선조종으로 지상으로 끌어내린 다음 보수해서 다시 올려보낼 수 있는 편리함 같은 장점이 많이 있지만 역시나 별로 주목받는 구상은 아니다.
또 다른 활용용도는 풍력 발전기, 고도가 높을수록 일정한 바람이 부는 경향이 강함을 이용해서 비행선에 풍력발전기를 매달아 지상에 묶어두어 지상 풍력발전보다 많은 전력을 얻기 위함이다. 하지만 어디로 떠밀려갈지 모르는 상황이라.
미래에 석유 생산량이 대폭 줄어들 경우 민간항공분야에서 여객기, 화물기가 퇴출되고 비행선이 다시 사용될 전망은 있다. 자동차나 선박과 달리 비행기는 석유연료 내연기관외의 마땅한 엔진이 없는데 석유 생산량이 줄어들고 유가가 한없이 상승할 경우, 군사용 항공기는 어떻게든 석유를 국가에서 사들여서 유지하겠지만 민항사들은 고유가를 감당하지 못하므로 전기 모터로도 추진 가능한 비행선을 여객기, 화물기 대신 도입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저성장의 고착화와 셰일 오일 등의 개발 확대로 유가는 오히려 바닥을 기고 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오히려 헬륨의 고갈이 더 빨라 보인다. 그리고 2020년 현재 기준으론 매우 더디기는 하지만 발전된 배터리 및 전동기 기술으로 정원 20명 이내의 소형 비행기들은 순수 전기추진이 가능은 하다.
드론의 발전으로 무인 비행이 가능해지면서, 화물용 무인 비행선의 연구도 행해지고 있다(노드롭 등). 사람이 탈 필요가 없다면 가압 캐빈이나 식수, 식량, 화장실 등의 시설이 전혀 필요 없기 때문에 페이로드를 상당히 절약할 수 있으며, 완행 화물이라면 비행선의 비교적 느린 운항 속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