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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덕은 이런 것도 참 잘 만들어내는 군요.
생존 5C와 10C
생존술은 기본적으로 강한 생존 의지가 필요하고, 생존에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갖춰야 하며, 그것을 편하고 빠르게 해 줄 수 있는 도구를 갖추는 3요소로 이뤄져 있다
일반인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특히 네이키드 앤 어프레이드 같은 거 보니까, 피지컬 우월하고 스킬도 갖춘 남성이 근성과 의지가 딸려서 괴로워하고, 스킬 없는 여성이 그런 남성을 달래고 격려해서 움직이게 만드는 모습이 보이더라고
여러 재해 상황에서 아무 기술도 없는 보통 사람이 생존하겠다는 강한 의지만으로 견뎌내서 나오는 경우도 많았고. 생존의지는 가장 근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임
그리고 생존술 지식과 시간이 있으면 도구는 맨손으로도 어떻게든 만들 수 있오. 하다못해 돌멩이를 깨서 돌칼을 만들 수 있을 것
하지만 도구가 미리 갖춰져 있으면 그 도구를 장만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체력을 아낄 수 있고. 시행착오를 하는데 들어가는 노오력과 그로 인해 깎여나가는 의지를 손쉽게 대체할 수 있음. 돈(장비)으로 시간과 체력과 생존 가능성을 사는 것이지. 도구가 있으면 캠핑인 환경이, 도구가 없으면 극한 생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생존주의자들이 장비 사고 식량 비축하고 등등 하는 것
생존술 전문가 데이브 캔터베리가 주창한 「생존의 5C's」 라는 생존술 컨셉이 있는데. 생존 필수품 5가지 C를 말함. 앞글자가 영어 C가 되는 품목들이라 5가지 C들(5 C's)이라는 것
서바이벌, 부쉬크래프트 상황에서 가장 필수적인 5대 도구를 말하는데. 이 다섯가지 모두 지식과 기술이 있으면 야외에서 부쉬크래프트나 생존술 방식으로 급조가 가능하긴 한데, 생존 상황에 맨손으로 장만하기는 꽤나 난이도가 있고 시간과 노력이 엄청 들어간다
그에 반해 미리 준비해놓으면 무게도 돈도 별로 안 들지. 그래서 생존킷에 이정도를 필수로 갖추라고 하는 것임. 이게 갖춰져 있으면 이 도구들을 활용해 나머지는 스킬로 어떻게든 급조할 수 있다
Cutting tool : 절단 도구. 칼, 도끼, 톱, 멀티툴 등.
최소한 나이프 하나인데. 사실 칼, 도끼, 톱은 서로 어느 정도 보완하는 입장이라서, 셋 다 모두 갖추는게 좋음. 칼은 거의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만능 도구이고, 도끼는 나무를 쪼개는 등의 칼로 하기엔 좀 터프한 작업을 하기 좋고, 톱은 나무를 절단하는 작업의 효율을 엄청나게 늘려주기 때문에 부시크래프트에서 되게 중시함
칼 하나만 장만하는 사람은 마체트나 헤비듀티 서바이벌 나이프 같은 다용도로 쓰기 좋은 크고 터프한 날붙이를 쓰는 경우가 많고, 도끼와 톱을 같이 휴대한다면 칼은 작고 세밀한 작업에 쓰는 짧지만 예리한 손칼류를 택하는 편
도끼는 용도 따라 크기가 여러가지지만, 사실 손도끼로 손칼이 하는 역할 상당수를 할 수 있오. 날 잘 세운 도끼로 요리하거나 수염 깎는 것도 가능
톱은 이빨이 거친 큰 톱하고, 이빨이 가는 작은 톱이 있는데. 도끼와 톱은 서로 사이즈를 타협하는 경우가 많다. 도끼로 큰 나무를 패는 사람은 바코 랩랜더 같은 작은 접는 톱을 챙기거나. 도끼를 작은 손도끼류를 챙기고, 톱은 벅소를 챙겨서 나무 프레임을 급조해서 사다리톱을 만들어 쓴다거나 하는 식으로
Combustion : 점화 도구. 파이어스틸, 라이터, 부시와 부싯돌, 성냥 등
불 피우는 도구는 온기, 정수를 위해 물끓이기, 요리, 신호, 어둠을 몰아내는 조명 등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
파이어스틸/페로로드는 단순성과 수명으로 서바이벌계에서 사랑받지만, 사용에는 스킬과 준비가 필요하지. 라이터와 성냥은 무시당하는 편이지만 한정된 횟수 쉽고 확실하게 불을 만드는 도구라서 실용성은 이게 압도적임. 젖거나 고장나는 경우에 많이 취약한데, 비닐 포장 같은 걸로 어느 정도 대비가 가능하고. 부시와 부싯돌은 올드스쿨 부쉬크래프터들이 손대는 거고
불 피우는 단계는 위의 도구들로 불씨/작은 불꽃을 만들어서, 타기 쉬운 검불 낙엽 같은 불쏘시개에 점화를 하고, 그걸로 작은 가지를 태워서 작은 불을 만들고, 본격적인 장작 땔감을 넣는 식으로 단계적으로 불을 만든다
근데 생존 상황에서 불을 피우는 경우 대개 축축하게 젖어 있고, 땔감 구하기 힘든 경우일 때가 많음. 비 내리는 환경에서도 쓰러진 나무 쪼개면 겉의 젖은 부분하고 안의 아직 안 젖은 부분이 나오니까 젖은 땔감 문제는 어느 정도 스킬로 대응이 되고, 점화 도구를 준비했으면 불씨는 만들 수 있는데. 이런 환경에선 불쏘시개로 삼을 검불 낙엽 이런게 먼저 젖어 있어서 불을 일으키기 힘들 경우가 많다 (좀 더 스킬이 되면 마른 나무 속살을 페더스틱으로 깎는 수가 있는데)
그래서 요새는 불쏘시개가 될 물건을 미리 갖고 다니는 경우가 많음. 왁스로 굳혀놓은 틴더 타블렛이나, 웻파이어라거나, 미니 인페르노, 파이어코드 파라코드 같은 거. 클래식한 부시크래프터도, 파이어킷 가죽 주머니 안에 불쏘시개용으로 쓸 팻우드랑 톱밥 뭉치 같은 거 넣어 다니지
Cover : 덮을 것, 쉘터까지 포함하는 개념. 스페이스 블랭킷, 타프, 대용량 비닐봉투, 판초우의, 바람막이 재킷, 울 담요, 침낭, 비비 쌕 등
생존의 3 법칙 말할때 사람이 공기 없이 3분, 셸터 없이 3시간, 물 없이 3일 버틴다고 흔히 말하지
여기서 셸터는 체온을 유지하고 가혹한 주변 환경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한 요소를 전부 말하기 때문에, 입고 있는 옷, 비바람을 피하기 위한 판초우의, 그리고 텐트나 급조한 간이 대피소 같은 것도 포함하는 넓은 개념임
역시나 없어도 급조해서 만들 수 있는데. 나뭇가지와 낙엽으로 간이 셸터 만들고, 불을 피우면 체온 유지는 됨. 하지만 역시 성능 좋고 간편한 상용 제품이 있으면 편해
휴대성이 좋은 건 스페이스 블랭킷(은박 담요)이고. 다용도로 쓰기 좋은 건 판초우의와 타프임. 대용량 비닐 봉투도 방수성 덕분에 급조 우의나 급조 타프, 비비쌕 비슷하게 써먹을 수 있고. 투명한 김장비닐봉지 같은 거면 솔라스틸 증발정수기 만드는데 써먹을 수도 있다
요새 빤딱이 마일라를 좀 튼튼하게 만들어서, 타프 겸 스페이스 블랭킷 비슷하게 만든 놈이 있는데. SOL 서바이벌 블랭킷 같은. 튼튼해서 스페이스 블랭킷보다 오래 재사용 가능하고 스페이스 블랭킷처럼 체온보존 가능하고, 반짝이는 면과 밝은 주황색 면이 있어서 신호용으로도 쓸 수 있는 다용도더라
Container : 물병과 가방 둘 다 말하는데, 5C에서는 물병을 우선시함. 5C 품목을 확장할 때 두번째 컨테이너는 가방과 배낭 류가 된다
부쉬크래프트 쪽에서는, 컨테이너는 특히 불에 올려서 바로 조리도구와 물 끓이는 정수수단으로 쓸 수 있는 와이드마우스 스텐 수통이 추천. 불에 올려도 오그라들지 않게 재질이 두툼한 거여야 함. 보온병 류의 이중벽은 불에 올리면 병 터지니까 안 되고
혹은 군용 수통처럼 수통과 수통컵 세트로 조리까지 가능하게 세트를 갖추는 걸로 대체할 수도 있오
좀 싸고 쉽게 구하는 거면 날진 병에, 수통 크기에 딱 맞아서 겹칠 수 있는 컵으로 대체도 가능
Cordage : 끈. 파라코드, 뱅크라인, 낚싯줄, 와이어, 로프 등.
끈은 용도가 엄청 많고 응용방법도 무궁무진하다. 셸터 만들때 묶고, 덫이나 낚싯줄 같은 사냥도구로 쓸 수 있고, 장비 수리하는데 쓰고 등등
매듭법, 로프 사용법이 생존과 부쉬크래프트 스킬의 한 분야가 될 정도로 깊이가 있는 분야지
질기고 유연한 나뭇가지나 나무뿌리 같은 걸로 야외에서 급조가 되긴 한다. 원래 밧줄이란 것 자체가 식물 섬유를 꼬아서 만든 것이었으니까, 내구도와 완성도 차이일 뿐이지 급조 끈도 원리상은 같은 물건이지. 하지만 역시나 생존 상황에서 일일이 만들기에는 시간을 너무 잡아먹고, 가늘고 튼튼하고 긴 끈을 만들기도 어렵고. 때문에 미리 준비해놓는 것을 강력히 추천하는 것
생존용 끈 고를때는 눈감고 550 파라코드 집으면 될 정도로 정답인데. 끈 자체도 튼튼해서 여러겹 겹쳐서 급조 밧줄로 쓸 수 있고(권장하는 용법은 아님), 안의 필라멘트 풀어서 가느다란 실이나 낚싯줄처럼 쓸 수도 있고
그런데 부쉬크래프트 계에서는 Tarred Bank Line 이라는 놈이 꽤 지분을 차지함. tarred trotline, mariner line 등등으로 부른다. 원래 제방, 둑(bank)에서 메기 같은 거 잡는 용으로 쓰던 낚싯줄임
한국인들은 잘 모를테니까, 끈의 질감이 테니스장 네트 만드는 그 검고 질긴 끈 같은 느낌이라고 보면 됨
파라코드는 550파운드 하중을 견딘다고 해서 550 코드라고도 부르는데. 뱅크 라인은, #36호가 320파운드에 끊어지고. #12호가 100파운드에 끊어짐. 내구성은 좀 딸리지만 용도로는 파라코드가 할 수 있는 거 대부분을 할 수 있고. 더 가늘고 가볍기 때문에 더 많이, 길게 휴대 가능하고, 잘라서 쓰고 버리기도 좋아서 파라코드 대신에 이거 애용하는 사람도 많다
여기까지가 5C's이고. 10가지로 품목을 확장할 경우 다음과 같은 항목을 거론한다
Cotton Bandanna. 반다나, 손수건, 냅킨, 쉐마그 등
그러니까 넓직한 천이다. 손수건 용도대로 쓸 수 있지만, 급하면 싸매는 붕대용으로 쓸 수 있고, 물을 정수하기 전에 큰 건더기를 건져내는 필터용으로 쓸 수 있고, 더울때 모자 대용, 물로 적셔서 목덜미에 감아서 체온 낮추기, 색상이 적당하면 신호용으로 쓰는 등등
굳이 순면(cotton)일 것을 강조하는 이유는, 붕대용으로 쓸 때의 이유에 더불어. 순면 천은 일부분을 잘라서 깡통에 넣고 가열하면 그대로 숯 비슷한 물건 char cloth가 되기 때문. 부싯돌과 부시로 불똥을 만들어서 불씨를 옮길때 쓰는 까만 물건이 char cloth임. 화학섬유는 이런 식으로 가열하면 녹아버리기 때문에 안 됨
Cargo Tape. 카고 테이프는 덕트 테이프를 가리키는 표현 중 하나다
솔직히 덕트 테이프의 만능성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함. 자세한 것은 생략한다
Compass. 나침반
독도법에 필수. 그리고 나침반에 돋보기 붙은 물건이 있는데 그런 경우 불 피울때 쓸 수도 있다
Cloth Sail Needle 바늘. 세일 니들은 돛단배의 돛이나 캔바스 천 같은 거 바느질할때 쓰는 크고 튼튼한 바늘 종류를 말함
세일 니들은 일반 바늘보다 훨씬 크고 튼튼해서, 천의 바느질/수리 용도 뿐만 아니라, 가죽 같은 거 구멍 뚫는 송곳으로 쓸 수도 있고, 두 개를 젓가락이나 핀셋처럼 사용해서 가시 뽑는데 쓰거나, 자석으로 자화해서 나침반 대용으로 쓰거나 등등 좀 더 다용도성이 있다
그리고 크다고 해봤자 바늘 하나라서, 덕트 테이프로 어디 붙여두면 될 정도 크기라서 부담도 없고
Candlelight. 등불. 헤드램프, 플래시라이트 등
캔들라이트라고 반드시 양초를 말하는 건 아님. 등불류 전반을 의미. 우선 구조 신호를 보내는 용도로도 쓸 수 있고, 생존 상황에서는 어지간하면 야간에는 몸 사리는게 좋은데, 어쩔 수 없이 야간에 움직여야 할 때도 있고(사막 같으면 낮에 구멍파서 햇빛 피해서 쉬고 밤에 이동), 야간 낚시 같은 식으로 야간 시간의 활동성을 늘려줄 수 있고, 가벼운 등산이라도 길을 잘못 타서 늦은 시간까지 움직일 때 필요하지
제일 좋은건 헤드램프. 두 손을 비워줄 수 있으니까
플래시라이트 류는 차선책, 하지만 열쇠고리에 끼워둘 수 있는 등 일상 휴대성은 더 좋은 편이고. 모자에 클립으로 고정하거나 하는 식으로 헤드램프 비슷하게 응용할 수도 있으니까 자신의 용도와 휴대성에 따라 선택할 수 있을 것
이걸 오래 쓰려면 여분의 배터리, 혹은 충전수단을 확장할 필요가 있는데 이 얘긴 또 분류가 커지니까 여기서는 생략
10C 까지 가면 두문자 C 맞추려고 좀 늘린 감이 있는데 ㅎㅎ
하여튼 이정도가 생존에 필수품을 최저한 꼽을 경우 5가지, 혹은 10가지에 포함될 수 있는 항목임
아무래도 생존 스킬이 좀 있는 사람을 전제로, 그리고 야생에서 생존을 전제로 하는 개념이라서, 식량 비축해서 버티는 벅인(Bug-in)이나 재해 상황에서 피난 같은 거하고는 안 맞음. 야외 생존, 부쉬크래프트 쪽 개념이지
그런 느낌이라고 알아두고, 서바이벌 계에서 흔히 거론하는 5C라는 개념이 있더라 라는 참고로 봐 주길
참고
https://www.selfrelianceoutfitters.com/blogs/survival-blog/the-five-c-s-of-survivability
https://blog.ucogear.com/the-10-cs-with-dave-canterbury/
https://modernsurvivalblog.com/preps/survive-with-these-5-10-cs-of-survivability/
출처 생존갤러리
첫댓글 음.. 경험을 통해서 더욱 확실하게 검증해야 할듯요..
동의합니다. 날 좋은 시기 정모 때 저렇게만 가지고 나가서 실습을 해 봐야죠. 하룻밤은 버틸 것 같은데요. 며칠 이상은 물론 해봐야 알겠지만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