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해민, 가족 24-18, 잊고 지낼 만큼
어제,
어머니에게 생신을 축하드리는 마음을 전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여쭙기 위해 해민이와 통화버튼을 눌렀다. 한창 농번기라 분주하게 보내고 계실 것이기에 오랜 시간을 보내기는 어려울 것임을 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우선 어머니와 의논해보기로 했다.
“아, 선생님. 저도 제 생일을 잊고 있었을 만큼 바쁘게 지냈어요. 이번에는 그냥 마음만 받으면 안 될까요?”
예상했지만 동시에 예상을 뛰어넘는 어머니 말에 잠시 대답을 떠올리느라 머리가 복잡해졌다.
“아, 그렇지요. 어머니 아버지께서 해민이와 병원에 다녀온 지도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그럼… 해민이와 드라이브 삼아, 마실 삼아 잠깐 들르는 건 어떨까요?”
“제가 없을 수도 있어서요. 그래도 왔으면 얼굴은 보고 가야 되는데….”
“네, 어머니. 알겠습니다.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립니다.”
재차 고사하시기에 더 이상 나아가기에는 어머니 마음도 편치만은 않으실 것 같아 통화를 마쳤지만 마음이 좋지 않다.
그리고 오늘, 통학버스에서 내린 해민이에게 제안했다. 집에 가 보기로.
얼굴은 못 보더라도 마음은 전해드리고 싶었다. 해민이도 오래 고민한 선물이니까.
또, 생일을 잊을 만큼 바쁘셨다면 케이크 사러 갈 시간도 없지 않으셨을까 싶다.
집 가는 길이 점점 더 가깝게 느껴진다.
해민이와 이따금 웃으며 마을에 도착했다.
이제 내려서 마을도 걷고, 선물도 두자고 차 문을 열었다.
어쩐지 해민이가 고개를 저으며 내리지 않는다.
걷기가 힘들다면 선물만 두고 오자고 해도 내리고 싶지 않은듯했다.
얼마간의 기다림 끝에 대신 선물을 두고 오겠다고 잠깐 기다려줄 것을 청했다.
조심스레 집 앞 계단을 올라 선물이 든 종이가방을 문에 걸고,
문 앞 잘 보이는 곳에 케이크를 두었다.
차 안으로 돌아와 해민이에게 잘 두고 왔다고 전하고 사진과 간단한 메시지를 어머니에게도 전했다.
해민이가 선물을 걸고 있는 사진이었다면 선물의 주인인 해민이가 더욱 빛났을 것이다.
어머니에게도 더 큰 기쁨을 드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끝내 선물만 남긴 사진으로 보냈다.
선물만 빛나더라도
선물에 담긴 해민이의 뜻은 잘 보면 더 잘 보일 것이다.
어머니가, 어머니이니까 잘 보실 것이라 믿는다.
2024년 6월 11일 화요일, 서무결
아쉽지만, 어머니께서 선물 준비한 해민이 생각해 기쁘게 받으실 겁니다. 신아름
농사철 시작이라 그렇게 바쁘시군요. 어머니, 생신 축하드립니다. 내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마다 복되시기 빕니다. 올해도 어머니 몫 감당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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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양해민 군이 선물을 고민했던 사진을 함께 드려도 좋을 것 같아요. 어머니의 생신에 양해민 군을 주인으로 세워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음번에 어머니 만날 날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