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고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 가 자연을 크게 오염시키고 있지요. 올해로 48주년을 맞은 지구의 날(4월 22일) 슬로건도 '플라스틱 공해를 멈추자'였답니다.
북태평양에 있는 미드웨이(Midway)섬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고통받는 대표적인 장소예요. 미드웨이는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북서쪽으로 2100㎞ 떨어진 산호섬 제도(諸島·여러 개의 섬)인데요. 그 이름처럼 아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 사이 '중간 지점'에 위치해 있어요. 1867년 태평양 섬 최초로 미국 땅이 되었고 이후 미 해군에서 관리했지요. 1930년대 이후에는 상류층을 위한 호화 관광지가 되기도 했어요.
미드웨이에는 크게 두 번의 전쟁이 있었어요. 첫 번째가 미국과 일본이 벌인 '미드웨이 해전(海戰)'이에요. 1941년 하와이 진주만 공습에 성공한 일본은 말레이반도와 인도네시아까지 차지하며 거대한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일본을 중심으로 하는 동아시아)'을 만들고자 했어요. 일본은 미국의 대(對)아시아 최전방 기지인 미드웨이를 침공해 일본에 대한 위협을 막고 미국 본토 공격을 위한 기지로 삼으려 했지요.
하지만 미군은 일본군의 암호문을 해독해내며 미드웨이 해전에서 크게 승리했어요. 이후 태평양전쟁의 주도권이 일본에서 연합군 쪽으로 넘어갔고 세계사의 흐름도 바뀌었어요. 미드웨이섬은 6·25전쟁과 베트남전쟁에서도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로 활용되었답니다.
두 번째는 현재 진행 중인 '플라스틱 전쟁'이에요. 미드웨이는 샌드·이스턴 등 2개의 섬과 그를 둘러싼 환초(고리 모양으로 연결된 산호초)로 구성돼 있는데요. 육지에서 떠내려온 플라스틱 쓰레기가 해류를 따라 매년 20t이나 미드웨이로 들어온다고 해요. 미국 정부가 수거해가는 플라스틱 쓰레기만 매주 45㎏ 이상이지요.
미드웨이에는 멸종 위기종을 비롯해 다양한 해양 생물이 살고 있어요. 전 세계 레이산앨버트로스의 70%가 이곳에 살고 있고 멸종 위기인 짧은꼬리앨버트로스도 발견됐지요. 그런데 미드웨이에 사는 200만 마리 바닷새 대부분이 배 속 위(胃)에 플라스틱 조각이 있다고 해요. 바닷새 시체를 열었더니 그 안에 칫솔, 라이터, 병마개, 그물 조각 등이 발견된 거예요. 새들이 알록달록한 플라스틱 조각을 먹이로 착각한 것이지요.
바다로 떠내려온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에게만 해로운 것이 아니에요. 점점 잘게 부서지며 여러 생물을 거쳐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에게도 영향을 줘요.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것이라고 하니, 우리의 생활 속 작은 실천이 미드웨이를 되살리는 첫 발걸음이 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