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소소한 행복 중 하나는 아주 편안한 자세로
삶은 옥수수를 먹으며 영화를 보는 것이다.
오랜만에 한가하고 여유가 있는 날이어서
제목만 낯이 익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보고 싶던 그 영화를 보았다.
옥수수도 삶았다.
작가인 여주인공 리즈는 안락한 삶과 사랑,
익숙한 생활에서 오는 집착과
권태로움을 다 버리고 몸과 마음이
원하는 곳을 찾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는 맛있는 음식
인도에서는 명상
발리에서는 현자를 찾아가 인생의 답을
얻고자 한다.
이탈리아에서
먹고 싶을 때 먹고
마시고 싶을 때 마시는
게으른 자로 살아보는 균형 깨진 생활에서
얻을 수 있는 자유 그리고 여유를 경험해 보고
또다시 인도로 떠난다.
인도에서의 명상은
자신의 안에서 신을 발견하는 거였다.
(신은 완벽한 인간을 기대하지 않는다
세상 근심을 다 초월한 듯 웃고 있는
저 사람은 누구지?
영화 속에서 웃고 있는 저 수녀님!
신은 난 절대 아니야,
내 안에 계시는 거다)
이 자막을 돌려 보기를 몇 번 했다.
집을 떠나 여행지에서 보는 영화는
더 집중이 잘 되는데 이 영화도 그랬다.
마음에 와닿는 영화라서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으려 노력을 했다.
이번 나의 여행목적은 무엇인가?
나를 찾기 위해서?
진실을 찾기 위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 같다.
나는 찾을 나도 없는 것 같고
아니 영원히 못 찾을 것이다.
진실은 뭐?
난 늘 진실이었다고 말한다.
거짓이 아니면 진실이 아니던가?
깊이 생각하면 너무 어려워 단순하게
생각한다.
떠날 이유를 만들고
가야만 하는 핑계를 댄다.
꼭 만나야 할 사람이 있다고 한다.
누가 물어보면 꼭 대답을 해야 필요도 없지만
내가 그렇다고
그래야 한다고 말하면
그것은 그런 것이다.
진실을 찾아 나선다면 그 여행에서 매 순간마다
새로운 걸 배우고 어깨에 부딪치는 모든 사람들이
삶의 스승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영화는 알려 줬다.
맞는 말이다.
3박 4일의 일본 북해도 여행에서도
낯선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호텔에서 무엇이든 한 움큼 챙기던 그 단체,
늘 시끄럽던 또 다른 단체
어쨌든 또 다른 면은 그들의 설렘과
신선함도 나에게 느껴졌다.
모처럼만의 여행이나 반복되는 여행이나
그 색깔과 느낌이 다른 것 같다.
그분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배움도 얻었다.
낯선 만남에도 나는 잘 적응을 한다.
신사동도 잘 찾아갔고
여의도도 그랬다.
그리고 잘 먹고 잘 마시고 잘 떠든다.
모두들 익숙된 사이처럼 편하다 한다.
오대산에서 보았던 진달래꽃은 나를 위해
꽃몽우리를 꽉 오므리고 있었는지
이제 꽃이 막 피기 시작했다.
초봄을 그곳에서 만났다.
보이는 산마다 분홍 수를 놓은 듯 피어있는 꽃이
산벚꽃이라 사촌동생이 알려 줬다.
머물고 있는 숙소 근처 화단에 피어있던
하얀 철쭉꽃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덕수궁에서 보았던 작은 새들과 비둘기도
생명체의 신비로움이었다
한강변에 눈처럼 날리던 버들강아지의
늙은 변신은 또 다른 잉태를 생각하게 했다.
어쩌면 이 모두가 자연의 균형일 수 있겠다.
주인공 여자 리즈는 애써 찾는 그 균형을 잃을까
새로운 사랑을 포기하려 했다.
현자 케투는 사랑을 찾으라 말해준다.
아픔도 외면하지 않고 마주 할 수 있다면
진실은 당신을 비켜 갈 수 없단다.
과거의 아픔
미래에 있을 아픔
모두가 정면으로 마주 할 용기를 얻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새로운 사랑 펠리프를 찾아가
함께 보트를 탄다.
주인공 리즈가 말한다.
아트라베시아모(Attraversiamo)
함께 건너 보자 ,
함께 견디며 살아보자 ,
그런 뜻이라 설명해 준다.
아트라베시아모!!
그래요.
그렇게 해 봅시다.
첫댓글 한국에 나와서 바삐 즐겁고, 건강한 나날보내고 계신 것 같아 좋네요.
때로는 목적없는 만남에서 귀중한 것을 얻을 수 있지요.
여행에서 생각지않은 행운이 다가오기도...
서글이님도 한국 생활 잘 보내고
계시리라 생각 합니다 .
정해놓고 그대로 실천하는 걸 좋아하는
저눈 때로는 그와는 다른 삶을 즐겨
보려고 합니다 .
오늘은 부모님 산소에 가는 날이라
일찍 온 저는 카페서 라떼 한잔 앞에 놓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한국에 언제 까지 계실 예정 인지요?
한국에 있는 동안 수필수상방의 글벗님들과 식사라도 함께 하면 좋겠네요?
충성 우하하하하하
이번 방문도 여러가지 볼일이 있어
바빴습니다.
열흘 뒤에 돌아가는데 이번에 기회가
안 되면 다음에 뵙기로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태평성대님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사람도 환경에 따라 적응이 되는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하니까요.
삶이 저를 그렇게 변화 시켜 주네요 .
여행용으로 쓰여지길 간절히 원합니다 ㅎㅎ
좋은 사람을 만나고,
아름다운 자연을 여유롭게 거닐고,
맛있는 음식과 향 좋은 차를 함께 마시며,
속내를 털어 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음은,
몸에 좋다는 보약보다 훨씬 더 좋고 유익한 것이리라 저는 생각합니다.
아트라베시아모!!!
참 좋습니다. ^^~
그렇습니다.
좋은 사람과의 만남은 축복이라 말 할 수
있지요 .
고적한 산사에서 저를 알아가는 시간을
함께 갖기로한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아녜스
네
저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아트라베시아모 !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함께
제 경우는
삶이란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은 한국에 계시는 것 같네요.
5월 중에 수필방 모임이 있으면
함께 하시기를 바랍니다._()_
혼자 일때 느껴보는 삶
함께 여서 느껴 보는 삶
우리는 그렇게 살아가며
배우고 느끼고 또 실천 하려 하지요 .
수필방 모임 계획이 있으신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곧 돌아가야 하기에 또 기회가
있으히라 희망 해 봅니다 .
글 읽으며 아녜스님이 미국에서 사시는 분이란 걸 잠시 잊었습니다. 마음따라 자연스럽게 흐르는 글이라 장소와 시간을 잊게 만들어 주었던 것 같습니다.
계시는 동안에 수필방분들 만나시면 참 반가우실 것 같습니다.
마음자리님 처럼 훌륭한 글을 열심히
쓰고 댓글도 성실히 해야 하는데
저는 그러지를 못해 수필방 식구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
언젠가는 수필방 식구들 그리고 마음자리님과
함께 뵙게 될 날이 있겠지요 .
늘 평안하시기를 ..
부산교구 성령치유 피정 강의 지난 동영상
김웅열토마스아퀴나스신부님 강의를
아침부터 무려 3시간째 듣고
휴식 중에 아녜스님 글을 읽습니다.
언제나 글에서 인간적 진실함을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인간의 삶이 어디에 어느 곳에 있어도
인간적으로 우위를 겸허히 가다듬어
존재 가치를 높여주는 자세를 먼저
찾아야 함을 봅니다.
주님 평화를 빕니다.
성모성월 아름다운 오월 기도드립시다.
김웅열 신부님을 뵌적이 있습니다 .
영적 치유 능력이 있으시다 들었어요 .
이번 한국 방문에는 주일미사 참석도
제대로 못 하니 마음이 불편 합니다 .
돌아가면 다시 잔잔한 마음으로
제안의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다.
조윤정님!
평화를 빕니다 .
영화 제목이 낯설지만 내용이 흥미 있습니다.
한국에서 여행을 즐기시는 모양입니다.
마음껏 자유스럽게 다니시기를,
항상 행복하세요.
잘 지내고 계신지요?
저도 4호선 전철을 자주 타는데
한스님과 마주쳤으면 좋았을걸 ..ㅎ
건강하시고
평안 하시길 바랍니다.
삶은 옥수수 좋아하는 여인 저도 봤어요.
외국 살다 오시면 한국 옥수수가 먹고 싶다고 하셨어요.
오늘 글은 유난히 활기가 넘쳐 보이십니다.
좋은 추억 저금 많이 하십시오.ㅎ
한국에서 살았을때는 옥수수를 좋아하지
않았어요 .
저같은 여인이 또 있군요 .ㅎㅎ
영화를 볼때 드셔 보라 하세요
고맙습니다
손수건님.
그 영화 나도 명성은 익히 들었는데....아직 못보았어요. 기회되면 보아야겠습니다.
한국에서의 시간 즐겁게 보내세요.
영화를 보면서
인도가 나왔을때
푸른비님 생각이 났습니다.
시간되면 한번 보시기를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