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느새 이만큼 자라 유치원에 입학한다니, 엄마는 설레기도 하지만 아이가 처음 엄마와 떨어져 유치원 생활할 것을 생각하니 막막하다. 혹시 적응하지 못하고 울며 엄마를 찾지 않을지, 친구들과 사이좋게 잘 지낼지, 바지에 실수는 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유치원에서 배우는 다양한 교육도 중요하지만 아이가 먼저 터득해야 할 것은 단체 생활이다. 엄마가 없는 공간에서 타인과 관계를 맺고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일, 새로운 지식을 터득하는 일은 유치원에 입학한 순간부터 아이의 몫이다. 하지만 입학 한 달 전, 엄마가 아이에게 가르쳐주는 몇 가지는 아이가 유치원 생활에 좀 더 쉽게 적응하고, 순조롭도록 튼튼한 발판이 되어준다.
유치원 가기 전, 이것만은 꼭!
1 정윤진리틀펀 어린이집 교사‘유치원 가서도 이러면 선생님한테 혼나’ 등 부정적인 말은 유치원에 거부감과 두려움만 갖게 할 뿐입니다. 유치원을 미리 방문해보거나 집에서 하는 유치원 놀이로 친근함을 갖게 해주세요.
2 이혜성
위즈코리아 위즈아일랜드
교육 전문가 유치원에 입학하기 전부터 바른 식습관과 체력을 길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밥을 먹고, 잠자리에 드는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들이도록 도와주세요.
3 정윤선
월드 아일랜드 놀이학교 교사집에 친구들이 놀러 오면 아이의 사회성을 조금이나마 파악할 수 있어요. 말로 하기보다 때리고 보는지, 소심한지, 적극적인지 등을 파악해 양보하는 법, 친절하게 말하는 법 등을 가르쳐주세요.
유치원 가는 아이, 가장 걱정되는 것은 무엇인가요?
<맘&앙팡> 홈페이지에서 유치원에 입학하는 아이에 대한
엄마들의 걱정거리가 무엇인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89명이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친구들과의 관계’가 39%를
차지해 엄마들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나타났다.
“남의 것과 내 것을 구분하게 해주세요”자기 것도 모자라 친구들 물건까지 다 뺏는 아이들이 있다. 특히 교구, 블록 등을 갖고 수업할 때 가장 말썽이다. 친구가 애써 쌓아놓은 블록을 모두 자기 것이라고 무너뜨려 가져가거나 다른 아이들은 손도 못 대게 한다.
advice정윤선 친구가 놀 때 아이가 이런 성향을 보인다면 “친구 장난감이야, 갖고 놀아도 되는지 먼저 물어봐야지”라고 반복해서 얘기해주세요. 꾸준히 얘기해 주면 친구의 장난감에 손이 가기 전에 “이거 갖고 놀아도 돼?”라고 아이가 먼저 물어보게 될 거예요.
정윤진 집안의 물건도 부모와 아이 것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남의 물건을 만질 때는 허락을 받아야 하고, 함부로 만지면 상대방이 매우 불쾌할 수 있다는 것을 일러주세요. 자기 물건에 애착이 생겨 유치원에서도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리지 않고 잘 챙기게 됩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법을 가르치세요”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무조건 친구를 때리거나 꼬집는다. 어떤 상황이든 친절하게 말하줄 모르고 친구를 힘으로 제압한다. 이런 유형의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따돌림당하기 쉽다. 아이들도 친절한 친구를 좋아한다.
advice이혜성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기 쉬워 관계에서 좌절감을 경험합니다. 의견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우선입니다 “너라면 기분이 어떨까? 친구 기분은? 그럼 친구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등의 말로 상대방의 기분을 아이가 공감하게 해주세요.
“산만한 아이에게 집중력을 키워주세요”
수업 중 혼자 교실을 돌아다니거나 수업과 상관없는 장난감을 갖고 노는 등 수업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산만하게 행동하는 아이가 있다. 그렇다고 친구들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고, 유치원에 오는 걸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advice정윤진 관심 밖의 것에는 집중하지 못합니다. 집에서부터 집중하는 시간을 늘려가는 것이 중요한데, 일단 아이가 좋아하는 놀이부터 시간을 정해 시작하고, 정해진 시간이 다 되면 그만하도록 해 절제하는 능력을 길러주세요. 흥미 없는 것을 할 때도 정해진 시간에는 충실하게 집중해야 한다는 사실도 깨닫게 해주세요.
정윤선 무엇보다 아이의 자신감을 키워주세요. 자주 야단치거나, 뭐든 엄마의 기준으로 옳고 그름을 판단해온 경우 아이는 모든 일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어 집중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어떤 것을 결정할 때 반드시 아이의 의견을 묻고,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충분히 칭찬해주세요.
“대소변을 가리게 도와주세요”집에서는 대소변을 잘 가리는데 유치원에서만 유독 실수하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에게 말도 하지 못한 채 꾹 참고 있다가 실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dvice이혜성 선생님이 알아서 해주기를 기다리거나, 말하기가 부끄러워 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실수합니다. 아이가 어려서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도 혼자서 일을 보고, 손을 씻는 습관을 들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놀이공원, 백화점 등에 갈 때 아이에게 집이 아닌 다른 곳의 화장실을 경험하게 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정윤진 대소변을 보고 싶을 때 정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오줌이 마려우면 집에서 엄마한테 말하는 것처럼 선생님한테 얘기해야 해. 선생님이 도와주실 거야” 등의 말로 선생님이 엄마처럼 언제나 도와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시켜야 합니다.
“혼자 옷 입기, 밥 먹기 등 스스로 하는 힘을 길러주세요”유치원 현관에서 자신의 신발을 찾지 못해 멀뚱히 앉아 있거나 점퍼와 가방을 벗지 못해 수업이 시작할 때까지 의자 옆에 서 있는 아이, 정리 정돈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아이 등 스스로 하는 능력이 없는 아이들이 있다. 선생님이 차근차근 도와주겠지만, 문제는 혼자서 하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advice정윤선 선생님에게 온전히 의지하는 아이는 단체 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겪습니다. 집에서 신발을 신을 때는 오른쪽, 왼쪽을 설명해주고 혼자서 신어보게 하세요. 그리고 “이제 신발도 스스로 신고, 태준이 정말 멋지다”라고 칭찬해주세요. 반복되는 칭찬에 기쁨을 느낀 아이는 다른 일도 혼자 해보려고 할 거예요.
정윤진 스스로 정리 정돈할 수 있는 환경을 꾸며주세요. 작은 서랍이나 상자 등을 여러 개 만들어 쉽게 장난감을 분류할 수 있도록 내용물의 사진을 붙여두고 처음엔 엄마와 함께 놀이처럼 정리 정돈해보세요. “노란색 블록은 어디가 집이더라” 등의 말로 아이가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면 좋죠. 점차 단계별로 엄마가 도와주는 시간을 줄이고, 조금 답답하더라도 인내심을 갖고 아이 스스로 해내는 것을 지켜보고 칭찬해주세요.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는 습관을 길러주세요”식사 시간에 친구들이 밥 먹는 모습을 보고만 있거나, 장난감을 갖고 노는 등 딴짓하는 경우가 있다. 많은 아이들이 단체로 밥을 먹는 시간에 아이만 졸졸 쫓아다니며 먹일 수도 없고 굶길 수도 없고 난감하다.
advice정윤선 정확한 식사 시간을 정해두고 아이와 함께 시계를 보며 밥을 먹는 습관을 들이세요. “자, 태준아, 지금 12시니까 30분 동안 밥 다 먹고, 이 닦으러 가자”라는 말로 약속을 정하세요. 만약 그 시간 안에 밥을 다 먹지 못했더라도 과감하게 식탁을 치워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 배고픔을 느낀 아이는 식사 시간이라는 약속의 중요성을 깨우치게 됩니다. 아이가 제 시간에 밥을 잘 먹었을 때는 칭찬해주고, 식사 시간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세요.
이혜성 먹는 양이 적고, 입이 짧은 아이는 많은 친구들과 정해진 시간에 함께 밥을 먹어야 하는 환경에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평소에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두고 제때 조금이라도 먹는 습관을 들이게끔 도와주세요. 아이가 먹지 않겠다고 떼를 쓰더라도 졸졸 쫓아다니면서 먹이는 건 금물이에요. 되도록 식탁에 앉아서 먹도록 꾸준히 연습시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자신의 이름 정도는 읽을 수 있게 간단한 한글을 가르쳐주세요”완벽하게 한글을 익히라는 게 아니다. 단체 생활을 하다 보면 크레파스, 스케치북, 수저, 가방 등의 물품을 사용할 때 자기 것과 친구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이름표를 보고 자기 것을 찾을 수 있으면 단체 생활이 훨씬 편하다.
advice정윤진 아이는 눈으로 보고, 듣고, 말하고, 쓰는 순서로 한글을 배워갑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사물에 이름을 붙여두면 간단한 단어를 그림처럼 통으로 외웁니다. 아이와 엄마가 함께 잡지 등에서 그림, 글자를 오려 낱말 카드를 만들어보면 효과는 배가됩니다.
이혜성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물건을 찾도록 이름만은 꼭 알게 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자를 그림처럼 그리면서 모방하기 때문에 이름을 스케치북에 써주고 그림 그리듯이 써보게 하세요. 물건에 이름표를 달아 “아까 쓴 성준이 이름이 여기 적혀 있네. 앞으로 네 물건은 이름표를 보고 찾으면 돼”라고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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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교사가 말하는 꼴불견 엄마 베스트 5
01 “선생님, 어느 학교 나오셨어요? 전문 교육은 어디서 받았죠?” 교사의 자질이 중요하다지만 노골적으로 꼬치꼬치 캐묻는다. 드물지만 교사 프로필을 이메일로 보내달라는 엄마도 있다. 02 “우리 아이 왜 미워하세요?” 물론 더 예쁘고, 사랑스러운 아이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이들 앞에서 함부로 티 내는 교사는 자격이 없지 않은가. 아이가 집에서 하는 말만 믿고 다짜고짜 왜 미워하느냐고 물어보면 황당하기 짝이 없다. 03 “왜 우리 아이가 아직 글자를 못 읽죠? 안 가르치세요?” 아이가 뒤처질까봐 걱정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가정교육도 어느 정도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건 왜 모를까. 아이마다 습득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제각각이다. 그렇다고 유치원 때부터 나머지 공부를 시킬 수도 없고. 반복 학습으로 때가 되면 읽고 쓰고 말할 수 있다. 04 “아이가 생선을 싫어해요. 고기 반찬 해주세요” 유치원 교사는 한 아이만 돌보는 보모가 아니다. 단체 생활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라는 걸 정말 모르는 걸까. 알레르기가 있다면 모를까, 편식을 부추기는 부모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다. 05 “우리 아이는 영재예요. 눈여겨봐주세요” “우리 아이가 똑똑해서 수업 시간에 배우는 건 시시해해요”라고 말하면, 영재교육원을 소개해주고 싶다. 아이가 친구를 때려서 상담 하러 와서는 “우리 아이는 영재예요”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경우도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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