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부의 단상]
고향 나들이 길, 3일次
2022년 2월 7일 월요일
음력 壬寅年 정월 초이렛날
강원도 산골집은 여전히 꽤 추운 것 같다. 아침에
검색을 해보니 봉평 읍내가 영하 17도라고 하니까
거의 3도 가까이 낮은 우리집은 아마 영하 20도쯤
되었을 것 같다. 지금 여기 하동은 영하 7도이지만
낮으론 영상의 날씨이다. 추운 고장에 사는 촌부가
느끼는 이곳은 마치 봄날과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어느새 산골집을 떠나 고향 나들이 길에 들어선 게
벌써 나흘째 접어든다. 하는 일없이 놀다보니 세월
가는 줄 모르고 천하태평의 나날을 보내는 것 같다.
촌부없이 자유를 마음대로 누리겠다고 했던 아내는
과연 자유를 실컷 잘 누리고 있을까?
고향 나들이 사흘째,
산책삼아 친구가 살고있는 마을을 한번 둘러봤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이 마을은 여느 마을과는 다르게
아주 특이한 모습을 발견했다. 마을 전체의 골목길
양쪽으로 집집마다 돌담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것이
눈에 띄었다. 크고작은 돌을 어찌나 정교하게 쌓아
돌담을 만들어 놓았는지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제주도에 가면 현무암으로 돌담을 쌓아놓은 것을
볼 수 있고 예전 어릴적에 살던 마을에도 집집마다
돌담을 쌓아놓은 것을 보고 자라기는 했지만 여기
이 마을의 돌담처럼 정교하게 쌓아놓지는 않았던
것 같다. 뿐만아니라 마을 전체가 돌담으로 연결된
모습은 아마도 예전 이 마을의 주민들이 단합을 잘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하도 이색적인 모습이라서
마을 전체의 골목길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사진을
몇 컷 찍어보았다.
드라이브 삼아 진주로 갈까하다가 삼천포로 빠져
삼천포 해변 용궁 어시장을 친구와 함께 다녀왔다.
가는 길에 친구네에서 멀잖은 곳을 지나다가 보니
정동원길이 있었다. 방송을 통해 듣고 보기는 했던
기억이 있기는 하지만 지나가 보는 것은 처음이다.
트롯 신동이라고 하는 정동원을 지자체에서 크게
홍보를 겸하여 관광지로 만들게 된 의도적인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정동원의 집주변에는
여러 대의 자동차와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실 정동원이 작은 할아버지라고
했던 그 사람이 바로 촌부의 친구이다. 같은 마을에
살면서 형, 동생하며 지낸 정동원 할아버지 부탁을
받고 정동원에게 섹스폰을 가르쳐주고 노래지도를
해주었다고 한다. 친구는 정동원 外 몇 몇 트로트
가수를 지도했다고 한다.
삼천포는 꽤 오랜만에 가보았다. 삼천포는 19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사천시에 통합이 되었다고 한다.
일상에서 이따금씩 쓰는 말,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이 있는데 그 곳이 바로 삼천포이다.
이 말은 '진주로 가야 하는데 길을 잘못 들어 옆쪽의
삼천포로 가게 되었다'는 것에서 유래가 된 말로서
'이야기나 흐름 따위가 정상적이거나 일반적이지를
않고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바로 '삼천포로 빠진다'라는 말이다.
삼천포 어시장에 구경삼아 마른 생선을 좀 사려고
갔는데 갑자기 '삼천포로 빠진다'란 말이 생각나서
그 유래를 적어보았다. 모처럼 고향 인근에 온 김에
어릴적 맛있게 먹었던 서대, 낭태 말린 것을 사려고
했는데 요즘에는 잘 잡히지가 않아 비싸다고 한다.
말린 서대는 값을 잘 흥정하여 조금 사기는 했는데
낭태는 아예 없다고 한다. 아내가 서대를 좋아하여
사갈 생각이었다. 예전 부모님 살아 생전에 고향의
생선이라며 사다주셔서 아내는 그 맛을 기억하고
있는지라 고향에 온 김에 사다주고 싶었던 것인데
그나마 낭태는 없어서 못사고 서대만 조금 샀다.
아내는 부모님 생각과 옛 맛을 기억하며 좋아할 것
같다. 낭태도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인데 아쉽다.
함께 간 친구가 개불과 간재미회를 사가지고 와서
안주삼아 둘이 맛있게 먹었다.
첫댓글
촌부님의 3일차 여행길을 둘러 봅니다.
휴가와 같은 고향방문길에 맛있는 것과 정겨운
모든 장소를 찾아서 알려주시는군요. 그러면서도
집에 홀로계실 마나님을 생각하는 글에서 천생으로
아름다운 삶이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잘 보았습니다.
그러니까영
잘 나가다 삼천포로
빠진다는
그 삼천포
그냥 그말이 넘 재밌어여~^^
웃어도 되져
오늘하루도
고향과 친구와 즐거운 시간되세여
여유롭게 홀로
고향 나들이에서의
일상들이 참 정겨움을 줍니다
오늘도 파이팅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