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11 선진편 _문시온
제목: 성격의 조화
논어의 11번째 책 선진편은 공자의 제자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어진다. 공자가 가장 사랑스러워 하고 비통해하는 안연부터 효성 좋은 민자건, 한 성질 하는 자로와 강직한 염유와 자공 등이 등장한다. 약 14명 정도의 공자의 제자가 등장 하는데 공자가 그들의 성격에 대해 한명 한명 설명하는 것을 엿볼 수 있다. 따라서 이번 편에서는 세상 사람들의 유형과 성격의 다양함을 적나라하게 느끼게 된다. 결국 논어의 꽃은 사람인 것 같다.
먼저 자로라는 제자의 성격을 다루어 보길 원한다. 자로는 야인 출신으로 용맹스럽고 직선적이며 성급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다. 때문에 공자에게 많은 꾸지람을 듣는 사람이다. 마치 성경의 예수의 제자 베드로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제자이다. 논어에서 자로를 볼 때면 한 성질하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자로는 용감하고 강하다”(11.15)하지만 그 때문에 성급한 나머지 공자에게 ”유(자로)는 대청마루에는 올라섰으나 다만 아직 방안에 못 들어 온것이다.“(11.14)라는 말을 듣는다. 이렇듯 공자는 언제나 먼저 행동부터 해버리는 성급한 자로를 걱정했다.“자로가 좋은 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라고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부형이 계시는데 어찌 듣는 대로 곧 행하겠는냐?……..자로는 남을 이기려 하기 때문에 물러서도록 한 것이다.”(11.21)
정리하자면 자로는 용감하여 미루는 일이 없고 꾸밈없는 성격을 가져 공자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한 편으로는 그 불 같은 성격에 못 이겨 학구적인 것에는 한계를 가진 인물이다.
또 염유라는 인물이 있는데 앞서 본 자로와는 상반된 성격을 가진 인물이다. 염유가 노나라의 정치가로 화술에 능한 행정가였다. 재주가 많았고 언제나 강직하고 신중했다. 하지만 너무 강직한 나머지 위태로운 상황에도 물러서지 않았으며 너무 신중한 나머지 행동이 소극적일 때가 많았다. “염유가 좋은말을 들으면 곧 실천해야 합니까? 하고 여쭙자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들으면 곧 행해야 한다……… 염유는 소극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한 것이고“ 염유는 앞서 같은 질문을 한 자로와는 반대의 답변을 받는다. 자로에겐 듣는대로 행동하지 말라한 공자였지만 염유에겐 곧바로 행하라고 말한 것이다. 이와 같이 염유는 신중하고 강직하여 재주가 많지만 그것이 지나쳐 학문에 소극적인 인물이였다.
이 글에선 성격이 상반된 자로와 염유만 보았지만 이 밖에도 많은 제자들과 그의 성격들이 있다. 유약, 안연, 민자건, 증자, 중궁, 재아, 자공, 자유, 자하 등 배울점이 각각 다양한 사람들이다. 이렇게 천차만별의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항상 지나침과 모자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지나친 것은 모자란 것과 마찬가지네”(11.15) 공자가 말한 것과 같이 아무리 좋은 성품이라도 지나치면 독이되고 아무리 이쁘지 못한 성격이라해도 너무 모자라면 이 또한 독이 된다. 좋은 성격이라 평가되는 인내와 온유도 지나치게 행해지면 사람의 속에 화를 낳듯이 말이다. 이처럼 상황에 따른 성격의 조화는 건강한 마음을 만든다.
세상에 완벽하고 이상적인 성격은 없는 것 같다. 나에겐 약점이 되는 성격이 남에겐 필요한 성격이고 남에게 약점인 성격이 나에겐 필요한 성격이 되니 말이다. 서로의 성격에 대한 평가와 비판이 오가는 지금 우리는 자신의 성격에 이상을 씌우고 자신의 마음을 왜곡하고 깎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성격이 없듯이, 그저 나에게만은 솔직하여 자신을 파악하고, 겸손하게 온전한 나로부터 성장의 여정을 시작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