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유통되고 있는 루비는 대부분 미얀마산
- IMF 이전 예물로 팔렸던 상급 루비가 재활용되어 일정량 공급 -
/ 사진출처: 젬프라이즈
국내에서 루비를 거래하는 도매업자는 열 손가락으로 세도 충분할 정도로 국내 루비시장은 매우 저변이 엷다. 진입 장벽 또한 여느 보석보다도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더군다나 최근 10년 사이 국제 루비가격이 폭등해 해외에서의 구매 상황도 녹록치 않다.
루비는 품질의 차이가 크고 산지와 처리상황이 매우 복잡해 초심자가 배우기에는 다이아몬드보다도 어려운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가치체계도 정립되어 있지않고 실무를 배울 기회도 적기 때문에 루비에 대한 업자들의 관심은 멀어지고 있고, 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비가 여전히 유색보석 시장에서 대장주임에는 틀림이 없다.
루비의 색감은 핑크계열에서 퍼플계열까지 폭이 넓고 명도의 차이도 심하며, 투명도도 아주 깨끗한 루비에서부터 아투명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초심자 입장에서는 귀걸이감 색상을 하나 맞추는데도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이렇기때문에 경험이 없는 초심자는 보통 루비를 구매할 때 색상만을 보고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
루비의 가격은 보통 1캐럿대에서도 블루 사파이어의 2~3배로 비싸게 거래되고 있으며 3캐럿 이상의 중량에서는 가격차이가 훨씬 더 크게 벌어진다.
루비는 에메랄드 만큼이나 산지가 중요한 보석이다. 루비의 산지는 미얀마, 스리랑카, 태국, 캄보디아를 비롯해서 모잠비크, 마다카스카르, 베트남 등 여러 곳에서 생산되고 있지만 가장 가치가 있는 루비는 미얀마의 모곡산으로 알려져 있다.
모곡에서 생산되는 루비는 ‘비둘기 피(피죤 블러드)’ 색에 비유되어 가장 가치가 있는 루비로 평가되고 있다. 모곡이나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루비는 대리석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철 성분이 거의 없고 크롬의 발색 영향으로 순수한 적색을 보인다. 또한 크롬은 강한 형광반응을 나타내기 때문에 순수한 적색과 형광 이 두 가지가 합쳐져 햇빛에서도 타오르는 석탄과 같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적색을 만들어낸다.
이에 비해 태국산 루비는 현무암층에서 형성되므로 항상 어느 정도의 철분을 포함하게 되고 이 철분은 형광을 억제시키기 때문에 약간 어두운 적색으로 보인다.
/ 사진출처: 젬키(Gemkey) www.diamonds.co.kr/gemkey
대부분의 루비는 아름다움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열처리가 된다. 특히 미얀마 몽슈루비는 원석의 중심부분에 짙은 청색의 어두운 핵이 있어 전체적으로 자주(Purple)기가 강한 적색이 되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다. 그러나 이 핵은 높은 열로 가열처리함으로써 제거할 수 있기에 대부분의 몽슈루비는 가열처리된 후 판매된다.
그러나 버마산 루비는 오랫동안 미국 정부의 경제 제재와 매장량 고갈로 공급이 줄어들었으며 최근 10여년동안은 그 시장을 모잠비크와 마다가스카르, 탄자니아와 같은 새로운 아프리카 산지들의 루비가 대체해오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산 루비들은 품질면에서 버마산에 버금가면서도 가격은 몇분의 일 수준으로 공급되어 딜러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모잠비크산 루비는 최상급의 버마산 루비와 비교했을 때 컬러와 내용 면에서 동등한 수준이다. 하지만 저품질의 모잠비크산 루비가 납유리 함침처리되어 시장에 나오면서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루비에 대한 납유리 함침처리가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5년전의 일이다. 저품질의 함침처리 루비가 2003년 시장에 유통되기 시작한 후, 이와 같은 수십만개의 스톤이 전세계 시장에서 판매됐다. 국내에서는 때마침 홈쇼핑 채널에서 이 함침처리 루비를 대량으로 판매해 루비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를 근본적으로 갉아먹었다. 실제로 천연루비시장은 이 함침처리 루비 때문에 루비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초창기에 이 함침처리 루비에 대한 감별을 명확히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편 보석업계에서는 루비시장이 악화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감별서의 처리표기도 나쁜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따라서 보석협회와 감정원협의회에서는 루비의 ‘미세한 잔류흔, 충전처리, 함침처리’ 등과 같은 한글 표기를 2016년 7월 1일부터 H, H(a), H(b), C(a), 충전, 함침 등으로 변경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보석 재활용이 타국가 보다 활발한 국내시장에서는 여전히 미얀마산 루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IMF 이전 주로 예물로 많이 팔려나간 루비가 다시 재활용되어 국내시장에 공급되고 있다.
과거 예물로 사용했던 다이아몬드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좋았던 것 처럼 과거 국내에 유통되었던 루비도 상대적으로 좋은 품질이 많아 국내에서 재활용된 루비가 해외에서 구매하는 것 보다 가격과 품질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 김태수 편집장
diamond@diamonds.co.kr
귀금속경제신문(www.diamond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