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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창극단 김성녀 예술감독 이자람 작창 작곡 음악감독 고선웅 극본 가사 연출의 흥보씨
공연명 흥보씨
공연단체 국립창극단
예술감독 김성녀
작창 작곡 음악감독 이자람
극본 가사 연출 고선웅
공연기간 2018년 7월 13일~22일
공연장소 명동예술극장
관람일시 7월 18일 오후 8시
명동예술극장에서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이자람 작창 작곡 예술감독, 고선웅 극본 가사 연출의 <흥보씨>를 관람했다.
김성녀(1950~)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은 배우이자 대학 교수이며 국악인이다. 마당놀이극의 대모로 유명한 그녀는 1969년 뮤지컬배우 첫 데뷔하였고 1976년 극단 민예극장에 적을 두어 연극배우 데뷔했다. 1976년 극단 민예극장 입단, 1978년 국립창극단 입단, 1981년 국립극단에 입단하여 활발한 활동을 했다. 1986년 극단 미추에 입단하여 배우로 활동하였다. 김종엽, 윤문식 등과 함께 마당놀이극에 출연하였다. 어머니는 판소리 보유자 박옥진 명창이고, 동생은 안무가 김성일이고, 배우자는 연극배우 겸 연극연출가 손진책이고, 딸은 뮤지컬 배우 손지원이다. 1988년 KBS1 '토지'와 1990년 KBS1 '서울뚝배기' 1996년 KBS2 '아내가 있는 풍경' 등에 출연하였고, “MBC 마당놀이 놀부전”과 “한네의 승천”, “멕베드”, “죽음의 소녀”, “남사당의 하늘”등에도 출연하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TV 드라마, TV 마당놀이, 연극 등을 넘나들며 활동하였다. 또한 그녀는 신앙심이 두터운 불교 신자로서 수많은 찬불가를 불러서 가수로 활약하기도 하였다. 1990년 단국대학교 국악학과를 졸업했으며 뒤이어 1995년 중앙대학교 대학원 음악학과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0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과정이 설립되면서 교수로 영입이 되었다. 2005년 중앙대학교 국악대학 음악극과 학과장을 거쳐 2007년 3월 제5대 국악대학장에 취임하였고, 음악극 전공의 교수로서 학장, 대학원장을 겸임하였다. 손진책이 연출한 《벽 속의 요정》에서는 혼자 32개 역할을 연기하고, 제20회 이해랑 연극상을 수상했다.
이자람은 국악고등학교에 학생이던 1997년 4시간에 걸쳐 판소리 심청가를 완창하여 주위를 놀라게 했고, 1999년에는 최연소 최장시간 (20세), 8시간 춘향가 완창으로 세계기네스북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자람은 단순한 젊은 명창이 아니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판소리의 현대화와 대중화에 앞장선 인물이기도 하다. 서울대 국악과 재학시절 국악뮤지컬집단 타루를 이끌면서 남녀의 성역할을 뒤바꾼 풍자적 창작판소리 구지이야기 등으로 크게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리드보컬, 라디오 방송 D J, 가야금 연주자, 기타리스트, 작곡가, 작사가, 영화 OST 참여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2008년에는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에서 착안한 사천가를, 2011년에는 브레히트의 <억척어멈과 자식들>을 모티브로 하는 억척가를 각각 성공적으로 완성시키며, 명실 공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젊고 미녀인 국악인이다. 2014년에는 주요섭의 <추물>, <살인>을 소재로 한 <판소리단편선1_주요섭>을 작창하여 공연하고,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이방의 순례자들》에 수록되어 있는 <대통령 각하, 즐거운 여행을, Bon Voyage, Mr.President!)>의 내용을 기초로 한 <이방인의 노래>를 공연하였다. 이자람은 뮤지컬에도 참여하여, 2010.부터 뮤지컬 《서편제》의 여주인공 '송화'역을 맡아 연기하고, 2014. 제8회 더 뮤지컬 어워즈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자람을 언급할 때 1984년도의 <내 이름(예솔아!)>가 빠지지 않는데, 위 노래에서 등장하는 예솔이가 지금의 이자람이다.
연출을 한 고선웅은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연출가와 작가를 기본으로 연극, 뮤지컬 등의 각색도 한다. 2005년 12월 극공작소 마방진을 창단하여 대표, 2010년 9월부터는 경기도립극단의 예술감독. 2011년 팸스초이스로 선정된 <칼로 막베스>는 마방진 창단 5주년 기념작으로 2010년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 초연되었다. <칼로 막베스>를 통해 고선웅은 처음으로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연출상을 받았다. <라빠르트망> <홍도> <탈출> <맥베드> <산 허구리> <곰의 아내> <한국인의 초상> <강철왕> 그 외의 다수 작품을 연출했다. 2015년 국립극단 고선웅 연출의 <조씨 고아 복수의 씨앗>은 동아연극상과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국내 연극 상을 줄줄이 받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고, 2016년 10월 중국 베이징 공연에서도 호평을 받았다.
무대는 3면벽에 엄청난 크기의 산수화를 그린 병풍 같은 가리개가 세워져있고 배경 중앙이 갈라지면서 그 안의 깊숙한 공간이 드러난다. 무대 좌우 벽의 병풍 조형물도 사이 벌어져 있다. 천정에서 엄청난 크기의 반원형의 조형물이 내려져 있고, 영상을 투사해 노래의 자막이 무대 좌우 스크린에 투사되고, 막을 내리면 인공위성 같은 조형물이 날아다니기도 한다. 동헌 장면에서는 글씨를 쓴 조형물이 천정에서 내려오고, 부채를 소품으로 사용한다. 어린아이 얼굴을 그린 조형물이 아이 역할을 하고, 여러 개 의 전구가 달린 갓을 쓴 외계인이 등장하기도 한다. 오케스트라 박스에 연주석이 있어 아쟁 피리 거문고 북 대금 가야금, 타악기, 신디사이저 등을 연주한다.
1833년에 쓴 흥부전의 한글필사본이 발견되었다. 하버드가 소장 중인 지금까지의 가장 오래된 흥부전인 흥보젼보다 20년이나 앞서있다. 해당 자료는 송준호 연세대 명예교수가 소장하고 있던 자료로서, 책의 표지는 박응교 전이며, 전체적인 내용도 흘려 쓴 한글로 적혀져있으나 현대의 사람들은 읽기 힘들어 번역과 해석이 필요한 한 권의 고서쯤으로 생각하고 자세히 보지 않다가, 최근 책장을 넘기다보니 중간 부분이 흥보만보록이라고 적혀져 있는 것을 이상하게 여겨 연구가 진행되었다.
단순히 가장 오래된 흥부전이기도 하지만 가장 오래된 판소리 작품이며 기존 흥부전에서 막연하게 다뤄졌던 흥부 놀부의 출생배경 과 자세한 이야기 등이 적혀져 있다. 여태껏 흥부전의 배경은 남부지방 쪽으로 생각하고 있던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특히 춘향뎐과 같이 남원으로 생각되고 있던 흥부전의 본래 장소가 평양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를 발견했던 정병설 서울대 국문과 교수와 김동욱 박사는 '호남지방이 판소리의 주도권을 지니게 되면서 배경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고 해석하였다. 현재 전라도 남원엔 흥부마을이라는 관광지가 있는데 흥부가 살았다는 고향집과 심지어 묫자리까지 조성되어있다. 이 작품의 발견으로 흥부 관련 모든 장소가 단순히 구전되어온 거짓된 곳으로 치부되고 위상마저 추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생겨나고 있으나 본래 작품의 주제가 권선징악인 것을 생각하면 평양과 남원이 무슨 차이가 있으랴?
국립창극원의 공연은 아주 새롭고 독특한 내용의 <흥보씨>다. 자식이 없어 근심하던 연생원은 친척 문상을 다녀오다가 길에 버려진 아이를 발견하고 데려다 기른다. 이 아이가 흥보라는 설정이다. 영생원의 부인은 남편이 집을 비운 새 다른 남자와 통정을 해 아들을 낳게 된다. 이 아이가 놀보라는 설정이다. 연생원은 아들 둘이 생기니 기쁨에 젖는다. 흥보는 원작대로 심성이 착하고 놀보는 심술궂기 한량없다. 연생원이 늙어 죽자 동생인 놀보는 형 흥보에게 형제의 서열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놀보가 앞으로는 형 노릇을 하겠다고 떼를 쓴다. 마당쇠가 안 된다고 펄펄 뛰지만 착한 흥보는 놀보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동생노릇을 하겠다고 약속한다. 흥보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산 속 묘소에서 3년 상을 지낸다. 마지막 날 흥보는 아이를 낳지 못해 시집에서 쫓겨난 여자 정씨가 무덤에 올라가 나무에 목을 매려는 걸 겨우 말리고 그를 구한다. 이 일을 계기로 흥보와 정씨는 부부의 연을 맺는다. 이들은 함께 산을 내려가다가 딱한 사정의 거지 아홉 명을 만나 식솔로 삼는다. 풍찬노숙 중이던 거지들 아홉 명은 흥보를 아버지로 모시고 흥보의 자식 노릇을 한다. 집에 도착하니 3년 상 동안 집에서 편하게 지낸 놀보가 연생원의 재산을 통째로 차지하고 떡하니 버티고 있다. 흥보와 정씨 그리고 아홉 명의 자식이 나타나지 놀부는 노발대발 형 노릇을 하며 흥보 처자권속을 길바닥으로 내쫓는다. 길에서 흥보 앞에 나이가 많지만 잘생긴 거지가 등장해 구걸을 하니 흥보는 그 경황 중에도 갖고 있던 마지막 음식을 줘 보낸다. 노인 거지는 잘 되라는 축원을 하고 떠난다. 마침 농사철이라 놀보는 흥보에게 농사일을 도우라며 흥보와 자식들에게 외양간에 머물도록 한다. 쇠똥냄새가 배인 곳이지만 놀부는 머물 장소를 얻어 다행으로 생각하고 자식들과 농사일을 돕는다. 놀부는 수고했다며 여름내 농사일을 한 흥보에게 겨우 보리 한가마를 준다. 농사가 끝나고 겨울이 되니 놀부는 흥보를 내쫓는다. 통사정을 해도 소용이 없자 흥보 내외와 자식들은 초라한 움막에 자리를 잡는다. 하지만 먹을 게 없어 흥보는 놀보를 찾아가지만 놀보 처에게 주걱으로 따귀만 맞고 돌아온다. 여기에 난데없이 외계인이 등장을 하고, 한양에서 춤꾼이자 여자 꼬이기가 본업인 제비족의 한사람이 그를 뒤쫓는 사람들을 피해 흥보 자식들 속에 몸을 숨겨 위기를 모면한다. 제비는 떠나면서 금빛 찬란한 원형의 박씨를 흥보에게 전하고 간다. 홍보 가족은 박씨를 심는다. 박이 자라 딸 때쯤 되니 저승에서 아버지 연생원이 등장을 하고, 박을 타자 천둥번개가 일며 흥부일가는 예수와 열두 제자의 모습으로 변신을 해 찬송가 “내게 강 같은 평화”를 화평으로 바꿔 부른다. 그때 놀보가 등장해 흥보에게 관가에 가서 대신 볼기를 맞아줄 것을 청한다. 흥부눈 두 말 않고 놀부의 청에 응한다. 흥부는 놀보 대신 관가에 가서 자신이 놀보라며 구속된다. 사또가 등장을 하고 놀보가 소작인을 착취하고 학대한 것을 죄과로 곤장을 때리도록 시킨다. 태형을 막 집행하려 할 때 마을사람들이 떼 지어 놀보를 끌고 몰려와 흥보를 편을 들며 놀보를 가리키며 이놈이 놀보라고 사또에게 밝힌다. 사또가 흥보에게 진실이냐 묻지만 흥보는 자신이 놀부라며 자신에게 곤장을 쳐 줄 것을 청한다. 그때 관찰사가 등장한다. 사또가 놀래 관찰사에게 임금을 대하듯 공손하게 대한다. 관찰사가 흥보에게 다가간다. 그러면서 흥보에게 자신을 모르겠느냐고 물어본다. 흥보가 고개를 저으니, 언젠가 늙은 거지행색을 벌인 일과 그런 자신에게 음식을 준 이야기를 하며 흥부의 기억을 되살린다. 그러나 흥보는 그가 바로 늙었지만 잘생긴 거지였다는 사실을 기억해 낸다. 그렇다고 해서 흥보의 놀보라는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흥보와 놀보는 감옥에 함깨 갇힌다. 죽사발이 음식으로 들어온다. 놀보가 흥보의 죽사발까지 들이키고 배탈이 나 쩔쩔매다가 뒷간으로 간다. 뒷간에서 나온 놀보는 그제서야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흥보에게 “형님”하며 형제의 자리를 바꾸기 전으로 돌아간다. 흥보가 놀보에게 “아우야” 하고 다정하게 부르는 장면에서 창극은 끝이 난다. 권선징악 뿐 아니라, 형제애를 주제로 삼은 창극이기에 관객은 우레와 같은 갈채를 극장이 떠나가라고 퍼붓는다.
김준수가 흥보, 최호성이 놀보, 최용석이 마당쇠, 이소연이 흥보 처, 허종열이 아버지 허생원, 서정금이 놀보 처, 이광복이 미남 사또, 유태평양이 제비족 남자, 윤석안이 건달, 조영규가 관찰사, 우지용이 호랑이와 주지승, 이시웅이 동리사람, 조유아가 외계인, 윤충일이 각설이, 이영태가 첫째 아들, 남해용이 둘째 아들, 김금미가 셋째인 딸, 김형철이 넷째, 이광원이 다섯째, 박성우가 여섯째, 강태관이 일곱째, 김유경이 여덟째, 이연주가 아홉째, 유기영, 조준희, 안미선, 송나영, 왕윤정 등리 동리사람, 최광균이 형리, 장서윤이 가솔 애기로 출연해 출연자 전원의 놀라운 기량과 다져진 노래솜씨 그리고 호연과 열연은 관객을 완전히 극에 몰입시키는 역할을 하고 갈채를 받는다.
연주자로 박희정이 아쟁, 이성도가 피리, 최영훈이 거문고, 조용수가 고수, 이원왕이 대금, 김민영이 가야금, 도경한이 타악, 전계열도 타악, 최현웅이 신디사이저와 전자패드를 연주해 연주자 전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루어 극 분위기 상승을 주도하고 이끌어 간다.
안무 지경민(고블린파티), 무대 김종석, 조명 류백희, 영상 이원호, 의상 최인숙, 특수의상 김수진, 소품 장경숙, 분장 강대영, 음향 지영, 무대감독 정대교, 조연출 서정완, 편곡 음악조감독 김민수, 조안무 이주성 임진호 이경구, 조명프로그램 이수연, 분장팀 정윤경 박희경 이경아 김태영 김하은(한국분장), 조연출보 자막 및 오퍼 고서형 등 스텝진의 열정과 노력이 하나가 되어, 국립창극단의 김성녀 예술감독, 이자람 작창 작곡 예술감독, 고선웅 극본 가사 연출의 <흥보씨>를 평양공연이 바람직한 걸작창극으로 탄생시켰다.
7월 18일 박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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