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고로 멋진 동네, 종로3가" ◈
1968년 김현옥 서울시장은 일명 ‘나비 작전’을 실시했어요
당시 종로3가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의 윤락가.
통칭 ‘종삼’으로 불렸지요
이를 해체하고 청량리·미아리·영등포 등지로 분산시키는
철거 작업이었어요
이철용의 소설 ‘어둠의 자식들’에 이런 내용이 있지요
“그 골목 안쪽은 낮에도 어두웠다.
붉은빛이 도는 창문 너머로 얼굴 내민 여자들과,
그 앞을 서성이는 사내들. 인간의 존엄성이 아니라
오직 하루 치의 생존만이 거래되는 시장이었다.”
몇 년 뒤 종로3가는 청춘과 문화의 중심으로 옷을 갈아입었어요
1972년 연재 소설 ‘별들의 고향’에서 작가 최인호는 말했지요
“젊은이들의 열기로 넘쳐났다.
극장 앞 길거리마다 화려한 간판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찻집과 음악 감상실에서는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거리를 메웠다.
꿈과 낭만으로 가득 찬 딴 세상 같았다.”
단성사·피카디리·서울극장이 거기 있었지요
지금은 낮과 밤, 그리고 구역 따라 다른 얼굴을 가진 거리가 됐어요
탑골공원과 종묘 광장 일대는 시니어 복지 공간이지요
아직도 남아 있는 5000원짜리 해장국집과 7000원 이발소가
어르신들에게 온기를 전하고 있어요
반면 익선동 근처는 청년과 외국인 여행객 성지이지요
어깨를 부딪쳐야 통과할 만큼 좁은 골목길에서 줄을 서고,
밤이 되면 ‘야장’이라 불리는 야외 포장마차가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어요
영국의 글로벌 도시·여행 매체 타임아웃이 발표한
‘2026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World’s Coolest Neighbourhoods)’에서
서울 종로3가가 1위를 차지했어요
CNN 등 외신들이 여행 및 문화 섹션과 소셜미디어 채널을 통해
집중 보도한 뉴스이지요
100년 된 한옥 골목과 서순라길 돌담,
그리고 세련된 미쉐린 레스토랑 대신 ‘야장’의 플라스틱 의자가
트렌드의 중심이 된 기이하고도 활기찬 풍경이라고 했어요
낮에는 어르신과 전통 상인, 밤에는 청년과 외국인 여행객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교차점이라고도 했지요
그러나 영국 매체가 그 고단하고 묵직한 역사까지
알고 뽑은 것은 아닐 것이지요
그들이 주목한 것은 K컬처 바람 타고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나라가 된 지금 한국의 에너지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종로(鍾路)는 본디 새벽과 밤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리던
조선왕조 600년의 중심이었지요
옛것을 헐어내지 않고 덧입힌 덕에,
그 거리에는 보기 드문 시간의 레이어가 켜켜이 쌓여있어요
한국의 어제와 오늘을 동시에 볼 수 있는 독특한 곳이지요
붉은 등불 뒷골목에서 세계 최고 멋진 동네로 변신한
종로3가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싶어요
-* 언제나 변함없는 조동렬(一松) *-
▲ 종로3가에서만 볼 수 있는 가게
▲ 탑골공원 내 국보 원각사지 10층 석탑
▲ 종로3가 포장마차 거리
▲ 10여 곳의 이발소가 모여있는 골목
▲ 고즈넉한 돌담길 '서순라길'
▲ 해질녘 정겨움을 더하는 익선동 한옥골목
▲ 세운상가에서 보이는 종묘와 북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