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장국으로도 그만인 100% 순메밀 막국수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 호텔 뒤편으로 이사했음)
카페골목은 메밀 음식을 아주 좋아한다. 메밀묵, 메밀전, 메밀전병, 메밀막국수...
그중에서도 강원도 정선시장에서 먹었던 재래시장표 메밀전병과 메밀묵, 고성/속초에서 먹었던 메밀막국수는 뇌리에 깊이 박혀 하나의 추억이 되었고 이따금 입맛을 다시게 한다. 그 맛이 생각날 때면 불쑥불쑥 떠나고픈 충동이 일 정도로.
하지만 아무리 좋아도 거리가 멀면 자주 먹기가 어렵다. 이웃 사촌이라고 음식도 가까이 있어야 자주 먹고 친해지고 즐길 수 있다. 강원도는 거리 때문에 자주 가지 못해 아쉬운데 서울에 제대로 하는 100% 순메밀 막국수집이 있다는 반가운 소리가 들린다. 강남구 삼성동의 백운봉막국수.
블친 윤중님과 자유로님의 단골집이라는데 윤중님이 신년인사차 초대를 해서 찾았다.
서울에서 100% 순메밀 막국수라...
입구에 제분기가 보인다. 직접 제분을 하고 반죽을 해서 100% 순메밀로 막국수를 만든다고 한다.
메밀음식 외에 족발과 보쌈도 인기메뉴라는데 서비스로 홍합탕과 메밀전이 나온다.
술 손님들에겐 아주 인기메뉴라고.
메밀면수와 기본찬
메밀집답게 슴슴하고 푸석한 식감의 메밀묵이 서비스로 나온다.
메밀전병(8천원).
도톰하고 속이 알차 보기 보다 양이 많다.
다른 메뉴를 먹는 사람들도 이걸 별도로 주문해 나눠 먹을 정도로 인기 메뉴라고.
당면 외에 김치도 들어가 맛이 칼칼하다.
지지미 기름의 고소함과 속살의 칼칼함이 맛있게 조화를 이룬다.
혼자 먹기엔 양이 많아 다른 메뉴와 함께 두세사람이 나눠 먹으면 알맞을 것 같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살얼음 동동 뜬 순메밀막국수(8천원).
맑고 깨끗하다.
육수는 오로지 동치미다.
동치미 외에 다른 것은 가미되지 않아 끝맛이 아주 개운하다.
옛날 연탄불 피우던 시절에는 연탄가스를 마셔 정신이 혼미하면 동치미국을 들이키게 했었다. 제대로 된 동치미에는 해독과 각성의 효과가 있다.
동치미 육수도 개운하고 면발도 깔끔하다. 일부 호사가들이 메밀의 함량이 70%(7대3)가 맛있느니 80%(8대2)가 맛있느니 말들이 많지만 키페골목은 100%가 좋다. 없어서 못 먹을 뿐.
메밀은 건강에 매우 좋은 식재료다. 여러가지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몸 안의 열기와 습기를 배출시키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뜨리는 한편 간의 해독기능을 돕는다고 한다. 소화와 배변을 돕는 성분도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많이 먹어도 속이 편하다. 비만예방과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한다.
동치미와 어우러진 순메밀 막국수, 한끼 식사로도 좋고 해장으로도 그만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