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221 (화) 네거티브 치닫는 대선… 폭로와 해명 싸움, 정책을 삼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아들의 도박과 부인의 허위 경력 의혹에 휘말리면서 도덕성 검증을 명분으로 한 네거티브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후보와 그 가족의 도덕성 검증은 물론 중요하지만, 그것이 정책 검증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니면 말고‘식 폭로를 지양하고, 유권자가 후보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도덕성은 물론 정책 대결도 심층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재명 후보는 12월 19일 ‘윤봉길 의사 순국 89주기 추모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아들 의혹 제기에 대해 “자식을 둔 죄인이니까 필요한 검증은 충분히 하시고, 문제가 있는 점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재명 후보는 아들 도박 의혹 보도가 나온 지난 12월 16일 하루에만 세 차례 사과하는 등 낮은 자세를 보이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이날 추모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여당의 부인 김건희씨 허위 이력 의혹 제기에 대해 지난 12월 17일에 이어 거듭 사과하면서도 “민주당 주장이 사실과 다른 가짜도 많지 않나”라며 “그런 부분은 여러분이 잘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윤석열 후보는 이후 서울 여의도 당사 앞에서 ‘김건희씨 의혹과 관련해 다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후보 가족과 관련한 양측의 폭로와 공방은 주말에도 계속됐다. 민주당은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씨의 허위 경력 논란을,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 문제를 거듭 제기, 두 후보의 앞선 사과를 무색하게 했다. 두 후보 모두 이날 공시가격 전면 재검토와 디지털 플랫폼 정부 정책을 들고 나왔지만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앞서 2012년 대선 당시 선거를 80여일 앞둔 시점에 여야는 책임총리제(박근혜 후보), 국가일자리위원회 설치(문재인 후보) 공약 등을 내걸고 정책 경쟁을 본격화하고 있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진영 정치를 뛰어넘을 만한 인물이나 정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도덕성 문제를 둘러싼 진영 싸움이 극대화되고 있다”며 “미래 비전이라도 이야기해야 할 텐데 여야 모두 패러다임 전환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 공방도 검증을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너무 쏠려 있는 점이 문제”라며 “차별화가 보이지 않으니 후보들이 정책적으로 얼마나 준비돼 있는지 유권자들로서는 의구심이 드는 상황”이라고 했다.
"내가 왜 그쪽 말 듣나"에 책상 '쾅'… 이준석-조수진 또 충돌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의 중심축을 맡고 있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이 12월 20일 회의 석상에서 정면 충돌했다. 두 사람은 지난 10월 곽상도 전 무소속 의원 ‘아들 50억 퇴직금’ 문제를 놓고도 공개 설전을 벌인 바 있다. 12월 2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당 선대위 회의장 밖으론 고성이 흘러나왔다. 비공개 회의 도중, 책상을 치는 소리와 누군가의 화난 목소리가 이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 말을 종합하면, 고성이 나오기 직전 이준석 대표는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은 조수진 최고위원에게 “일부 언론에서 나오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보도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나를 공격하는 방식으로 나오니 (먼저) 이를 정리해달라”는 취지로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이에 조수진 최고위원은 “내가 왜 그쪽의 명령을 들어야 하느냐”며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가 이에 “내가 상임선대위원장인데 누구 말을 듣느냐”고 따져 물었고, 조수진 최고위원은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고 강하게 맞섰다. 이준석 대표는 손으로 책상을 치고 회의장을 나갔고, 회의는 곧바로 종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석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내에서 업무 지시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서 선대위 운영체계상 계선을 바로잡고자 좀 이야기를 했다”며 “본인이 맡은 업무에 맞는 것을 지시했는데, 본인은 상임선대위원장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공개 발언하는 바람에 언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조수진 최고위원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다. 이준석 대표는 해당 인사와 이견 조율이 끝난 건지 묻자 “하기에 달려 있다고 본다. 상황의 엄중함을 알았으면 자기 직무를 수행할 것이고, 계선도 올바르게 인지했을 것”이라고 여전히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두 사람이 부딪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0월 이준석 대표는 페이스북에 조수진 최고위원의 문자 메시지를 옮기며 “당신의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준석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장동 사건’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곽상도 당시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퇴직금 50억원’ 등 현안 관련 논의를 하려 하자 “그 퇴직금이 범죄나 화천대유의 불법과 관련이 있는가. 곽상도 의원이 화천대유에 뇌물을 받은 정황이 있는가”라는 반발성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조수진 최고위원은 이 과정에서 다른 최고위원들과 기자들에게도 문자 메시지를 보내 “무소속 의원의 제명 논의가 국감 시작 전날 심야 최고위를 열어야 할 정도로 시급한가”라고 했고, 당시 이 대표를 향해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언급해 이 대표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자동차에 '눈썰매' 달고 아이들 태운… '아찔한 주행’
최근 적지 않은 눈이 내리면서 자동차 눈썰매가 등장했다. 주행하는 차량 뒤에 무언가가 매달려 가는데 자세히 보니 아이 셋이 탄 두 대의 눈썰매다. 12월 20일 제보자에 따르면 사진이 촬영된 곳은 지난 휴일 전남도 소재 국립공원의 2차선 도로인데, 폭설로 차량 통행이 뜸하자 이러한 일을 벌인 것 같다고 전했다. 하지만 눈길에도 4륜구동 차량들은 간간이 이곳을 통행해 사고 위험을 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보자는 "눈썰매를 매단 불안정한 빙판 운전은 지나는 차량 등 가변적인 상황으로 인해 썰매와 차량이 부딪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인명구조 전문가도 "자동차 눈썰매 사고는 썰매와 연결된 줄이 끊어져 관성에 의해 썰매가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는 상황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자동차 후미에 낮게 따라오는 눈썰매를 운전자가 육안으로 쉽게 확인하기가 어려울 것이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눈썰매에 대해 경찰은 도로 위에서 썰매나 스키를 타는 행위는 도로교통법상 불법 행위로 간주돼 처벌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달걀-삼겹살-치킨 모두 껑충… "해먹기도 사먹기도 겁나"
잠잠했던 달걀 가격(30개당)이 최근 다시 6000원대를 넘어섰다. 돼지고기, 소고기 등 육류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20%가량 상승했다. ‘인기 배달 음식’인 치킨, 피자는 물론이고 자장면, 냉면도 줄줄이 올라 서민 부담이 커졌다. 12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며 연말 모임을 취소하고 집밥을 먹는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보기 겁난다” “설 물가가 벌써 걱정”이란 말이 나온다.
○ 주요 먹거리 가격 일제히 오름세
“소고기뭇국 재료를 샀는데 너무 비싸서 당황했네요.” 부산에 사는 A 씨(60·여)는 19일 동네 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깜짝 놀랐다. 달걀, 두부, 무 등 간단한 식재료와 국거리용 소고기를 조금 샀는데 영수증에 3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 찍혀서다. 그는 “요즘 장보기가 겁난다”며 “설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물가가 너무 올라서 걱정”이라고 했다. 내년 설(2월 1일)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서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달걀 값은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여파로 다시 6000원대로 올랐다. 돼지고기와 소고기 등 육류 가격도 1년 전에 비해 20%가량 뛰었다. 식재료 값 상승에 외식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 국산 삼겹살 28%, 미국산 갈비 19% 뛰어
12월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7일 기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6399원으로 1년 전에 비해 14.4% 올랐다. 고병원성 AI 때문에 올해 한 판에 7000원 넘게 급등했던 달걀 값은 산란계(알 낳는 닭) 수 회복 등으로 10월 중순 이후 5000원대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들어 산란계 농장 5곳이 감염되는 등 고병원성 AI가 확산 조짐을 보이자 이달 12월 9일 가격이 다시 6000원을 넘으며 오름세로 돌아섰다.
가정식 주요 메뉴에 쓰이는 돼지고기와 소고기 가격도 상승세다. 12월 17일 기준 국산 냉장 삼겹살(100g) 가격은 2785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8.4% 비쌌다. 한우 등심(100g) 가격도 1만4019원으로 1년 새 17.4%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집밥 수요가 늘면서 육류 가격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월 18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돼 가정에서 외식을 줄이면 연말 가정의 육류 소비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외국산 육류 가격도 올랐다. 수입 냉동 삼겹살(100g)과 미국산 갈비(100g)는 각각 1359원(13.1%), 2928원(18.5%)으로 1년 전보다 10% 넘게 비쌌다.
○ 치킨 2000원 오르는 등 외식도 비싸져
주요 식재료 가격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도 치솟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올해 11월 서울의 대표 외식 품목 8개 가운데 7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올랐다. 김치찌개 백반 1인분은 5.1% 오른 7077원, 자장면 한 그릇은 6.6% 오른 5615원이었다. 경북 김천의 한 베트남 음식점은 6500원이었던 베트남식 샌드위치의 가격을 내년 1월부터 7000원으로 올린다. 이 식당 주인은 “소고기와 돼지고기 등 원재료 가격 상승을 감당할 수 없어 일부 제품 가격을 올린다”고 했다. 서울 종로구 낙원동 돼지국밥 골목 식당들도 5000원을 유지하던 돼지국밥 가격을 지난달 6000원으로 인상했다.
대표적인 서민 메뉴인 치킨과 피자 가격도 오르고 있다. 치킨업계 1, 2위 교촌과 BHC는 주요 메뉴 가격을 최근 각각 500∼2000원, 1000∼2000원 올렸다. 1만 원 이하 중저가 피자를 파는 피자스쿨은 피자 가격을 지난달 3년 만에 1000원씩 올렸다. 롯데리아도 이달 12월 1일부터 제품 판매가를 평균 4.1% 올렸다. 심상치 않은 물가 상승세에 정부는 예년보다 일주일 빨리 설 성수품 공급 확대에 나선다. 설 기간 농축수산물 할인 쿠폰의 사용 한도를 2만 원으로 늘리는 등 각종 할인 행사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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