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심장은 어떤 모양으로 두근거릴까
이건 비문이어서 오늘의 뉴스는 적확하지
알 수 없는 것들로 가득한 날씨를 사랑해
폭염 혹은 폭우 그리고 기꺼이 외따로운 것들
올해는 장마라고 부를 수도 없을 만큼
짧은 비가 다녀갔고 이 세계는 잘 구운 바게트 같아
한낮, 카페에 앉아 있는 쌍쌍의 연인들
사막 같아,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마음들은
어디서 불어온 것인가, 이런 평화로운 소란이여
시간이 흐를수록 결국 이별과 가까워지는 거야
알면서도 모른 척 재잘거리는 회색앵무새
어떤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은 기분을 존중해
그렇다고 그 무엇도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
어두운 것들, 빛을 잃어서 더 환해지는 저녁이여
저 가로등은 한번도 고갤 들은 적이 없어
슬픈 목이여, 구부러진 감정들이 빛나는 세계
대지를 밝히는 슬픔 사이로 또각또각 지나는 섬들
풀린 구두끈을 다시 묶으면 나는 완벽한 공벌레
바람 빠진 축구공처럼 날아가다 이내 가라앉는,
모든 적막이 공중과 빠이빠이 손을 흔들면서
가라앉지, 더 이상 가라앉을 수 없을 만큼
납작 엎드려 어떤 노래가 되는, 너를 닮은 새벽이여
ㅡ 시집 [활력] 시인의일요일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