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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굴라와 브리스가 원문보기 글쓴이: 아굴라
<행신침례교회를 사임하면서> 김관성 목사
(아래 긴 글 다 읽을 시간이 촉박한 분들을 위해 대충 정리하면 개척한 지 7년, 목회자가 6명이니 교세는 짐작할만 합니다.
여기 저기서 너무 많은 문자와 연락이 들어오네요. 저 개인의 신상과 관련된 일이라 낯간지러워 그냥 있으려고 했는데, 몇마디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띄워쓰기 맞춤법 다 무시하고 최대한 빠르게 핸드폰으로 몇마디 남기겠습니다. 저는 행신침례교회의 담임목사직을 사임하고 울산으로 개척을 떠납니다. 그것을 결정하여 행신교회 운영위원회와 전성도들에게 오늘 발표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결정을 내린 것은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1. 행신교회는 7년전에 개척하여 충분히 성장했습니다. 교세를 굳이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사역자가 6명이니, 어느 정도인지 대략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이지요. 그래서 더욱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이런 코로나시기에, 그렇지 않아도 교회 개척이 거의 불가능 하다고 말하는 시절에, 부사역자들을 교회 개척이라는 사지로 몰아넣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는 일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저와 아내, 지호와 지은이가 다시 교회 개척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교회 개척의 원리는 간단합니다. 그 일을 가장 잘 감당할 능력과 준비가 된 사람이 가면됩니다. 저와 저희 가정이 개척을 가는 것은 그 이유 하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 욕망은 상향성의 삶을, 소명은 하향성의 삶을 추구하잖아요. 그래서 마음을 먹었습니다.
2. 시절이 하도 수상하여, 이런 일을 결단하면, 꼭 뒷이야기가 나옵니다. 누가 목사님 괴롭혔냐? 대우를 시원찮게 했냐? 목회에 발목을 잡았냐? 교회에 무슨 일이 있나? 결코 아닙니다. 행신교회에는 저에게 그렇게 한 사람이 한분도 없습니다. 행신교회는 행복한 교회라고 자부합니다. 사역자들이 다 그렇게 생각하고, 성도들 대부분이 실제로 그렇게 느끼고 신앙생활 합니다. 다툼이나 갈등이 전혀 없는 교회입니다. 그리고 행신교회는 저의 인생의 봄날이었고, 태어나서 무언가를 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본 첫 번째 결과물입니다. 힘든 날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날들이 기쁘고 즐거웠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저는 분에 넘치는 사랑과 존중을 받았고, 이 교회를 통해 정말 많이 성장했습니다. 부정정인 어떤 이유가 있어서 이 교회를 떠나 새롭게 교회 개척에 나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저의 이 말에 증인이십니다.
3. 우성균 목사가 충분히 훈련받았고, 이 교회를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을 만큼 자랐습니다. 그는 충분한 역량을 가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가 담임목회에 나설 나이와 준비가 되었습니다. 교회는 이런 젊은 목사를 키워야하고 선배는 길을 열어줘야 합니다. 어떤 의미에서 이 지점에서는 저보다 우성균 목사가 행신교회를 맡는 것이 교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더 좋은 일입니다. 한국교회가 그 동안 보여준 분립개척의 모델은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적당히 돈 좀 챙겨주고 몇 가정을 함께 내 보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이시기에 그렇게 하는 것은 부사역자들을 사지로 몰아넣어 그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만들어 내지 않을까요? 그래서 제가 가기로 한 것입니다.
4. 이 시점에 저와 아내, 지호와 지은이에게 이 결정은 대단히 고통스럽고 어려운 결단입니다. 인간적인 입장에서 보면 거의 미친 짓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내와 아이들의 삶은 교회개척이라는 명분 아래서 대단히 힘든 자리로 다시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가족에게 못할 짓을 하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길을 가야하고, 저희 가정은 그렇게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제가 울산을 개척지로 선택한 것은 행신교회의 안정을 생각해서 그렇습니다. 수도권에 개척하게 되면 분명히 행신교회 성도님들 중에 누군가는 따라나오게 될 거 같아서 울산으로 결정했습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5. 개척한 그 시점부터 저의 손을 잡고 걸어준 개척 멤버들, 이 교회에 와서 장로님이 되시고, 권사님이 되신 어르신들, 같이 울고 웃으며 함께했던 청장년부와 청년들, 언제 봐도 밝은 모습으로 ‘“목사님”하고 저를 부르는 교회학교와 학생회 아이들, 제가 소개시켜 결혼하고, 사랑의 결과물로 세상에 나온 갓난아기들, 한명 한명이 다 스쳐지나갑니다. 무엇보다 열심히 사셨는데 인생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 힘들게 사시는 분들이 제 맘에 가장 많이 걸립니다. 이 모든 사람들과 헤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듭니다. 솔직히, 고통스러운 교회개척을 다시 시작하려니 겁도 나고, 두렵습니다. 그러나 이제까지 저를 인도하시고, 지켜주셨던 주님께서 울산에서 그 일을 다시 시작할 때도 저와 우리가정과 함께 하실 줄 믿습니다. 페친 가족들에게 부탁드립니다. 기도해주십시오. 이 일이 저의 의가 되지 않도록 더 간절히 기도해주십시오. 감사합니다.
덧. 2022년 6월까지 여기서 목회하고, 7월에서 창립기념일인 11월 1째까지 휴가를 받아 본격적인 준비와 개척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창립일에 돌아와서 고별설교하고 떠날 계획입니다. 시간이 조금 남아있습니다. 그 때 까지 자주만나고 교제 나눠요. 수도권 페친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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