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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하용이(談何容易)
말하는 것이야 어찌 어렵겠느냐는 뜻으로, 좋은 말이건 나쁜 말이건 쉽사리 말을 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談 : 말할 담(言/8)
何 : 어찌 하(亻/5)
容 : 쉬울 용(宀/7)
易 : 쉬울 이(日/4)
출전 : 한서(漢書) 동방삭편(東邦朔篇)
무슨 일이든지 입으로 말하는 것은 쉽지만, 실제로 해보면 쉽지 않으므로 쉽게 입을 여는 짓은 삼가야 한다는 말이다. 한서(漢書) 동방삭편(東邦朔篇)에 나오는 말이다.
전한(前漢)때의 문인 동방삭(東邦朔)은 산둥성(山東省) 염차(厭次) 출신으로, 막힘이 없는 유창한 변설과 유머에 능해 무제(武帝)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측근으로서 무제의 뜻을 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황실의 사치를 간하는 근엄함도 갖추었다.
무제가 장안(長安) 근처에 황실 전용의 사냥터 상림원(上林苑)을 만들려 할 때 그는 국고를 비게 하고 백성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것이라며 반대했지만 무제는 이를 듣지 않았다. 또 그가 부국강병책을 건의했지만 그것도 채택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객난(客難), 비유선생지론(非有先生之論)등을 써서 무제를 간하였다.
담하용이(談何容易)란 말은 비유선생지론(非有先生之論)에 나오는 말이다. 이 작품은 비유선생(非有先生)과 오왕(吳王)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담화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비유선생은 오왕을 섬긴 지 3년이 지나도록 자기 의견을 조금도 말하지 않았다. 오왕이 어이가 없어서 계속 의견을 말할 것을 요청했지만 선생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오왕이 나중에는 안달이 나서 무슨 말이든지 해보라고 하자, 비유선생은 "좋습니다. 입을 여는 것은 간단한 일입니다" 하고는, 역사 이래 임금을 간하다가 죽은 충신 이름을 행적과 함께 풀어낸 후 "입을 열기가 어찌 그리 쉬운 일이겠습니까(談何容易)?" 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아부하고 아첨하여 등용된 인물, 임금이 포악했기 때문에 세상을 피해 산 인물의 행적을 들어 충신을 멀리하고 소인배를 등용한 어리석음을 말하였다. 선생은 또 현인이 밝은 군주를 만나 서로 도와 가며 나라를 일으키고, 융성하게 한 사례도 들어 군주로서의 올바른 마음 가짐을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오왕은 감동하여 이후부터 선생의 간언을 받아 들이고 정치를 개혁하여 마침내 오나라를 융성하게 하였다. 담하용이란 이와 같이 입으로야 어떤 말이라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스스로 말을 삼가고 행동을 근신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담하용이(談何容易)
말하는 것이 어찌 쉽겠느냐는 뜻으로, 한서(漢書) 동방삭전(東方朔傳)에 실려있는 일화이다. 전한(前漢) 때 문인 동방삭은 산동성 염차(厭次) 출신으로, 막힘이 없는 유창한 변설과 해학에 능해 무제(武帝)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측근으로서 무제의 뜻을 좇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론 황실의 사치를 비판하는 강직함도 갖추고 있었다.
무제가 장안 근처에 황실 전용 사냥터인 상림원(上林苑)을 만들려고 할 때였다. 동방삭은 국고를 비게 하고 백성들의 삶의 터전을 빼앗는 일이라며 이를 반대했지만 무제는 이를 듣지 않았다. 또 부국강병책을 건의했지만 그것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비유선생지론(非有先生之論)의 글을 써서 무제에게 간하였는데 담하용이란 말은 바로 '비유선생지론'에 나오는 말이다. 이 작품은 다음과 같이 비유선생과 오왕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문답을 나누는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비유선생은 오왕을 섬긴 지 3년이 지나도록 자기 의견은 조금도 말하지 않았다. 오왕이 어이가 없어서 계속 의견을 말할 것을 요청했지만 선생은 여전히 말이 없었다. 오왕이 나중에는 안달이 나서 무슨 말이든지 해보라고 하자,
비유선생은, "좋습니다. 입을 여는 것은 간단한 일입니다" 하고는, 역사 이래 임금에게 간하다가 죽은 충신들의 행적과 이름을 말한 뒤 "입을 열기가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談何容易)?"라고 하였다.
그러고는 다시 아부하고 아첨하여 등용된 인물, 임금이 포악했기 때문에 세상을 피해 살아간 인물의 행적을 들어 충신을 멀리하고 소인배를 등용한 어리석음을 말하며 "말하기가 어찌 쉬운 일이겠습니까?"라고 했다.
비유선생은 또 현인이 밝은 군주를 만나 서로 도와가며 나라를 일으키고 융성하게 한 사례도 들어 군주로서의 올바른 마음가짐을 말하였다. 이 말을 들은 오왕은 감동하여 이후부터 그의 간언을 받아들이고 정치를 개혁하여 마침내 오나라를 부강하게 하였다.
위의 일화는 충신인 동방삭이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 한 무제에게 간언(諫言)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비유선생지론'의 글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간언을 한 것이다. 만일 한 무제가 동방삭의 충언을 받아들였다면 한나라는 더욱 부강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되었을 것이다. 동방삭처럼 위험을 무릅쓰고 간언을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말을 고맙게 여기고 실천한다면 자신의 발전은 물론이요 세상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그리고 '충언은 귀에 거슬리나 행하면 이롭다'라는 말이 있듯이 수도인은 타인의 충언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잘 받아들여 실천할 때 비로소 수도에 도움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동방삭(東方朔) 이야기
기원전 141년에 즉위한 한(漢)나라의 7대 황제 무제(武帝)는 여러 나라에서 인재를 두루 찾았다. 이때 동방삭(東方朔)이라는 자가 아주 파격적인 자기소개서를 내놓았다고 한다. 당시는 종이가 발명되기 전이어서 대나무 죽간(竹簡)에 글을 썼는데 그 분량이 무려 3천 매나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무제가 그 소개서를 모두 읽는 데 무려 2달이나 걸렸다고 한다. 그렇게 길었지만 소개 내용이 너무도 재미가 있어 공무에 바빴지만 한무제는 표시를 해가면서 읽었다고 한다.
죽간 3천 매는 장정 두 사람이 낑낑대며 들어 옮겨야 할만한 분량이었다. 동방삭은 자신을 소개함에 있어서 그렇게 어마어마한 양으로 철저하게 허풍을 떨며 재미있는 이야기식으로 풀어나갔다. “저 동방삭(東方朔)은 조실부모하고 커서는 형수를 돌보았습니다. 나이 12세에 글을 배우기 3년, 문사(文史)를 쓰기에 족했습니다... 키는 9자 2치이며 눈은 구슬과 같고 잽싸기는 경기(慶忌: 오왕 요(僚)의 용감한 아들)와 같으며 청렴하기는 포숙(鮑叔)과 같고 신의가 두텁기는 미생(尾生)과 같습니다. 그러므로 천자의 대신이 되어 마땅하다고 사료됩니다...”로 줄줄이 이어지는 자기소개는 읽을수록 구미가 당겼다고 한다. 두 달이나 걸려 다 읽고 난 한무제는 “거참 재미있는 놈일세”하고 그를 임명하여 자기 곁에서 일하도록 했다.
그때부터 한무제는 그런 동방삭을 자주 불러 말벗으로 삼았고 그때마다 기지와 위트가 넘치는 말솜씨로 한무제를 즐겁게 했다고 한다. 여러 기록에 의하면 동방삭(東方朔)은 중국 전한(前漢) 시대의 문인으로서 막힘이 없는 유창한 변설과 재치로 한무제(漢武帝)의 사랑을 받아 측근이 되었던 인물이다. 그러나 그는 단순한 시중꾼이 아니라 무제의 사치를 간언하는 등, 근엄한 일면도 있었다.
그는 '익살의 재사'로 많은 일화가 전해진다. 그가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을 상주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를 자조(自嘲)하는 글 객난(客難)과 비유선생지론(非有先生之論)을 비롯하여 몇 편의 시문을 남기기도 했다. 속설에 의하면 그가 천계(天界)에서 모든 신선(神仙)을 감독하는 최고 높은 여신인 서왕모(西王母)의 복숭아를 훔쳐 먹어 장수하였다 하여 삼천갑자동방삭(三千甲子東方朔)이라 불리기도 했다.
한무제는 진시황제와 더불어 신선이나 불로장생에 대단히 관심이 많았다. 어느 날 한무제의 궁전에 여신 서왕모가 방문했을 때 가신 중 한 명이었던 동방삭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다. 그는 서왕모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숨어 있었으나 서왕모는 그를 찾아내서는 미소를 지어 보이며 이렇게 말했다. “네가 내 복숭아를 세 개나 훔쳐먹었다지. 이 장난꾸러기 같은 놈” 서왕모가 말한 복숭아란 천계에 열리는 불로장생의 열매인 반도(蟠桃)였다. 서왕모의 추궁에 놀란 동방삭은 그 자리에서 살금살금 빠져나와 부리나케 도망쳤다고 한다.
어느 때 동방삭이 한무제의 여행에 동행한 적이 있었다. 황제의 행렬이 험하기로 유명한 함곡관(函谷關)을 지날 무렵 기묘한 괴물이 나타나 일행의 앞을 가로막았다. 10m에 이를 만큼 큰 키에 소와도 모습이 비슷했지만 눈은 부리부리하게 빛났다. 괴물은 네 다리를 땅에 바싹 붙인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황제를 호위하던 병사들은 겁에 질려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그때 동방삭이 앞으로 나서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괴물에게 술을 줘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그 말에 한무제가 용기 있는 병사 한 명에 명하여 괴물에게 술을 뿌려주자 괴물은 금방 사라졌다. 그 모습을 본 한무제는 동방삭에게 괴물의 정체에 대해 묻자 “이 괴물의 이름은 환(患)이라고 하며 인간의 우울함에서 생겨난 괴물이옵니다. 이 지역은 진(秦)나라 때 감옥이었거나 아니면 죄인이 징역을 살았던 유배지였을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때 이곳에 살았던 인간들의 우울함이 모여 이런 괴물이 생겨난 것인 만큼 술은 우울함을 잊게 하는 묘약이기 때문에 괴물이 물러간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한무제는 동방삭의 그런 지식에 탄복했다고 한다.
당시 그의 박식함은 모를 사람이 없을 만큼 유명했다고 한다. 동방삭에게 어떤 어려운 질문을 해도 척척 대답을 했다고 하니 그의 박식함이 어느 정도였는지 충분히 짐작할만 하다. 그랬기 때문에 무제는 자신의 상담역으로 그를 중용했다. 하지만 그의 언변은 너무 현란하여 충언을 하는가 하면 험담도 하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때도 있었지만 대충 얼버무릴 때도 있었다. 그래서 듣는 상대를 현혹시켜 누구도 그의 진의를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한다.
7대 황제 무제(武帝)가 죽은 수십 년 후 제10대 황제 선제(宣帝)가 즉위하자 동방삭은 스스로 물러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모든 관직을 버리고 누구도 알지 못하는 곳으로 사라져 버렸다고 한다. 이렇게 동방삭은 스스로 한무제 앞에 나섰다가 한무제가 죽은 수십년 후 스스로 모든 권력을 내려놓고 사라졌는데 어떤 사람은 그가 목성의 화신이 되었다고도 한다.
이런 동방삭의 이야기에서 보듯 사람은 나설 때 나서고 떠날 때 떠나야 천복을 누리며 명대로 살 수 있다. 그런데도 오늘날 이 땅에는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을 놓지 못하고 추한 꼴을 보이는 사람들이 제법 많은 듯하다. 예부터 늙어 추해진 모습을 노추(老醜)라 했다. 제발 노추를 드러내는 못난이 정치인들이 없기를 바란다.
▶ 談(말씀 담)은 ❶형성문자로 谈(담)은 간자(簡字), 谭(담), 譚(담)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씀 언(言; 말씀)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炎(염, 담)으로 이루어졌다. 화롯가에 둘러 앉아 이야기(言)를 나눈다는 뜻이 합(合)하여 말하다를 뜻한다. 炎(염)은 타오르는 불길이지만 이 자형(字形)을 부분으로 하는 글자는 모두 조용한 기분을 나타내고 있다. 言(언)은 말, 서로 논쟁하거나 싸우거나 하는 것이 아니고 조용하게 함께 이야기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談자는 ‘말씀’이나 ‘이야기’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중국인들은 한자를 발전시키면서 때와 상황에 따라 필요한 수많은 글자를 만들어냈다. 그래서 사전적으로는 단순히 ‘말’을 뜻할지라도 글자 간에는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談자가 그러하다. 談자는 言(말씀 언)자와 炎(불탈 염)자가 결합한 것이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말하다’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래서 談자는 담판(談判)이나 담합(談合)과 같이 논쟁과 합의가 필요한 ‘말’이라는 뜻으로 쓰이고 있다. 그래서 談(담)은 이야기 담화(談話)의 뜻으로 ①말씀 ②이야기 ③언론(言論) ④이야기하다 ⑤농담하다 ⑥기리다 ⑦깊고 으슥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말씀 언(言), 말씀 화(話), 말씀 설(說), 말씀 어(語), 말씀 사(辭), 말씀 변(辯)이다. 용례로는 이야기로 한 단체나 또는 한 개인이 어떠한 사물에 대하여 그의 의견이나 태도를 분명히 하기 위하여 하는 말을 담화(談話), 서로 의논함으로 서로 상의하여 미리 입찰 가격을 협정하는 일을 담합(談合), 담화하고 의논함을 담론(談論), 웃으면서 이야기함을 담소(談笑), 어떤 일의 시비를 가리거나 결말을 짓기 위하여 논의함을 담판(談判), 서로 주고 받는 이야기를 담설(談說), 서로 이야기 함을 담의(談議), 의리를 이야기 함을 담의(談義), 이야기하던 김에를 담차(談次), 이야기 한 뒤에를 담여(談餘), 이야기하는 말을 담언(談言), 담화한 내용을 그대로 적은 글을 담초(談草), 아무 곳에서나 함부로 논의되는 말을 가담(街談), 거리에 떠도는 소문을 항담(巷談), 모여서 이야기 함을 회담(會談), 예로부터 전하여 내려와 사람들이 마음속에 깊은 동감을 얻고 널리 퍼진 격언을 속담(俗談), 확신을 가지고 자신 있게 하는 말을 장담(壯談), 잘 되라고 비는 말을 덕담(德談), 실 없는 말로 농지거리를 농담(弄談), 말로 상의함으로 어려운 문제를 전문가나 윗사람과 이야기하면서 해결하는 답을 찾는 것을 상담(相談), 마주 대하여 말함 또는 그 말을 대담(對談), 남이 못 되도록 하는 나쁜 말을 악담(惡談), 서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눔을 면담(面談), 세 사람이 솥발처럼 벌려 마주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정담(鼎談), 남몰래 비밀히 하는 이야기를 밀담(密談),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 함을 간담(懇談), 마주 자리를 잡고 앉아서 하는 이야기를 좌담(座談), 호랑이를 말하면 호랑이가 온다는 뜻으로 남에 관해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담호호지(談虎虎至), 위험이나 곤란에 직면해 걱정과 근심이 있을 때라도 변함없이 평상시와 같은 태도를 가짐을 담소자약(談笑自若), 완곡하게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말을 담언미중(談言微中), 담화나 의논이 속출하여 활발하게 이루어짐을 담론풍발(談論風發), 천상을 이야기하고 용을 조각한다는 뜻으로 변론이나 문장이 원대하고 고상함을 담천조룡(談天彫龍) 등에 쓰인다.
▶ 何(어찌 하/꾸짖을 하/멜 하)는 ❶형성문자로 荷(하)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사람인변(亻=人; 사람)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可(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짐을 메고 있는 사람의 모양으로, 나중에 모양이 변하여 사람인변(亻)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可(가, 하)를 합(合)한 글자로 되었다. 何(하)는 荷(하)의 본디 글자인데 可(가)의 음은 의문을 나타내는 말과 비슷하였으므로 의문의 뜻에 何(하)를 쓰게 되었다. 그러므로 메다, 지다의 뜻에는 연잎을 뜻하는 荷(하)를 빌어 쓰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何자는 ‘어찌’나 ‘어떠한’과 같은 뜻을 가진 글자이다. 何자는 人(사람 인)자와 可(옳을 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何자의 갑골문을 보면 어깨에 보따리를 멘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보따리를 메고 어딘가로 떠나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何자의 본래 의미는 ‘메다’였다. 이렇게 짐을 싸 들고 길을 나서게 된 데는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何자는 후에 ‘어찌’나 ‘어느’라는 뜻으로 가차(假借)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되묻던 의미가 확대된 것이다. 지금은 여기에 艹(풀 초)자가 더해진 荷(멜 하)자가 ‘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何(하)는 성(姓)의 하나로 ①어찌 ②어느 ③어떤, 어떠한 ④언제 ⑤얼마, 약간 ⑥무엇 ⑦왜냐하면 ⑧잠시(暫時) ⑨꾸짖다(=呵) ⑩나무라다 ⑪메다(=荷) ⑫받다, 맡다 ⑬당하다, 해당하다 ⑭걸다, 내어 걸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어찌 나(奈), 어찌 내(奈), 어찌 나(那), 어찌 기(豈)이다. 용례로는 아무런 조금도를 하등(何等), 어느 날 또는 무슨 날을 하일(何日), 어찌하여 반드시를 하필(何必), 어느 겨를을 하가(何暇), 어느 때에를 하시(何時), 무슨 까닭을 하고(何故), 이름을 모름을 하물(何物), 어떠함을 하여(何如), 어느 사람이나 어느 것을 하자(何者), 꼭 정하지 아니했거나 모르는 곳을 하처(何處), 이름을 모르거나 작정하지 못한 일이나 물건 따위를 일컫는 말을 하사(何事), 어떠한 뜻이나 무슨 뜻을 하지(何志), 어느 때를 하간(何間), 무슨 관계를 하관(何關), 어느 해를 하년(何年), 어떤 사람을 하인(何人), 무슨 죄를 하죄(何罪), 어찌 특히를 하특(何特), 어느 곳을 하허(何許),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 또는 어떠한가 하는 것을 여하(如何), 어떠함을 약하(若何), 어찌를 나하(那何), 어찌함이나 어떻게를 내하(奈何), 얼마를 기하(幾何), 어떤 사람이나 어느 누구를 수하(誰何), 어찌 보는 바가 늦느냐는 뜻으로 깨달음이 늦음을 이르는 말을 하견지만(何見之晩), 어찌 명년을 기다리랴의 뜻으로 기다리기가 매우 지루함을 이르는 말을 하대명년(何待明年), 어찌 꼭 이익만을 말하는가 라는 뜻으로 오직 인의에 입각해서 일을 하면 이익을 추구하지 않더라도 이익이 돌아온다는 말을 하필왈이(何必曰利) 등에 쓰인다.
▶ 容(얼굴 용)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谷(곡, 용)이 합하여 이루어졌다. 谷(곡)과 큰 집에(宀)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듯이 많은 표정을 담을 수 있는 얼굴을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容자는 '얼굴'이나 '용모'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容자는 宀(집 면)자와 谷(골 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谷자는 계곡에 흐르는 물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모양자로 응용되었다. 우선 갑골문에 나온 容자를 보면 內(안 내)자에 항아리가 하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창고에)물건을 보관하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방안에 항아리가 자리 잡은 모습을 통해 '보관하다'라는 뜻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이 모습이 마치 사람의 얼굴과도 같아 후에 사람의 '얼굴'이나 '용모'를 뜻하게 되었다. 요즘 중국에서 囧(빛날 경)자를 '난감하다'라는 뜻으로 쓰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그래서 容(용)은 ①얼굴 ②모양, 용모(容貌) ③몸가짐 ④용량 ⑤속내, 속에 든 것 ⑥나부끼는 모양 ⑦어찌 ⑧혹(或), 혹은(그렇지 아니하면) ⑨담다, 그릇 안에 넣다 ⑩용납하다 ⑪받아들이다 ⑫용서하다 ⑬치장하다, 몸을 꾸미다 ⑭맵시를 내다 ⑮조용하다, 누긋하다(성질이나 태도가 좀 부드럽고 순하다) ⑯권하다, 종용하다 ⑰쉽다, 손쉽다 ⑱어렵지 아니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물건을 담는 그릇을 용기(容器), 관용을 베풀어 벌하지 않음을 용서(容恕), 사람의 얼굴 모양을 용모(容貌), 무릎을 간신히 넣는다는 뜻으로 방이나 장소가 매우 비좁음을 용슬(容膝), 너그러운 마음으로 남의 언행을 받아들임을 용납(容納),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입을 놀림 또는 옆에서 말참견을 함을 용훼(容喙), 용납하여 인정함을 용인(容認), 용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분량을 용량(容量),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의심을 받고 있는 사람을 용의자(容疑者), 사물의 속내나 실속을 내용(內容), 남의 문물이나 의견 등을 인정하거나 용납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수용(受容), 허락하여 받아들임을 허용(許容), 도량이 넓어서 남의 잘못을 이해하여 싸덮어 줌을 포용(包容), 마음이 넓어 남의 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을 관용(寬容), 범법자 등의 특정한 사람을 일정한 장소에 모아 가둠을 수용(收容), 사물의 어떠함을 말이나 글 또는 시늉을 통하여 드러냄을 형용(形容), 침착하고 덤비지 않음을 종용(從容), 여자의 꽃다운 얼굴을 가용(佳容), 위엄 있는 모습을 위용(威容), 얼굴과 몸매가 뛰어나게 크고 씩씩하고 훌륭함을 일컫는 말을 용모괴위(容貌魁偉), 얼굴 모습과 몸매가 가지런하여 아름다움을 일컫는 말을 용자단려(容姿端麗), 대지가 만물을 포용하듯이 마음이 크고 너그러움을 일컫는 말을 용지여지(容之如地),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라는 뜻으로 아름다운 여자의 고운 자태를 이르는 말을 화용월태(花容月態), 눈처럼 흰 살결과 꽃처럼 고운 얼굴이란 뜻으로 미인의 용모를 일컫는 말을 설부화용(雪膚花容), 머리털 하나 들어갈 틈도 없다는 뜻으로 사태가 단단히 급박하여 조그마한 여유도 없음을 비유하는 말을 간불용발(間不容髮), 탐스러운 귀 밑머리와 꽃 같은 얼굴이라는 뜻으로 미인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운빈화용(雲鬢花容) 등에 쓰인다.
▶ 易(바꿀 역, 쉬울 이)는 ❶상형문자로 昜(이)는 동자(同字)이다. 반짝반짝 껍질이 빛나는 도마뱀의 모양이란 설과 햇볕이 구름사이로 비치는 모양이란 설 따위가 있다. 도마뱀은 아주 쉽게 옮겨 다니므로 바뀌다, 쉽다는 뜻으로 되고 햇볕도 흐렸다 개였다 바뀌며 햇살은 어디나 비치므로 쉽다는 뜻이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易자는 ‘바꾸다’나 ‘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易자는 日(해 일)자와 勿(말 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易자의 갑골문을 보면 그릇이나 접시를 기울여 무언가를 쏟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그릇에 담겨있는 것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담는다는 뜻이다. 그릇에 담긴 것을 내다 버리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易자에는 ‘쉽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이때는 ‘이’로 발음을 한다. 그래서 易(역, 이)는 ①바꾸다, 고치다 ②교환(交換)하다, 무역(貿易)하다 ③전파(傳播)하다, 번지어 퍼지다 ④바뀌다, 새로워지다 ⑤다르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배반하다 ⑦주역(周易), 역학(易學) ⑧점(占) ⑨점쟁이 ⑩바꿈 ⑪만상(萬象)의 변화(變化) ⑫국경(國境) ⑬겨드랑이 ⑭도마뱀(도마뱀과의 파충류) 그리고 ⓐ쉽다(이) ⓑ편안하다, 평온하다(이) ⓒ경시(輕視)하다, 가벼이 보다(이) ⓓ다스리다(이) ⓔ생략(省略)하다, 간략(簡略)하게 하다(이) ⓕ기쁘다, 기뻐하다(이) ⓖ평평(平平)하다, 평탄(平坦)하다(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될 화(化)이다. 용례로는 얼굴빛을 바꾸어 어진 이를 공손히 맞이함을 역색(易色), 나라의 왕조가 바뀜을 역성(易姓), 음양으로 길흉 화복을 미리 아는 술법을 역수(易數), 점치는 일로 업을 삼는 사람을 역자(易者), 바꾸어 놓음을 역치(易置), 초벌로 쓴 원고를 고침을 역고(易藳), 사태의 판국을 바꾸어 놓음을 역국(易局), 솜씨를 바꾼다는 뜻으로 여러가지 방법이나 수단을 써서 탐욕스럽게 남에게서 재물을 뜯어냄을 이르는 말을 역수(易手), 줄을 바꾸어 맨다는 뜻으로 종전의 규정이나 법규를 고치어 바꿈을 이르는 말을 역현(易絃), 이곳 물건과 저곳 물건을 팔고 삼을 무역(貿易), 서로 물건을 사고 팔아 바꿈을 교역(交易), 고치어 바꿈을 개역(改易), 해가 바뀜을 삭역(朔易), 바꾸어 고칠 수 없음 또는 그리하지 아니함을 불역(不易), 격한 마음을 누그려뜨려 기색을 즐겁고 편안하게 함을 이기(易氣), 군대의 양성에 관한 일을 소홀히 하는 일을 이사(易師), 아주 쉬움을 용이(容易), 간단하고 쉬움을 간이(簡易), 까다롭지 않고 쉬움을 평이(平易), 어려움과 쉬움을 난이(難易), 몸가짐이나 언행이 까다롭지 않고 솔직함을 솔이(率易), 글에 담긴 뜻이 얕고 쉬움을 천이(淺易), 처지를 서로 바꾸어 생각함이란 뜻으로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 봄을 역지사지(易地思之), 소년은 늙기 쉬우나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목이 마른 자는 무엇이든 잘 마신다는 갈자이음(渴者易飮), 머리를 잘라 술과 바꾼다는 절발역주(截髮易酒), 어려운 일은 반드시 쉬운 일에서 생겨난다는 난사필작이(難事必作易), 쉽기가 손바닥 뒤집는 것과 같다는 이여반장(易如反掌), 내 자식과 남의 자식을 바꾸어서 가르친다는 역자이교지(易子而敎之), 양으로 소와 바꾼다는 이양역우(以羊易牛), 하늘을 옮기고 해를 바꾼다는 이천역일(移天易日), 횡포로써 횡포함을 바꾼다는 이포역포(以暴易暴), 변하지 않고 바뀌지 않는다는 불천불역(不遷不易), 나뭇가지를 꺾는 것과 같이 쉽다는 절지지이(折枝之易), 남을 헐뜯는 나쁜 말을 하기 쉽다는 악어이시(惡語易施),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꾼다는 이소역대(以小易大), 싸우기는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는 전이수난(戰易守難), 식량이 없어 자식을 바꾸어 먹는다는 역자이식(易子而食), 진을 치면서 장수를 바꾼다는 임진역장(臨陣易將)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