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발 조용히 잠 좀 자자!

[해운대라이프]

제발 조용히 잠 좀 자자!

해운대 이륜차 및 스포츠카 굉음에 몸살… 휴가철 더욱 심해

소음 단속 위해 지자체와 경찰서 협력이 필수적

해운대가 이륜차(오토바이) 소음에 몸살을 앓고 있다. 센텀시티부터 송정동에 이르기까지 심야시간대에 굉음을 일으키는 오토바이와 스포츠카 소음에 주민들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한여름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해운대 주민들의 심야 불면증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9월 당시 홍순헌 해운대구청장이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소음 허용 기준 하향 청원을 올리는 등 이륜차 소음 문제를 공론화시킨 결과 환경부가 이륜차 소음 허용 기준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기존 고출력 이륜차가 이미 95㏈을 초과하는 상황이라 이륜차 운전자들의 반발을 초래했고, 결국 규제개혁위원회가 개정안 도입을 재검토하라는 권고를 내림에 따라 이륜차 소음기준 하향은 사실상 무산되었다.

이륜차 및 자동차 굉음으로 인한 주민들의 고통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 사진은 보행자 신호에서 보도를 횡단하는 이륜차 운전자들 

최근 환경부는 이륜차 소음에 대한 민원을 반영해 적극적인 소음 규제를 실시했다. 이달부터 제작·판매되는 이륜차는 환경부 인증시험 결괏값에서 5㏈(데시벨)을 초과해 운행하지 못한다.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를 만들어 소음기·소음덮개를 떼버리거나 경음기를 추가로 붙인 운전자를 신고하면 포상금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신설됐다.

그러나 이처럼 이륜차 소음에 대한 법적 규제는 강화됐지만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은 크게 줄지 않을 전망이다. 이륜차의 가속성이나 경찰 인력 부족 등 현실적인 문제로 경찰의 현장 적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구체적인 치안환경 분석을 통해 경찰과 지자체가 힘을 합쳐 이륜차 소음에 대한 사후관리 및 불법 이륜차 단속 등을 해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재 소음 단속을 경찰 단독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소음측정 장비를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는 점도 단속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한다(대전일보 7월 5일 자). 

결국 오토바이 소음 단속을 위해서는 지자체와 경찰서의 협력이 필수적인 요건이다. 다행히 현재 해운대구청장은 과거 해운대경찰서장을 역임한 바 있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효과적인 행정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토바이의 위법행위는 이미 전국적 현상이지만 해운대구청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관광도시 해운대에서 이륜차 소음 문제를 근절한다면 해운대의 교통 문화는 전국적인 주목을 받을 것이다. 

/ 박동봉 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