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어릴 때는 정부에서 미터법으로 통일하기 전이라서
전통적으로 척관법이 통용되었다. 무게는 근과 관이었고
부피로는 되와 말이었다. 더 큰 부피는 가마니와 섬이 있었다.
관에서 정한 도량형이 있었지만 장에 가면 업자들이 비정상적인 것으로 속이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예전에도 탐관오리들이 엉터리 도량형기로 농민들을 수탈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금정산 남문입구에 가면 비만측도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10대부터 70대까지 틈새 차이를 두어 폴을 세워 놓았다.
등산 갔다가 내려오면서 재미삼아 그 틈새를 통과해 보았다.
예전에는 30대 틈새를 겨우 빠져 나갔는데 지난번에는 20대도 빠져 나갔다.
친구는 빠져나간 후 소감을 물었더니, "서글프다!"고 했다. 비만이 아니라서 기분이 좋은 게 아니라 나이들어 쪼그라 든다고 느낀 것이다.
며칠전 광주에서 도박혐의로 체포된 베트남인 10명이 경찰지구대에서 창문틈으로 집단 도주했다고 한다.
불법체류자인 이들은 강제추방이 우려돼 달아난 것으로 파악되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6시40분쯤 광주 광산경찰서 월곡지구대1층 회의실에서 베트남인 피의자 23명중 10명이 작은 여닫이 창문 틈을 통과해 도주한 것이다.
이를 두고 각 신문은 틈새가 16cm로부터, 17cm, 20cm 등 제각각으로 보도했다. 틈새는 정해져 있는데 각자가 제 눈대중으로 크기를 정해버린 것이다. 우리도 자신의 눈대중으로 다른 사람을 재단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있지 않은지 반성해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