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에 흙이 비처럼 떨어졌다. 전라도 전주와 남원에는 비가 온 뒤 연기 같은 안개가 사방에 꽉 끼었으며 지붕과 밭, 잎사귀에도 누렇고 허연 먼지가 덮였다. 쓸면 먼지가 되고, 흔들면 날아 흩어졌다.'
조선 13대 임금 명종 때(1550년 음력 3월 22일) '황사'를 기록한 글이에요. 최근엔 대기오염으로 미세 먼지 문제가 심각하지만, 황사는 삼국시대부터 볼 수 있었던 현상이지요.
매년 3~5월이면 황사가 많이 발생하는데요. 겨울철 얼어붙었던 땅이 녹으면서 강한 서풍(西風)을 타고 모래먼지 황사가 우리나라로 오기 때문이에요. 요즘에는 가을철 황사도 종종 일어나곤 해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몽골 고비사막, 중국 황토고원, 중국 만주평야에서도 오지만 절반 이상은 중국 내몽골(內蒙古)에서 온답니다. 내몽골은 중국 북부에 있는 몽골족 자치 구역으로 중국에선 '네이멍구'라고 부르지요.
내몽골이 있으니 외몽골도 있겠지요? 외몽골은 현재 독립국인 몽골(Mongolia)이에요. 수도는 울란바토르이지요.
내몽골과 외몽골 모두 1206년 칭기즈칸이 통일한 몽골제국이었으나 20세기에 우리나라처럼 둘로 분단됐어요. 17세기 만주족이 세운 청나라가 지금의 내몽골과 외몽골을 잇따라 병합하면서 몽골 민족의식이 자라지 못하게 내몽골-외몽골 간 접촉을 금지하고 정치·종교적 자유를 탄압했지요. 1911년 신해혁명(청나라를 무너뜨리고 중화민국을 세운 혁명)을 계기로 외몽골은 러시아의 도움으로 독립에 성공했지만 내몽골은 중국의 한 지역으로 남고 말았어요.
내몽골은 몽골(외몽골)에 비해 면적은 작지만 보다 살기 좋은 자연환경으로 8배나 많은 인구(2400만명)가 살고 있어요. 몽골족의 전통 민속 문화도 많이 남아 있지요. 몽골(외몽골)의 경우 러시아 영향을 많이 받아서 키릴문자(러시아 알파벳)를 사용하지만 내몽골에선 몽골족 옛 문자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요.
내몽골엔 지하자원도 풍부해요. 특히 스마트폰이나 2차 전지(충전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하는 전지) 등 첨단 전자제품의 원료로 쓰이는 희토류(17종 희귀 금속원소)가 많이 생산돼요. 주로 바오터우 광산에 많이 묻혀 있는데 전 세계 희토류 매장량의 40%를 차지할 정도이지요. 또 중국 최대의 석탄 생산지이기 때문에 화력발전으로 많은 양의 전기를 만들어내고 있답니다. 그래서 '베이징의 발전소'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어요.
최근 내몽골의 자연환경은 빠르게 파괴되고 있어요. 과도한 벌목과 자원 개발 때문에 초원이 황폐화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내몽골에선 사막화를 막기 위해 초원이나 사막에 나무를 심는 운동이 펼쳐지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