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구제역 2
정치적인 것은
쌓인 것을 울며
태워 없애 보이는 것
짐승들의 갈라진 다리는
하늘로 치켜들린 채
회염새들의 날카로운 부리들에
뼈를 발린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그렇게 죽여야 전염되지 않는단다
전염된 사람들의 마음만 아파서
제 문을 열 뿐이다
스스로 그 마음을 넘어뜨리면
가축들이 뜯어먹던 풀들이
사납게 고함치며
모든 연민들을 태운다
뜨거움을 느끼는 돌에
재가 되는 흙에
불길 속으로
가늘게 떠지는 눈길들에
불길을 더 보채는 기름에
사진기의 섬광에
경찰들의 헬멧 위로 쌓이는 잿기루에
짐승을 키우지 않는 정치인의 입술에
시인의 노래에
정체되지 않은 연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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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야적/ 이하석
시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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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30 23:56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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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구제역이 왔다고
아무 죄 없는
짐슴들을 쌓아서
기름을 붓고
불을 붙이자 마자
불길 솟는다.
경찰들의 헬멧엔
재 떨어지고
기자들의 사진기
섬광 발한다.
정치인의 입술과
시인 노래엔
불기둥 그림자가
날름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