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성이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신기록을 세울 수 있는가
[2] 강정호 빠진 박병호의 파괴력은 어느 정도 수준으로 유지되는가
[3] NC 투수들은 외국인 -1의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는가
[4] 마흔 둘 이병규는 풀시즌을 뛸 수 있는가
[5] 정우람은 여전히 최고의 불펜인가
[6]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 마야가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유지할 것인가
[7] 조정훈이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하는가
[8] 윤석민이 2~3선발 안쪽의 구위를 보여줄 수 있는가
[9] 장성호가 이호준처럼 KT를 이끌 수 있는가
리그 분위기가 어떻게 변했든, 최강팀은 여전히 삼성입니다. 투수가 많이 나갔지만 그 와중에도 [윤성환-장원삼-차우찬]같은 국내 트리오를 보유한 팀은 삼성밖에 없습니다. '홀수 장원삼'이라는 리스크가 있고 30대 중반 윤성환이 최근 너무 많이 던진 것이 문제일 수 있지만, 원래 삼성은 상대적으로 부상자가 적고 긴 슬럼프를 겪는 사람도 다른 팀에 비해 적습니다. 저는 이것이 의료 및 재활시스템의 힘이라고 봅니다. 이런 시스템을 바탕으로 삼성은 오랫 동안 다른 팀과의 격차를 너무 많이 벌려놨습니다. 그것이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의 도전을 받을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넥센이 [유격수]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5번타자]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어렵습니다. 상하위를 가리지 않고 터지던 타선의 힘은 박병호와 강정호가 중심에서 자리를 잡은 덕인데 그 축 하나가 무너졌습니다. 산술적으로는 나머지 8타자가 홈런을 5개씩 더 치고 타점도 10개씩 더 올리면 공백이 메워지겠지만 야구는 산수가 아니죠. 동료들, 특히 5번타자가 만만할 때 4번이 얼마나 고전하는가에 대한 사례를 우리는 충분히 알고 있습니다. 지난시즌 넥센의 힘은 강정호가 아니라 밴헤켄에게서 나왔지만, 올해는 밴헤켄보다 강정호의 빈자리가 더 중요합니다.
저는 NC돌풍의 원동력을 아주 간단하게 봅니다.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좋은 외국인 투수 3명]덕분입니다. 그냥 3명이 아니라 '좋은' 3명이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론 김경문도 잘했고, 김택진도 잘했고, 이호준의 리더십이나 김종호 모창민 김태군의 헝그리정신, 원종현이나 김진성 같은 신예들의 돌풍도 좋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외국인의 힘입니다. 이재학 같은 젊은 에이스가 나온 것도, 속구형 투수들이 불펜에서 힘을 낼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튼튼한 외국인이 실점을 억제하며 긴 이닝을 막아줬기 때문입니다. 그 어드밴티지가 사라지는 올해, 나머지 투수들이 외국인 1명의 자리를 어떻게 메울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이병규가 팀에 가져다 줄 승리는 이제 많지 않습니다. 그라운드에서 [정신적 지주]가 하는 일은 생각보다 적습니다. 든든한 형님이 덕아웃에서 박수를 쳐준다고 후배들이 안타를 더 많이 치는 것은 아니니까요. LG는 팀 상황이 조금 애매합니다. 망했던 팀을 어느 정도 되살리는데 성공했지만 대권에 도전할 역량은 아직 부족합니다. 문제는 42세 이병규와 37세 박용택, 36살 이진영-봉중근-정성훈이 빠져나가면 어렵게 다져놓은 전력이 다시 약화될 우려가 있습니다. 팀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서 올해 다소 무리 하더라도 윗자리에 올라가려고 애쓸 것입니다. 류제국과 우규민이 재활중이고, 신정락도 군대에 가버려 작년보다 어려운 상황인데, 그래도 팀에서는 "내년과 후년에는 지금보다 더 약해진다"는 위기감이 있겠죠. 야구 엘리트 출신이고 일본에서도 우승컵을 들어봤으나 프로야구 우승 경험이 없는 이병규도 욕심을 낼 거고요. 그런 남다른(?)상황에서 42살 운동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투혼이나 체력이 어느 수준일 것인지 개인적으로 궁금합니다.
지금 대한민국 최고 불펜은 안지만과 한현희입니다. 하지만 2년 전 그 자리의 주인공은 정우람이었죠. 투수진 계산은 중간부터가 아니라 앞에서부터 하는 것이 원칙인데 정우람 같은 셋업이 있으면 중간부터 계산해도 됩니다. 어차피 김광현-밴와트를 앞에 두면 선발 카드는 4강권에서 비벼볼 전력이 될 것이고 윤길현을 정우람 옆에 붙여 놓으면 투수진 뼈대가 잘 그려지니까요. 문론, 이 그림은 정우람이 여전하다는 가정 하에서만 그려집니다. [정우람 너무 많이 던져서 내년에는 불안하다]는 얘기를 벌써 7~8년 전부터 들었는데 아직까지는 쓰러진 적이 없었죠. 군입대 2년이 그의 몸을 어떻게 바꿨을지가 관건인데, 여전히 고무팔이라면 SK는 바로 3위권 안쪽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다른 거 다 필요없다. 야구단의 전력은 무조건 선발투수 순서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 야구관을 과거에 한번 깨트렸던 팀이 바로 '미라클 두산'이었고, 그들은 강팀으로 군림하면서도 선발로테이션은 어딘가 늘 아쉽고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은 최근 몇년 새 가장 강력한 선발을 구축했습니다. 반대로 불펜이 약해지면서 과거 자신들의 색깔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게 됐네요. 선발이 이닝을 많이 잡으면 불펜이 부족해도 버틸 것이요, 먼저 나가 떨어지면 투수진이 전체적으로 흔들리겠죠. 니퍼트 장원준 유희관이야 점수를 좀 주더라도 5회까지는 버텨줄텐데 마야의 평균이닝이 어떨지, 1~3선발의 5+@ 경기가 얼마나 많을 것인지가 관심입니다.
제가 롯데를 약팀으로 분류한 이유는 CCTV 파동이나 선수단 분열(?)사태 때문이 아니라 장원준의 이탈 때문입니다. 그 공백을 어느 정도 메울 유일한 카드가 조정훈 복귀였고, 올해는 불가능하지 않겠느냐 싶었는데 어느 새 피칭을 시작했네요. 물론 공을 던지는 건 중요한 게 아니고, '어떤'공을 던지느냐가 더 중요한데 롯데로서는 팀의 명운을 걸고 그에게 기대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부상 복귀자들에 대한 기대치가 늘 그렇지만) 조정훈이 다시 마운드에서 포크볼을 던진다면 롯데가 '망'하지는 않을수도 있습니다. 그게 가능할 것인지가 궁금합니다.
현 시점에서 윤석민이 4년 90억을 받아 마땅한 투수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가 장원준보다 총액 6억원 쯤 더 받는 것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달아 올랐고 다른 투수 몸값도 높은데 윤석민이 "나는 미국에서 허접했으니 몸값을 확 깎아도 좋습니다"라고 말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쉽게 말해 90억이 그의 [가치]보다는 KIA의 [절박한 상황과 기대치, 그리고 시장상황]이 맞물린 금액인데 일단 윤석민이 올해 KIA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지표로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상전력도 있고, 멘탈이 무너진 경험도 있고,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성적도 안 좋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국에 윤석민 보다 나은 투수가 누구냐'고 물으면 선뜻 생각나는 이름이 많지는 않거든요. 윤석민이 2~3선발 정도로만 던져주면 KIA는 아주 어려운 상대가 될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작년처럼 하위권에 머물 가능성이 높겠죠. 한화에게는 특히 중요한(?) 이슈라고 봅니다.
KT의 성적은 과거 NC처럼 외국인에게 달려 있습니다. 다만, 장성호가 팀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가 KT의 성적과는 별개로 궁금합니다. 장성호는 전성기 시절에도, 그리고 팀을 옮겨서도 [리더]이미지를 가져 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KT에서는 그런 역할이 필요하죠. 개인적으로 그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을 낮춰 주위를 밝히는 역할 보다는 '잘한다 최고다' 해주어야 신나서 더 힘을 내는 스타일 아닐까 싶은데, 신생팀에서라면 팀의 중심이 될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본인에게 맞는 자리일 수도 있겠네요. 사실 리더도 야구를 잘 해야 가능한거니까요. 벤치에 앉아있는 리더라면 말빨이 먹히지 않죠. NC의 이호준처럼 KT의 장성호가 의미 있는 역할을 해줄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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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KBO 투수 중 [118이닝] 이상 던지면서 동시에 [4.58] 이내로 막은 선수는 14명에 불과합니다. 7명은 외국인 선발이고 국내선수가 7명이죠.
해당 기록을 세운 국내 선발은 모두 에이스들입니다. 김광현-윤성환-양현종-장원삼-이재학-유희관-우규민이죠. 나머지 국내 선발은 모두 웨버보다 못했습니다. 웨버는 평타이상 4선발이 아니라 [다른팀이었으면 3선발, 경우에 따라 2선발일 수도 있는] 카드였습니다.
10. 한화의 올해 성적은 어떠할지???!! 꼴지는 면할. 런지, 몇번 정도에 이름을 올릴지 이것이 제일 궁금합니다.
저와 생각이 같으시네요. 저에겐 이것이 1.번이고요, 나머지는 하나씩 밀려야할듯하네요
글 잘보았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용병어드벤티지를 잃은 엔씨의 성적이 궁금해지네요ㅎㅎ
한화에게는 특히 중요한(?) 이슈라고 봅니다ㅋㅋㅋㅋㅋ 요 문구가 맘에와서 닿네요
개인적으로 NC 와 넥센이 올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는..박병호가 강정호 없이 과연 얼마나 잘할수 있을지 그게 넥센 성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와 휴식일과 괜찮은 용병투수 3명으로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고 생각하는 NC가 경기수가 늘어나고 휴식일 없고 용병투수 조차 한명 줄었는데 어떤 성적낼지..물론 그전에 과연 한화가 올해는 탈꼴찌는 할련지..또 기대만 했다 실망하는거 아닌지 걱정..
재밌는 한해가 될 것 같습니당 ^^
정우람....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