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기타맨 아저씨, 추억과 즐거움 바이러스가 많이 퍼졌으면 좋겠다 ⓒ 윤태
지난 16일 오후 4시경, 당고개행 지하철 4호선 혜화역을 지날 즘 갑자기 기타연주와 함께 라이브로 부르는 옛 노랫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소리나는 곳을 들여다보니 5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아저씨가 바닥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이
아저씨는 충남 청양에서 올라왔으며 자식들은 대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이유야 어쨌던 지하철에서 듣는 통기타와 생음악, 마치 60,
70년대 기찻간에서 대학생들이 즐겼던 통기타, 그 모습이 회상됐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지하철 승객들 모두 아저씨의 통기타 노랫가락에 저마다
취해있었습니다.
아저씨는 조그만 전기 장치를 이용해 소리를 확대시키고 있었습니다. 악보도 없이 그저 바닥아 앉아서 하는 연주였지만
그 솜씨는 정말로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이 아저씨는 왜 여기 앉아서 기타를 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래서 연주 한
곡이 끝나고 난 후 간단한 건 물어봤습니다.
아저씨의 나이는 60세이며 주로 옛 노래를 연주하는데, 10여년째 기타를 치고 있으며
1000여곡을 부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대부분 악보 없이 기타를 치는데 제가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를 요청했더니, 그 곡은 악보가 있어야
한다며 미안해했습니다.
몇곡의 노래가 끝나고 난 후 노래 잘 들었다고 감사의 인사말씀을 건네자 제게 기타를 배우라고 조언까지
해주셨습니다. 정말 좋은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지요. 노원역에서 같이 내렸는데 "어디로 가세요?라고 물으니 주로 찜질방에서 지낸다고 했습니다.
글쎄요, 아저씨에 대해서 아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이 정도가 제가 알아낸 아저씨의 전부입니다. 하지만, 기타와 노래를 사랑하고
사람들에게 추억과 즐거움을 주는 분이라는 건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왜 저렇게 바닥에 앉아 기타를 치며 지하철을 누비고
있을까요? 그것을 진정으로 그 일을 사랑하고 그 자체를 즐기기 때문입니다. 물어봐서 안 것이 아니라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그의 음성, 눈빛
등 전체적인 모습에서 그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추억과 행복을 퍼트리는 이름모를 지하철 기타맨', 앞으로 이 분을 또
보게 되면 '진정한 기타맨'이라고 칭해주고 싶습니다.
*기타 아저씨께 인터넷에 올려도 좋다는 허락을 득했으며 동영상 도중 나오는 아가는 지인의 딸로 이미 허락을 받았습니다. 저작권
및 초상권에 문제가 없음을 밝혀드립니다.
첫댓글 순수하게 음악을 사랑하는 분... 멋지삼
이아저씨 여름엔 홍제역 지하철 계단에 앉아서 맨날 기타치시던 분이시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