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와 우산 김 난 석 歌客 이장희는 비가 오는 종로 거리를 우산도 안 받고 걸었다고 노래했다. 그건 오직 너 때문이라는 건데 ‘너’ 는 누굴 말하는 걸까? 엊그제 팔십 회의 생일을 맞았다. 비가 온다는 예보였기에 우산 들고 회식장으로 나섰지만 비는 오지 않아 우산을 펴지 아니한 채 스틱으로 삼고 걸었다. 우산은 펴야 우산인가? 접어도 우산인가? 비가 오면 雨傘이 되고 햇빛이 나면 陽傘이 된다. 이걸 접으면 스틱 또는 지팡이가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용도에 따라 이름이 달라지기도 한다. 나이 팔십을 傘壽라 한다. 허나 나이는 동양과 서양의 셈이 다르다. 동양은 낳으면 바로 한 살이지만 서양은 낳고도 한 해가 지나야 한 살이라 한다. 그렇다면 1943년 계미생인 나는 이제 傘壽인가? 아닌가? 동양은 모습만 내보이면 존재로 인식한다. 명분론이 강하다. 그러나 서양은 그걸 입증해야 한다. 실증주의의 입장이다. 나는 얼굴만 내보이면서 나를 내세웠나? 아니면 나의 역할을 다 하고 나서 나를 주장해왔나? 나도 가객 이장희처럼 ‘너’ 때문에 살아왔나? 그런데 나에게 ‘너’는 누구인가?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이 나를 부르는 소리를 따라 나서보리라. 봄이 부르면 봄을 맞으러 가고 여름이 부르면 여름을, 가을이 부르면 가을을, 또 겨울이 부르면 겨울을 맞으러 가리라. 우산이든 무엇이든 활짝 펴고 이웃들과 나란히 함께 걸어보리라. 오는 5월 19일에 수필방 문우들이 청계산 아래에 모인다 한다. 물을 것도 따질 것도 없이 나서보리라. 푸른 오월 하늘 아래 함께 노래도 불러보리라. 잘 살아왔다고. 이왕 되려거든 혼자 짚는 스틱 말고 우산이 되자. 함께 쓰고 걸어가는 우산이...
카페 게시글
수필 수상
산수(傘壽)와 우산
석촌
추천 3
조회 161
23.05.09 09:38
댓글 24
북마크
번역하기
공유하기
기능 더보기
다음검색
첫댓글 友産도 좋아요 ^^*
그런가요?
호태 경도 우산으로 포용.ㅎ
그런데 비가 그쳤네요.
그러면 스틱. ㅎㅎ
우산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다 봅니다.
우산이 비를 막아 주듯이 예를 들어 "우산이 되어 드리겠습니다"는 말에 함축된 내용이 참 많이 들어 있습니다.
순수수피아란 제 본래의 닉을 "수피"로 간단 명료하게 줄여 바꿨습니다. ^^~
네에 맞습니다.
함께란 의미가 있지요.
우산을 의미하는 한자 ‘傘 (산)’은 우산을 편 모양을 본뜬 상형자로
산(傘)자의 팔(八)과 십(十)을 팔십(八十)으로 간주(看做)하여
80세를 일컬는다고 검색해 보았습니다.
석촌님의 만 80세의 생신을 축하드립니다.
좋은 계절에 생신을 맞습니다.
우산은
비를 피하기 위한 도구이기도 하지만
가려 주고,
피하게 도와주는
뜻을 내포하는 것 같습니다.
5월에 갖는 수필방의 모임을
성원 해 주심에 감사합니다.
풀이를 참 잘하셨네요.
모임날 뵈어요.
선배님의 80 생신 축하드리면서
어떤 땐 우산이 되고
어떤 땐 스틱이 되는
쓸모있는 재목이 되도록
애써가겠습니다!
모렌도님, 처음으로 청을 올립니다.
수필방 벙개에 참석해 주세요.^^
@콩꽃 그러지 않아도
서라벌친구의 번개 공지를 봤습니다만..
그 날
일정이 잡혀있어서요ㅠㅠ
초대 감사드려요!
네에 좋은말씀이에요.
가능하면 함께 했으면 좋으련만요.
가족에게는 우산이 되면서
80평생을 무탈하게 살아내신 선배님에게 축하와 함께 건강하게 장수하시길 기원드립니다
아이구우 고맙습니다.
자리도 마련해주시고요.^^
올해부터 만 나이를 정식 적용한다 하니
진정한 산수에 이르심을 축하 드립니다.
19일 반갑게 뵙겠습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고맙습니다.
하릴없이 나이만 먹었네요.
안녕하세요.
인사 올림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네에, 고맙습니다..
석촌 선배님의 80회 생일을 축하드리며
늘 지금과같이 건강하시길 바람니다
아이구우 고마워요.
함께 건강합시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이구우 별말씀이 그 말씀입니다.
저에게 사색의 길을 가르쳐준 김태길 김형석 안병욱 세 분을 존경해왔지만
그중에서 제일 먼 분이 김형석이예요.
그런데 친구가 있어야 하고 그 친구는 여성이 더 좋다는 말씀을 최근에야 듣고는 조금 가깝게 느껴지데요.ㅎ
어머니 태속에서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부터가 더 정확한 나이인것 같습니다.
산수 축하합니다
그건요
민법에서 논의되는 이야기인데요
사람의 권리의무 능력을 논할때에
잉태설이나 분만설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권리 의무와 상관없이 나이를 이야기할 때는 잉태와는 상관없이 말하는거 같아요.
다만 자연나이냐 호적나이냐 하는건 의미가 있지요.ㅎ
여하튼 고맙습니다.^^
산수가 되어도 석촌 선배님처럼 시집을 낼 수있는
감성의 소유자가 되고 싶은데요.
더불어 같이 우산을 쓰는 삶을 살아간다면
가능성은 있는 건가요 선배님
ㅎㅎ
시집은 문학이고 우산은 인품인데
나무랑님도 문학적 소양이 충분하니 시든 수필이든 쓰고 축적해나가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오겠지요.
우산은 휴머니즘의 상징성이 있는데 이웃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삶의 태도를 말하지요.
그동안의 나무랑님 거동을 보면 그런 모습이 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