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광리(大光里) 이야기
강원도 철원군 보개산에는 천년고찰인 심원사라는 절이 지금도 있다. 당시 이 절에는 범종이 없어서 마침내 여러 대중의 정성을 모아 범종불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하루는 심원사 화주승이 보개산 아랫 마을을 다니며 시주동냥을 하였다. 이때 마을에는 박덕기라는 장님과 이춘식이라는 앉은뱅이가 있었는데 이들 두 사람은 언제나 서로의 눈이 되고 다리가 되어 늘 같이 다녔다.
이들은 스님으로부터 심원사가 우리나라에서 몇째 안가는 유명한 절인데도 범종이 없어서 그 종을 만들려고 쇠붙이를 구하러 다닌다는 말과 불교의 진리와 인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자신들의 불구된 몸도 선악인과의 업보에서 비릇 되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게 되어 전국으로 쇠붙이 동냥을 다니게 된다. 비가 오고 눈이 오고 바람이 불 때도, 한 사람이 아프고 지쳐도 서로 격려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두 사람이 한 몸이 되어 다녔다.
이렇게 하기를 몇 해가 걸려 마침내 심원사의 종불사가 원만히 이루어져 명종식을 올려 회향발원을 하게 되는 날 화주스님은 두 사람에게도 알려 참례하게 하였다. 이 두 사람은 심원사로 가기위해 늘 다니던 대로 장님이 앉은뱅이를 업고 길을 떠났다. 대치령을 넘어 막 고갯마루에 오른 때였다. 허공에 오색구름이 피어나면서 찬란한 빛을 뿌리며 하얀 성의를 입은 관세음보살이 나타났다. 장님의 등에 업혀가던 앉은뱅이가 너무 놀라 소리를 질렀다.
“앗, 저기 관세음보살님이 나타나셨다.” 하며 자신이 업혀 있는 것도 잊은 채 뛰어 일어나 합장하는데 다리가 쭉 펴지며 그대로 일어서게 되었다. 이때 장님은 “어디!.....”하며 눈이 떠졌다. 이 두 불구자가 서로 부등켜 안고 한없이 울고 있을 때 심원사의 종소리가 ‘뎅, 뎅그렁...’하고 울려오고 있었다.
훗날 대치령은 관음부처님을 친견하였다 하여 불견령(佛見嶺)이라 불렀고 심원사 아랫 마을은 부처님의 광명이 크게 비췄다 하여 대광리(大光里)라고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이처럼 대광리는 부처님의 대자대비한 전설이 깃든 곳이다. 대광리에 가기 위해서는 의정부역에서 경원선을 타고 1시간 10쯤 가서 대광리역에 내리면 된다. 그런데 어쩌랴. 부처님의 축복이 내린 마을 대광리에는 지금 수십개의 보신탕집이 들어서 있다. 보신탕깨나 하는 사람들에게 대광리 보신탕은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어 멀리 서울에서도 찾아온다. 평일에도 열차에는 대광리에 가는 수많은 보신탕 애호가들(주로 머리 허연 노인네들)로 빈자리가 없을 정도며, 열차가 도착하면 보신탕집으로 향하는 인파가 행렬을 이룬다. 한국인의 보신문화 앞에 대광리라는 축복받은 이름도 무색해 지는 수 밖에 없다.
▼대광리 모습
심원사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에 있으며, 조계사 앞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와 일요일 오전 7시에 심원사행 버스가 출발한다고 하니 꾀 알려진 사찰인 모양이다.
▼심원사
첫댓글 사실은 어제 도봉산에서 내려와 대광리 다녀왔습니다. 부끄.....
애그! 불쌍한 Dog들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