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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자유게시 살다가 힘들면 엄마의 부엌을 생각한다
윤남석 추천 0 조회 54 13.05.05 21:11 댓글 7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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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3.05.05 21:16

    첫댓글 이 글을 읽다가 시인 유병록이 고등학교 때, 백일장 나가서 썼던 詩 <식구>가 떠올라 적어 봅니다. 이 시는 <국어시간에 시 읽기>라는 책에도 수록되기도 했었던 시입니다.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 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찮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집는데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번에 먹자 하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 13.05.06 09:09

    안녕하세요, 에세이 포럼 12기에서 공부하고 있는 손훈영입니다.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영양가 높은 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맛있다 내 인생'은 신경숙의 단행본인가요 아니면 음식을 주제로 한 여러명의 글이 함께 실린 것인가요.
    신경숙을 좋아해 시중에 깔리면 거의 다 사는 편인데 '맛있다 내 인생'은 생소하네요.

  • 작성자 13.05.07 16:26

    먼저, 반갑습니다.
    그리고 <맛있다, 내 인생>은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 신정선이 쓴 명사들의 음식이야기입니다. 그 중에 소설가 신경숙의 글이 실린 것이고요. 제가 출처를 밝히면서 헷갈리게 한 것 같아, 방금 전에 수정했습니다. ^^

    덧붙여, 제가 올리는 글들, 그리 영양가가 높진 않습니다. ^^
    칼로리만 조금 높을 뿐입니다. ^^

  • 13.05.06 10:04

    살다가 힘들면 저도 엄마의 부엌을 생각합니다.
    부지런한 어머니는 남들보다 먼저 부엌문을 열었지요.
    이른 아침, 삐걱하고 정지문 소리가 들리면 저도 이불 속에서 빠져 나와
    어머니의 치맛자락에 붙어 마을 우물가로 향했지요.
    앉은뱅이 항아리를 이고 우물가로 가는 어머니의 발걸음...
    그 뒤를 따랐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게 남아 있습니다.
    어머니의 바지런한 피를 물러받아서 고맙게 여기고요.
    나무로 만들었던 그 정지문은 식구들의 입과 같았습니다. ^^

  • 작성자 13.05.07 16:30

    맞습니다. 정지문은 세상의 아침을 여는 문이었습니다.
    엄마는 그 문 안에서, 세상의 아침을 맞을 가족들을 위해 정갈하게 식사를 준비했었죠.
    어쩌면, 그 문 안에서 이뤄지는 모든 소리들은 가족을 향한 호흡이었을 겁니다.

  • 13.05.06 11:10

    휴일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부엌에서 엄마 도마소리가 나면 푸근하면서도 행복했던 오랜 기억이 납니다.
    신경숙님의 깻잎을 얻어 먹고 싶어 침이 고입니다. 밥 한 공기쯤은 금방 뚝딱일 낀데...

  • 작성자 13.05.07 16:32

    그 도마 소리는 엄마가 들려주는 한 편의 교향악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

    저도 더불어 그 깻잎, 얻어 먹고 싶습니다. 밥 한 공기, 더 추가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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