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는 서울대학교 2
4. 신문 제467호(2017년 2월15일) 서울대저널, 퀴어, 대학신문 등 자기 목소리
자치언론이란 학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학생들이 스스로 발간하는 신문·잡지
등의 매체로서 특정 단과대학이나 학생회에 귀속되지 않는 언론을 말한다. 현재까지 발행되고 있는 학내
자치언론은 ‘서울대저널’, ‘교육저널’, ‘퀴어, 플라이(Queer,
fly)’, ‘ 디스에이블(THISABLE)’, ‘스누 퀼(SNU Quill)’, ‘대학신문’ 등 6곳으로 조사됐다.
‘대학신문’은 모교 총장이
발행인이라는 점에서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취재·편집 등
신문제작 대부분을 학생들이 담당하므로 가장 오래된 학내 자치언론이라 할 수 있다. 1952년 2월 창간했으며, 학기 중 매주 월요일 1만8,000부를 발행한다. 종합·사회· 문화·오피니언 등
면 구성은 기성일간지와 비슷하지만, 학내 인물·이슈에 뼈대를
둔다는 점에서 고유성을 띤다.
‘서울대저널’은 1995년 5월 창간됐다. ‘사회로
열린 안목, 역사를 품은 청년, 진보를 일구는 참 목소리’를 모토로 학기 중 월 1회(연
총 6회) 발행된다.
2013년 2학기부터 TV부가 출범해 자체제작
다큐멘터리 상영, 현장스케치, 사진보도 등을 병행하고 있다. 저널리즘 정신에 입각해 학내 정론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교육·정치·노동·환경 등 다양한
현안을 다룬다.
‘스누 퀼’은 교내 유일한
영자신문으로 매 학기 3개호, 각호 2,000부 가량을 발행한다. 2005년 고 신광현(영문80-84) 교수와 학생들이 내·외국인
간의 소통을 도모하고자 창간했으며, 2014년 중앙일보 주관 ‘올해의
대학신문상’에서 기사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도교수 1명과 25명 내외 의 학생들이 제작한다.
‘교육저널’은 2007년 사범대 동아리에서 처음 발간했으며, 현재는 타 단과대학
소속 편집위원도 함께 활동하고 있다. 매 호마다 6명 내외의
편집위원이 모여 교육과 관련된 주제의 글을 쓴다. 최근 발행된 29호는
사교육을 다뤘으며, 그전에는 성교육(27호), 대학 구조조정(25호) 등의
주제에 대해 진솔한 경험과 나름의 통찰을 보여줬다.
‘퀴어, 플라이’는 성적소수자 동아리 QIS(큐이즈
Queer In Snu)에서 성소수자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직접 담고자 만든 문집 성격의 매체다. 자전적
에세이, 억압과 차별에 대한 증언, 논쟁을 여는 선포 등
다채로운 형식의 글로 이뤄진다. 2007년 2월 최초 발간됐으며
매 학기에 한 호씩 발행한 다. 15명 내외의 필진이 각호를 기획, 집필하며
금기시 되는 주제를 진솔하게 다뤄 독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디스에이블’은 장애 인권
동아리 턴투에이블(TurnToAble)에서 발행하는 문집으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겪은 에피소드나 소감, 장애를 소재로 한 시·소설·에세이
등이 실린다. 가감 없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통해 비장애인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장애를 생각하고 느끼는
계기를 만들고자 창간 됐다. 2015년 3월 처음 배포됐으며, 매 학기 초 1,000부 가량 발행한다.
대학신문을 제외한 5개 학내 자치언론은 학생회 산하 자치언론기금과
광고수익으로 제작비용을 충당하고 있다. 그러나 SNS를 비롯한
전자매체가 학생들에게 더 친숙해지면서 운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학생회비도 잘 걷히지 않을 뿐더러 독자
수가 줄어 듦에 따라 광고 수주도 어려워진 것. 1988년 창간 준비호를 발간, 학내 자치언론의 시발점이 됐던 ‘관악’이 48호를 끝으로 종간된 사실은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학내 자치언론이 풍부한 여론 조성에 기여하는 만큼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과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 ….나경태 기자
5. 신문 제468호(2017년 3월15일) 연구중심대학 지향……학부
줄고 대학원생 늘어
올 1학기 모교 학부 입학정원은
3,193명이다. ‘서울대학교 통계연보’ 등
모교 자료를 종합해 보면, 1995년 전후 5,000명 안팎이었던
학부 신입생수가 2010년대 들어 3,200명대로 줄어든
후 현재와 같은 규모로 정착되는 추세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연구중심대학 지향이라는 학내 요인과 1998년 시작된 ‘두뇌 한국
21’ 사업 등 정책적 요인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외환위기 극복 방안 중 하나로 연구중심대학
육성을 추진했다. 후기산업화, 탈근대화, 정보화를 뒷받침해줄 세계적 수준의 고급인력과 연구성과들이 선진국으로 진입하는데 필수적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정책이었다. 1970년대 중반 종합화와 더불어 특성화 전략으로서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해오던 모교는 이러한
정책과 맞물려 1999년부터 2005년 사이에만 학부 정원을 33.6% 줄였고, 대학원 석사 및 박사 정원은 각각 47%, 28% 늘렸다. 연구중심대학이란 연구 분야로 진출하려는 학생을
중점적으로 교육하는 대학을 뜻하며, 대학원중심대학과 비슷한 말로 쓰인다. 어떤 대학도 예외가 없지만 특히 모교는 국내 최고 국립대학이라는 위상 때문에 더욱 정부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았다.
학부 정원도 마찬가지여서 당대 교육정책의 영향으로 그 수가 널을 뛰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가 졸업정원제 시행에 따라 발생한 사상초유의 미달사태다. ‘서울대학교 70년사’에 따르면 1980년
전 두환 정권 때 시행된 졸업정원제는 “입학 문호의 확대, 대학생
학력향상, 고교생 과외열풍 해소 등 명분은 다양했으나 실상은 대학생들을 학점 경쟁에 빠뜨려 ‘학생사회의 탈정치화’를 꾀하려는 계략”이었다. 모교는 시설 여건이 우수하다는 이유로 전체 증가율 60.28%를 훨씬 웃도는 96.9%를 증원하게 됐고, 1981년 입학정원은 6,530명에 이르게 됐다. 이는 전년도 입학정원 3,315명의 두 배에 육박하는 규모로 1,238명이 미달하는 사태를 초래했다.
일찍부터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해오던 모교는 학부 정원을 동결하고 대학원 정원을 늘리려 했으므로 이에 역행하는 졸업정원제로
인해 더욱 무거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정부의 교육정책으로 말미암아 학교의 발전전략이 혼선을 겪은 것이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대학자율화가 시도되면서 모교는 다시금 스스로 장기발전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그 과정에서 1970년대 중반 구상됐던 연구중심대학이 다시 대두됐다.
연구중심대학의 기본전제는 학교의 중심을 학부에서 대학원으로 옮기는 것이고, 이를
가장 구체적으로 나타내는 것은 정원의 재배치다. 실제로 석박사 정원은
1993년 3,561명에서 2002년 4,750명으로 늘었고 현재는 5,00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규모 면에서 학부 정원을 크게 넘어선 것이다. ‘서울대학교 백서 2002~2003’의 작성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조신섭(응용수학70-74) 통계학과 교수는 “모교의 세계대학 평가순위가 오른 데에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나아간 것이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대학원 정원의 확대가 우수한 인재의 더 많은 유입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면서 “잘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간 수준차이가 심해 수업의
난이도를 설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대학교 70년사’에도 대학원 입학생 중 상당수는 타 대학 졸업생이라며, “모교의 우수한
학부생들은 해외 유학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적고 있다. 실제로
시카고 대에서 1999년부터 5년간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학생들의 출신학교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는 1,655명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175명을 배출한 버클리
대에 이어 2위이며, 해외대학 기준으로는 1위이다. - 나경태 기자
모교 예산, 미국 스탠퍼드
대 20% 수준
법인화 5년을 맞은 모교의 예산규모가 글로벌 상위 대학과 경쟁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하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국경제신문은 지난 3월 8일자에 차상균(전기공학76-80)
모교 빅데이터 연구원장의 말을 인용해 “서울대는 글로벌 기준에서 보면 구멍가게 수준”이라며 “미국 스탠퍼드 대 같은 세계 유수의 대학과 경쟁하기엔 여건이
열악하다” 고 밝혔다. 신문은 “스탠퍼드 대의 한 해 예산은 55억달러(약 6조2000억원) 로 한 해 1조원(연구비
제외)가량인 서울대 예산의 6배를 넘는다”며 “스탠퍼드 대가 세계 경제 ‘혁신의
심장’으로 불리는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비결”이라고 분석 했다. 아시아권에서도 모교는 각 나라를 대표하는 국립대 가운데 재정이 낮은 수준이다.
세계 대학평가기관인 QS 순위에서 3년 연속
아시아 1위 대학에 오른 싱가포르 국립대는 예산이 25억
싱가포르 달러(약 2조원)에
달한다. 홍콩 공립대인 홍콩시티 대도 단과대가 8개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예산이 42억8000만 홍콩달러(약 6600억원)에 달했다.
6. 신문 제469호(2017년 4월15일) 스펙 쌓기용 모임 생겨도 순수 취미형 우세 - 동아리 80개
새봄 새학기를 맞아 모교에는 각 동아리들의 신입회원 유치 열기가 뜨겁다.
2017년 4월 현재 모교 중앙동아리연합에 등록된 동아리는 총 80개다.
연행예술분과(연극·무용
등이 해당)가 19곳으로 가장 많고, 종교분과 16곳, 취미교양분과 15곳, 학술매체분과 12곳으로
뒤를 이었다. 무예운동분과와 인권봉사분과는 각각 9곳으로
나타났다. 사회대, 경영대,
사범대 등 단과대학 소속 동아리는 별도로 운영되며, 단대 동아리까지 모두 합치면 200 여 곳에 이른다.
중앙동아리는 학생처로부터 운영지원금을 받는다는 점에서 단대 동아리와 구분된다.
동아리육성지원금 16만원을 매년 일괄 지급 받으며, 신청
후 심사를 거치면 대학문화육성지원금 약 40만원을 추가 지원 받을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졸업한 선배들이 후원금을 보태기도 하고, 자체적으로
회비를 걷기도 한다.
신규 등록을 위해선 동아리운영위원회의 심사와 전체동아리대표자협의회의 인준을 거쳐 일단 가등록부터 해야 한다. 이후 1년 동안의 활동을 심사보고서로 제출하고 기존 동아리대표자들로부터 3분의 2 이상 찬성표를 받아야 비로소 정식 등록된다. 운영지원금도 넉넉지 않고 신규 등록도 까다롭지만, 새로운 경험을
찾는 재학생들의 욕구에 따라 매년 꾸준히 새로운 동아리가 생겨나는 추세다.
김정태(재료15입) 동아리연합회장은 “2013년 애플리케이션 개발 동아리 ‘앱이로드’, 2014년 게임 개발 동아리 ‘SNUGDC’가 연이어 신규 등록됐다”며 “이는 취미활동과 IT 실력향상을 병행하고자 동아리가 설립된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스펙 향상과 무관한 취미교양분과와 인권봉사분과에도 학생들의
참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햇빛봉사단’의 경우 매년 300~400명의 신입회원을 받을 만큼 호응이 뜨겁다”고 강조했다. 취업을 위한 ‘스펙
쌓기용’ 동아리 활동도 없진 않지만, 여전히 상당수 동아리는
순수한 취미를 반영해 선택되고 활동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가장 최근 신규 등록된 ‘스누와드’는 크로스핏을 하는 동아리로 무예운동분과에 속한다. 크로스핏이란 종목과
시간, 무게와 횟수 등을 지속적으로 변화시켜 체력뿐 아니라 신체대응 능력을 향상시키는 고강도 운동을
말한다. 김정태 회장은 “생각하기에 따라 모든 동아리 활동이
스펙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선배들 중엔 취업과
무관하지만 동아리 행사를 기획·진행해본 경험을 살려 자기소개서를 쓴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나경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