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2만5000건 실시해 7000여 명의 새 생명을 탄생시켰다.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내게 넌지시 던지는 질문이 하나 있다.
『여성들 가운데 「名器(명기)」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정말이냐. 있다면 너는 봤을 것 아니냐』
술자리가 끝날 때까지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짓궂은 친구가 종종 있어 나를 곤혹스럽게 한다.
일명 「변강쇠 타령」이라고 불리는 「가루지기 타령」은 남녀의 성기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변강쇠는 옹녀의 玉門(옥문)을 보면서 이렇게 얘기한다.
『이상히도 생겼다. 맹랑히도 생겼다. 늙은 중의 입일는지 털은 돋고 이는 없다. 소나기를 맞았는지 언덕 깊게 파이었다. 콩밭 팥밭 지났던지 돔부꼴이 비치었다. 생수처 옥답인지 물이 항상 괴어 있다. 제 무엇이 즐거워서 반쯤 웃어 두었구나』
옹녀가 응수한다.
『전배 사령 서렸는지 쌍걸랑을 느직하게 달고, 송아지 말뚝인지 털고삐를 둘렀구나. 감기를 얻었는지 맑은 코는 무슨 일일꼬. 성정도 혹독하다. 화 곧 나면 눈물 많다. 고추 찧던 절굿댄지 검붉기는 무슨 일꼬. 칠팔월 알밤인지 두 쪽 한데 붙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두 사람이 첫만남에서 상대의 심벌이 대단하다는 것을 눈치채는 장면이다. 서로 「名器」임을 알아본 셈이다.
변강쇠는 옹녀의 어느 부분에서, 옹녀는 변강쇠의 어느 부분에서 그런 힌트를 얻는 것일까? 변강쇠는 옹녀의 버선 벗은 발을 보면서 감탄하고, 옹녀는 변강쇠의 도둑놈같이 큰 발에 감탄을 한다.
변강쇠와 옹녀의 판단은 의학적으로 봐도 일리가 있다.
「코가 큰 남자의 물건이 크다」는 얘기가 있지만 낭설이다. 코의 크기는 기후와 연관성이 크다. 그렇다면 페니스의 크기는 우리 신체 부위 어느 곳과 연관성이 있을까?
최근 「남성의 발 크기와 페니스의 크기에 상관관계가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쥐의 손과 발을 결정하는 유전자를 없앴더니, 손과 발이 안 생기고 페니스도 없는 쥐가 태어났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발의 크기로 페니스의 크기를 가늠할 수 있다」는 학설이 가장 신뢰할 만하다.
중국에선 唐나라 때부터 여자의 발을 인위적으로 작게 하기 위해 헝겊으로 묶던 纏足(전족)이란 풍습이 있었는데, 여성의 발이 좁고 작으면 성기가 아름다울 것이라는 기대 때문인 듯하다. 「전족한 발로 보행하면 허리 부분이 단련되어서 섹스에 도움이 된다」는 설도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도 「속 좁은 여자가 질 좋은 여자」라는 말이 유행할 만큼 남성들은 모쪼록 여성의 膣(질)이 좁기를 희망한다.
필자는 하루에 수백 명의 玉門을 들여다보는 셈이다. 이런 필자가 단언컨대, 발이 작다고 해서 여성의 膣이 좁진 않다. 왜냐하면 여성에게 페니스에 해당하는 것은 클리토리스이지, 膣이 아니다. 발이 작으면 클리토리스가 작을 순 있지만 膣이 작은 건 아니란 얘기다.
상당수 남성들은 여성의 작고 아름다운 입술을 보면서 膣이 예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는 여성 성기의 명칭 중에 하나인 小陰脣(소음순)·大陰脣(대음순)에 「입술 순(脣)」을 쓰고 있고, 라틴어에서 「labium majora(대음순)」와 「labium minora(소음순)」에서도 labium이 「입술」이란 뜻인 데서 비롯된 듯하다. 과연 입술이 작고 예쁘면 膣이 작거나 좁을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연관성을 찾기란 어렵다.
名器, 3만 명 중 10명
모두에서 던진 「여성에게 名器가 있느냐」에 대한 답을 내놓을 차례다. 지금까지 3만여 명의 여성을 진료하면서 名器다운 名器를 보긴 봤다. 하지만 10명 남짓에 불과했다.
나는 수정란이 자궁에 잘 착상되게 하기 위해 자궁 내막을 세척한다거나 난자를 채취하거나 수정란을 이식할 때 질경으로 膣을 인위적으로 벌려 본다. 이때 名器인지를 알게 된다.
말 그대로 만에 한두 명, 질벽에 톱니바퀴를 연상케 할 만큼 유난히 突起(돌기)가 많은 여성이 있다. 膣 입구의 벽에 돌기가 빽빽이 돋아나 있고, 膣이 수축력까지 뛰어나다면 남성은 그 동굴 속에 들어가는 즉시 질식해 버릴 것이다.
한번은 태국계 여성이 아기를 임신하기 위해 필자의 병원을 찾았다. 정말이지 최고의 名器였다. 그런데 그 여성의 미모는 볼품이 없었다. 神(신)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주지 않는 것이다.
성기의 아름다움이란 지극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나의 관찰에 따르면, 대체적으로 까무잡잡하고 다부진 여성의 자궁이 좁고 탄력이 있었고, 특히 피부가 좋은 여성의 성기가 깨끗하고 아름다웠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했다든지, 뚱뚱한 여성의 성기는 아름다움과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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