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입니다. ;;;
정이 너무 많이 들어서 엄마랑 "일정 며칠 연기할까?"를 몇번이고 서로 떠 보기만 하다가 차마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ㅋ
우리 비행기는 새벽 1시 25분 출발이라 오늘 하루 종~일 또 놀 수 있어요. 그걸 위안으로 삼으며, 그래도 아쉬움을 흩뿌리며, 그러고 다닙니다.
일정은 별 거 없습니다. 하루 종일 쉬고, 놀고 하다가 짐 챙겨놓고 저녁엔 선셋 크루즈 하기.
아침은 HWAK (house without a key) 에서 조식부페로 하기로 합니다.
아침을 먹는 도중 새들의 공격을 몇 번 받았어요. 음식 가지러 간 사이에 식탁에 올라와서 난장판을 만들어 놓고 가고~~ 덕분에 제 식기만 한 번 완전히 풀세트로 갈아 주셨어요. ㅋ
오믈렛을 오늘은 2번이나 부탁해서 먹었네요. 넣는 것 종류를 달리해서요. 이제 갈 때 쯤 되니까 먹는 요령이 생기는 건가요? ㅋ
그런데 와플을 많이 먹어야지~ 하고 생각만 했다가, 그만 먹는 걸 깜박 잊고 계산하고 나와버렸지 뭐에요. 30분쯤 지나서 생각이 나는 건 뭔가요~;; 아직도 내 와플~ 내 와플~ 하고만 있답니다. 휴~;;
밥 먹고 와이키키 아침 산책을 하기로 해요. 아침 시간이 이렇게나 여유로운 건 오늘이 첨인 것 같군요. 체크아웃 시간을 크루즈하러 나가기 전까지 연장해 놓았기 때문에 오늘은 비교적 시간이 널널합니다.
모아나 서프라이더까지 해변으로 해서 쭉 걸어봤어요. 상큼한 와이키키의 아침이 너무나 사랑스럽네요. 분위기 있는 밤과는 또 다른 분위기.
시간이 정말 잘도 가네요. 점심은 배가 불러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샐러드 하나랑 칵테일 (치치랑 le mint)이랑 해서 간단히 해결했어요. 크루즈도 있으니까요.
어느새 2시가 다 되었네요. 체크아웃 준비를 하러 방으로 올라갑니다.
급하게 정리를 하다보니, 이런! 크루즈 픽업 시간에 늦을 것 같아요. 허둥지둥 겨우 늦지 않게 준비를 마치고 내려옵니다. 짐은 호텔에 맡기구요. 체크아웃을 하러도 엄마가 마지막 정리 해 주시는 동안, 결국 혼자서 헐레벌떡 내려가서 했습니다. 바빠서 정신은 없는데, 지배인이 나와서 오랜 시간 머물렀는데 불편하신 건 없었느냐, (10일 이상 투숙하니, 우리 호텔에서도 명물이 되었나 보더군요. 왠만한 직원들은 우릴 이름으로 부르더이다. ;; 그걸 어떻게 다들 기억하는지, 신기할 따름이에요.) 오늘 가신다니 정말 아쉽다, 지금 바로 공항으로 가느냐, 택시 필요하시냐 하고 말이 길어집니다. 지금 빨리 체크아웃하고 크루즈하러 가야 한다. 픽업이 오기로 했다고 하니, 저 리무진이 맞느냐 합니다.
멋진 리무진이 우릴 데리러 왔네요. 3성 크루즈라서 여럿이 같이 타는 리무진이에요. 그래도 좋아요. ^^* 조인에서 5성보다는 3성이 재밌다고 권해주셔서 3성으로 가게 되었어요. 제가 알아본 바로도 5성에서는 훌라 공연 대신 재즈 공연이라더라구요. 그럼 하와이 분위기가 나지 않을 거 같았어요.
배가 출항합니다. 칵테일 2잔씩이 무료로 제공된대요. 오늘만 몇 잔 째인가요~;; 그래도 열심히 주문해서 마셨어요. ㅋ 맛은 그냥 중간 수준입니다. 칵테일은 적어도 그랬어요.
사진이 비뚤어지게 나왔네요. 으이궁~
식사는 맛있었어요. 하도 맛없다고들 겁을 줘서 기대도 안 했는데, 맛있어요. 우리 모녀가 아무거나 먹기는 잘 먹어도 입맛은 나름 꽤나 까다로운 편인데, 정말 괜찮았어요. 다들 음식 맛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될 거 같아요.
특히나 랍스터는 제 사랑이었습니다~ ^^* 빨간 알이 듬뿍 들어간, 살이 꽉 찬 알짜배기 랍스터였어요. 일부 얌전한 신부님들이 못 까드셔서 애 먹는 모습니 관찰되기도 했지만, 우린 문제 없었답니다. 처음에는 손질 없이 나온 랍스터에 잠깐 황당할 뻔 했지만, 금방 적응했어요. 요 밑에 있는 아이가 바로 그 아이에요.
랍스터 먹기 직전에 선셋 타임이 되었습니다. 갑판으로 나가서 사진도 찍고 이번 여행 하와이의 마지막 선셋을 즐겼습니다. 아름답죠?
이제 다시 돌아와서 스테이크도 먹고, 디저트도 맛나게 먹었습니다. 다 맛있었고,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습니다.
좌석이 많이 협소하니, 신혼부부들 로맨틱한 것 찾을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냥, 관광용으로 생각하시면, 충분히 재미있고, 즐거운 경험일 거에요. 저랑 엄마는 내리기 직전까지 계속되는 훌라 공연을 같이 웃고 떠들며, 제대로 즐겼습니다.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어요. 파리 세느강 크루즈나 도쿄 오다이바 크루즈는 지루할 정도로 길었지만(대신 로맨틱은 했습니다.ㅋ) 이건 딱 적당한 시간이었어요. 식사 끝나고, 공연 한 30분 보니까 벌써 내려야 하는. 꼭 권하고 싶은 일정이에요.
이제, 리무진 타고 탄탈러스 야경 보러 갑니다. 금방 도착했구요, 일부러 따로 찾아가서 볼 정도의 장관은 아니지만, 이렇게 옵션으로 잠깐 보는 건 딱 좋은 거 같아요. 반짝반짝하는 하와이의 모습이 눈에 올올이 새겨집니다. ^^
근데, 사진은 건질만한게 없었어요. 죄송~;;
저희 얼굴 나온 사진은 민망한 마음에 올릴 수가 없었다능~ ㅋ
호텔로 데려다 주십니다. 호텔에 도착하니 8시 반에서 9시 사이쯤 되었어요. 지배인이 나와서 크루즈는 즐거웠냐, 머무는 동안 즐거웠냐, 즐거웠다니 다행이다, 꼭 다시 보길 바란다 하며 환송인사를 해 주네요. 아~ 이러면 정말 가기 싫어지잖아요! ^^;;
맡겨 놓은 짐가방 중 필요한 작은 가방 하나만 챙겨서 hospitality suite로 올라갑니다.
2층에 위치한 이 공간은 비행시간 때문에 너무 일찍 오거나, 너무 늦게 나아야 하는 투숙객들을 위해 잠깐 쉴 수 있게 해 놓은 공간입니다. 샤워 시설도 room 수준 이상으로 잘 갖춰져 있구요, 커피나 간단한 음료, 과일 등을 먹을 수 있게 되어 있고, 귀중품을 보관할 수 있는 개인 사물함도 비치되어 있습니다.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도 있습니다.
비지니스센터와 연결되어 있어, 투숙하는 내내 잘 이용했던 공간이지만, 이 순간에는 더욱 소중하게만 느껴지네요.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잠깐 쉬었다가, 9시 반 쯤 다시 와이키키로 내려옵니다. 그래도 마지막인데, 한 번 더 둘러봐야죠. 망고 말린 것 하나 사서 여기 저기 기웃거리고, 사진도 빵빵 찍어주고, 로얄하와이안 쇼핑센터도 둘러보면서 호텔로 돌아오니 벌써 10시반이 살짜쿵 넘어갔어요.
더이상은 힘들어서 못 돌아다니겠다는 의견일치에,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소파도 편하고, 잠이 솔솔 왔어요. 그래도 이젠 공항으로 가야지~ 하는 마음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하고, 금방 택시가 왔습니다. 그런데 짐이 실리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 우리 금돌이 은돌이! ( 얼마 전에 구비한 리모와 가방을 이렇게 부릅니다. ^^;; 하나는 금색, 하나는 은색 알루미늄 케이스거든요. ;;) 얘네들 커버(그냥 들고다니면 스크래치가 너무 나서, 공항 이용시에 씌우는 검정 커버가 있습니다.)를 아무래도 방에 놓고 나왔던 모양입니다. 민망함을 무릅쓰고, 택시 홀드시켜 놓고, 혹시 수트케이스 커버 못 보았냐고 물어봅니다. 다행히 아직 방 청소를 안 했다며, 괜찮으시면 직접 확인하시겠냐네요. 오늘은 우리 방에 손님이 안 들은 모양입니다.
덕분에 11시가 넘은 시간에 다시 우리 방에 들어가봅니다. 커버는 다행히 그 자리에 있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흠~ 이렇게 하니, 정말 1박 더한 느낌입니다. 휴~ 정말이지 오늘은 하루종일 헐레벌떡 DAY네요. ;;
이제 드디어 공항으로 고고합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짐을 열어보는 검사를 하네요. 여기도 미국이라 까다롭습니다.
그런데 면세점들이 거의 다 문 닫은 분위기에요. 앉아있을 데도 마땅치 않고, 확실히 우리나라 인천 공항이 최고에요.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최고의 시설이죠~ 그나마 비지니스 티켓이라 라운지 이용을 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비행기에 탑승합니다. 이번 하와이 여행은 정말이지 행복한 일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신혼 여행이 아니라도 저희처럼 가족 여행으로 하셔도 넘 좋을 휴양 겸 관광지입니다.
모두들 행복한 여행들 하시길 바래요~!
첫댓글 은이님.. 너무 럭져뤼한 여행 이예요.. 부럽 부럽.. ㅡ.ㅡ 리뷰 읽어 보면, 포시즌 같이 비싼 호텔은 일하는 사람들이 손님 이름을 다 기억하고 불러 준다고 하던데, 할레 쿨라니 역시..
제 이름은 미국인들이 은근히 어려워 하는 이름인데, 가끔 그들이 그래도 내 이름을 기억할까? 하는 상상도 해 보죠.. (그럼 뭐합니까? 그 호텔 갈것도 아닌데.. )
하우스위다웃키 와 오키드 아침은 많이 다른가요? 하긴.. 부페와 그냥 시켜 먹는것과 다르죠.. 어디가 더 뷰가 좋던가요?
그나저나, 에휴.. 후기도 이제 마지막 인가요? 배 고플때 마다 들어와야 겠어요.. 그럼 땡큐~
하우스 위드아웃 어 키는 다이아몬드 헤드가 더 잘 보여요. 오키드는 바다가 더 잘 보이구요. 둘 다 멋진 뷰지만, 개성이 다른 거 같아요.
저희 신혼여행으로 다음 달에 할레쿨라니 가는데 많은 참고가 됐어요 ^^ 감사합니다 ^^ 벌써 두근두근 거려요 ㅋㅋ
축하드려요. 행복한 신행되세요. 저도 가기 전에 할레쿨라니 후기를 여러번 검색해 보았지만 정보가 별로 없어서 걱정도 좀 했었어요. 참고가 되셨다니 기뻐요. ^^
10일 이상 다녀오셨군요~ 너무 즐거운 여행 하셨겠어요. 좋은 호텔에서...부럽..^^ 호텔에서 이름도 기억해주고..왠지 내가 vip가 된 기분~ㅋㅋㅋ
네~ ^^ 너무 좋은 여행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