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日常)을 살아가다 보면 다양한 일들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한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 중에는 때로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지 애매한 경우도 있고, 때로는 명확한 기준이 없어 갈등을 일으키는 일들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그러한 일이 발생했을 때 처리하는 기준을 알려주시고 있는 내용입니다.
먼저 어떤 사람이 피살을 당해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그 범인을 찾을 수 없을 때의 일입니다(1절~9절). 이럴 경우에는 피살당한 시체가 발견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성읍에서 수습을 하게 하였습니다. 누가 죽였는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가장 가까운 성읍이 책임지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은 죄를 덮어쓰라는 것이 아니라, 그 처리에 대한 것입니다. 그래서 가장 가까운 성읍의 장로들은 아직 부린 적이 없고 멍에를 메지 않았던 암송아지 한 마리를 일 년 내내 물이 흐르면서 경작할 수 없는 골짜기로 끌고 가서 그 송아지의 목을 꺾게 하고, 피살된 곳에서 가장 가까운 성읍의 장로들이 목을 꺾은 암송아지 위에 손을 얹어 피살된 사람의 죽음에 대한 죄에 대한 책임을 벗게 하였습니다. 일 년 내내 물이 흐르는 골짜기에서, 그리고 경작하지 않는 곳에서 암송아지의 목을 꺾게 한 것은 이러한 죄를 완전히 흘려보낸다는 의미와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더 이상 이의(異意)를 제기할 수 없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암송아지의 목을 꺾는 것은 속죄제물로 드리는 것이 아니라, 살인자를 확인할 수 없는 살인 사건에 대한 종결(終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누군가 피살되었는데, 살인자를 찾지 못했을 경우 그 근처에 있는 지역의 사람들은 서로를 의심할 수도 있고, 그로 인해 그 공동체에 불신과 갈등을 초래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문제를 말끔히 씻고 가야 한다는 의미로 보입니다. 이렇게 하여 남을 수 있는 갈등과 불신의 불씨를 완전히 제거하도록 하였습니다.
두 번째의 내용은 전쟁 중에 사로잡은 포로 중에 한 여인을 사랑하여 아내로 삼는 것에 대한 내용입니다(10절~14절). 이러한 경우 그 여자 포로를 데리고 와 아내로 삼을 수 있게 하였는데, 먼저 그 여자의 손톱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그 머리를 밀고, 그 의복을 벗기게 하였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일종의 정결(淨潔) 의식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전쟁에서 포로를 끌고 왔다는 것은 이방 민족과의 전쟁에서 끌고 온 포로를 의미합니다. 그렇기에 이방 여인을 이스라엘 백성으로 삼는 것과 마찬가지이기에 이러한 정결 의식을 통해 이스라엘 백성으로 삼는 과정을 거치게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한 달 동안 그 포로 여인이 부모를 위해 애곡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하나님은 이방 민족과의 전쟁을 치를 때에 여자와 유아 등을 제외하고는 모두 진멸하라고 하였기에, 아마도 이 여인의 가족은 죽임을 당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기에 그 가족을 위해 애곡하며 그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도록 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포로로 끌려온 이방 여인을 아내로 삼았다가 나중에 맘에 들지 않아 버리려고 한다면, 돈을 받고 팔거나 종으로 삼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 여인은 이스라엘 남자의 아내가 되었기에 노예처럼 취급되지 않고, 이스라엘의 딸처럼 여기게 한 것입니다. 그래서 함부로 다루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세 번째 내용은 장자에 대한 상속 문제입니다(15절~17절). 어떤 사람에게 두 아내가 있는데, 두 아내 중 더 사랑하는 아내보다 미움을 받는 아내가 먼저 아들을 낳아 미움받는 아내의 아들이 장자일 경우에는 그 후에 사랑하는 아내가 아들을 낳았더라도 참된 장자는 먼저 태어난 아들이기에 상속할 때에도 그 장자에게 정해진 율법에 따라 두 몫을 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더 사랑하거나, 덜 사랑하는 것에 의해 임의(任意)로 상속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는 한 남자가 한 아내를 두라(일부일처, 一夫一妻)고 말씀하시지만,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자녀를 많이 두기 위해 일부다처(一夫多妻)를 많이 두었는데, 이스라엘에서도 용인(容認)하는 경우가 있었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에 이런 문제로 인해 갈등이 되지 않도록 분명하게 정리한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떤 아들이 부모의 말을 불순종하여 그 부모가 징계를 했음에도 여전히 불순종한다면 그 부모가 그 아들을 끌고 그 성읍의 장로들 앞에 나아가서 그 아들의 패역(悖逆)함을 호소하면 그 성읍의 모든 사람이 그 아들을 돌로 쳐 죽이도록 하였습니다.(18절~21절). 아마 이 정도 상황까지 가는 경우라면 그 아들의 패역이 도(度)를 지나쳐서 도저히 통제가 불가능할 정도가 되었을 때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금 지나칠 정도로 처벌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엄중(嚴重)한 처벌은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그러한 일이 또다시 발생하는 것을 억제하여 공동체에서 악을 제하기 위함이었습니다(21절).
또한 죽을만한 죄를 지어 죽임을 당한 사람을 나무에 달게 될 경우에는(22절) 그 시체를 밤새 나무 위에 두지 말고 그 날에 장사(葬事)하도록 하여 그 땅을 더립히지 말도록 하였습니다(23절). 보통 죽을만한 죄를 지은 자를 처형(處刑)에 의해 죽였을 때는 죽은 이후에 장사를 치르게 하지만, 그 시체를 나무 위에 매달았다는 것은 그 사람의 죄악이 너무 악독하여 나무 위에 매달아 사람들에게 공적으로 공표(公表)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죄를 지은 사람을 더욱 치욕스럽게 하고, 사람들에게 죄악을 저지른 사람이 받는 끔찍한 처형을 보고 그러한 죄를 짓지 않도록 하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땅은 하나님께서 축복으로 주신 땅이기에 그러한 수치를 그대로 두지 말고 그날에 장사를 치러서 하나님께서 주신 땅을 수치스럽게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도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처리하길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공동체 안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자가 없도록 하셨고, 불필요한 억압이 없도록 하였고, 불공평한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하였고, 하나님의 법도에 거스르는 일이 없도록 철저히 관리하길 원하셨습니다.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 불필요한 갈등과 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하셨습니다. 명확한 법도와 기준이 없다면 혼란스럽게 될 것입니다. 원칙이 없으면 공동체가 혼란스러워집니다. 개인적인 감정과 개인적인 판단에 의해 어떤 일이 좌지우지(左之右之)된다면 질서도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기준에 의해 뭔가를 판단하고, 일상의 삶을 살아갈 때 질서가 제대로 잡히고, 삶에 있어서 균형과 안정감이 누려지게 될 것입니다. 내 감정에 의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기준에 의해서 살아가는 자가 되게 하옵소서.
(안창국 목사)
#큐티
#매일성경
#안창국목사의말씀묵상
#라이트하우스고양
#신명기21장1절부터23절
#살인자를알수없는피살된시체를처리할때
#공동체가불신과갈등에휩싸이지않게하라
#해결하지못한공동체의문제를말끔히해결하는방법
#여자포로를아내로맞이하려고할때
#장자의상속권을자신의마음에따라행하지말라
#패역한아들은철저하게처벌하라
#공동체에서악을제하라
#정결하지못한삶을두려워하게하라
#처형을당해죽임당한후나무위에달았을경우에도그날에장사하라
#개인적인판단과개인적인감정에의해행하지말라
#공동체가질서를유지하려면
#일상에서일어나는사건들속에서질서를유지하려면
https://cafe.naver.com/lighthousegoyang/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