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장(斷腸)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게 견딜 수 없는 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말한다.
斷 : 끊어질 단(斤/14)
腸 : 창자 장(月/9)
(유의어)
구회지장(九回之腸)
단혼(斷魂)
참척(慘慽)
출전 : 세설신어(世說新語) 출면편(黜免篇)
단장(斷腸)의 슬픔 등, 우리는 단장이란 말을 많이 쓴다. 단장은 창자가 끊어진다는 말이다. 우리 말에 애가 탄다는 말이 있다. 이 ‘애’는 옛말로 창자를 뜻한다. 애가 탄다는 것은 물론 탈 것 같다는 말의 과장이라고 볼수 있다.
그러나 이 창자가 끊어진다는 것은 과장이 아닌 사실의 기록으로 전하고 있다. 세설신어(世說新語) 출면편(黜免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진(晉)나라 환온(桓溫)이 촉(蜀)나라를 정벌하기 위해 여러 척의 배에 군사를 나누어 싣고 가는 도중 양쯔강 중류의 협곡인 삼협(三峽)이라는 곳을 지나게 되었다.
이곳은 쓰촨과 후베이의 경계를 이루는 곳으로 중국에서도 험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한 병사가 새끼 원숭이 한 마리를 잡아 왔다.
그런데 그 원숭이 어미가 환온이 탄 배를 좇아 백여리를 뒤따라 오며 슬피 울었다. 그러다가 배가 강 어귀가 좁아지는 곳에 이를 즈음에 그 원숭이는 몸을 날려 배 위로 뛰어 올랐다.
하지만 원숭이는 자식을 구하려는 일념으로 애를 태우며 달려왔기 때문에 배에 오르자마자 죽고 말았다.
배에 있던 병사들이 죽은 원숭이의 배를 가르자 창자가 토막토막 끊어져 있었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창자를 끊은 것이다.
배 안의 사람들은 모두 놀라고, 이 말을 전해 들은 환온은 새끼원숭이를 풀어 주고 그 원숭이를 잡아 왔던 병사를 매질 한 다음 내 쫓아 버렸다.
이 이야기에서 유래된 단장(斷腸)은 지극한 슬픔이나 안타까움을 나타내는 말로 사용된다.
또 당(唐)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도 장한가(長恨歌)에서 양귀비(楊貴妃)를 그리워하는 현종(玄宗)의 심정을 이렇게 읊고 있다.
蜀江水碧蜀山靑(촉강수벽촉산청)
聖主朝朝暮暮情(성주조조모모정)
行宮見月傷心色(행궁견월상심색)
夜雨聞鈴腸斷聲(야우문령장단성)
촉의 강물 푸르르고 촉의 산도 푸른데, 천자는 아침 저녁으로 양귀비를 그리워하니, 행궁에서 보는 달은 마음을 아프게 하고, 밤비에 울리는 풍경 소리는 간장을 도려내는 듯하네.
이렇듯 단장(斷腸)은, 그것이 부모 자식간이든 연인간이든 친구간이든 창자가 끊어질 정도로 슬픈 이별의 아픔을 나타낸다.
동물 가운데 인간을 가장 많이 닮은 원숭이는 새끼를 끔찍이 보살피고, 새끼 또한 효성이 지극해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이야기를 종종 만들어낸다.
우리 문화유산 가운데 청자원형모자상(靑磁猿形母子像)은 원숭이의 이러한 모자간의 지극한 유대의 정을 표현한 연적(硯滴)이나 장식품 등에서 어미가 새끼를 고이 품에 안고 있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백자 항아리에서는 원숭이가 부귀, 다산을 의미하는 탐스런 포도알을 따 먹거나 포도 가지 사이로 다니는 모습을 재미있게 그리고 있다. 포도 알을 따 먹는 원숭이 조각은 바로 부귀, 다산의 상징이요, 그 기원을 나타내고 있다.
상고시대(上古時代) 남방 어느 산골에서 일이다. 원숭이들이 계곡에서 나올 때면 언제나 행동이 늘어지고 흥얼거리며 괴성을 지르곤 했다.
사람들이 그 계곡 안으로 들어가 보니 열매가 쌓인 웅덩이에 향기나는 물이 괴어 있었다. 그 물을 마셔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노래가 절로 나왔다. 이 물이 오늘날 술의 기원이 되었다.
또 옛날 어느 스님이 수행을 하다가 한 밤중 졸음을 쫒기 위해 밖으로 나와 거닐다가 원숭이들이 이 나무 저 나무 옮겨 다니며 어떤 이파리를 따먹는 것을 보았다.
스님도 무심결에 따 먹었더니 정신이 맑아지면서 졸음이 달아났다고 한다. 이 나무는 차나무였고, 끽다(喫茶)의 기원으로 오늘날 차(茶) 문화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德勝才 爲之君子,
才勝德 爲之小人.
덕이 재주보다 앞선 자를 군자라 하고, 재주가 덕을 앞서는 자를 소인배라 한다.
우리 주변에 흔히 원숭이처럼 재주만 믿고 이기적이고 교할한 작자들의 말로가 어떤지를 종종 본다.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는 속담을 교훈 삼아 좀 더 이웃을 배려하는 심덕으로 밝고 알찬 나날을 꾸려가길 기대해 본다.
▶️ 斷(끊을 단)은 ❶회의문자로 부수(部首)를 나타내는 斤(근; 도끼, 끊는 일)과 계(실을 이음)의 합자(合字)이다. 나무나 쇠붙이를 끊다, 일을 해결함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斷자는 ‘끊다’나 ‘결단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斷자는 㡭(이을 계)자와 斤(도끼 근)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㡭자는 실타래가 서로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잇다’나 ‘이어나가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실타래가 이어져 있는 모습을 그린 㡭자에 斤자를 결합한 斷자는 실타래를 도끼로 자르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斷(단)은 (1)결단(決斷) 단안 (2)번뇌(煩惱)를 끊고 죽음에 대한 공포를 없애는 일 등의 뜻으로 ①끊다 ②결단하다 ③나누다 ④나누이다 ⑤결단(決斷) ⑥단연(斷然: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 ⑦조각 ⑧한결같음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끊을 절(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이을 계(繼), 이을 속(續)이다. 용례로는 일단 결심한 것을 과단성 있게 처리하는 모양을 단호(斷乎), 먹는 일을 끊음으로 일정 기간 음식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먹지 아니함을 단식(斷食), 딱 잘라서 결정함을 단정(斷定), 죄를 처단함을 단죄(斷罪), 유대나 연관 관계 등을 끊음을 단절(斷絶), 결단하여 실행함을 단행(斷行), 끊어졌다 이어졌다 함을 단속(斷續), 확실히 단정할 만하게를 단연(斷然), 끊어짐이나 잘라 버림을 단절(斷切), 생각을 아주 끊어 버림을 단념(斷念), 열이 전도되지 아니하게 막음을 단열(斷熱), 주저하지 아니하고 딱 잘라 말함을 단언(斷言), 교제를 끊음을 단교(斷交), 어떤 사물의 진위나 선악 등을 생각하여 판가름 함을 판단(判斷), 막아서 멈추게 함을 차단(遮斷), 의사가 환자를 진찰하여 병상을 판단함을 진단(診斷), 중도에서 끊어짐 또는 끊음을 중단(中斷), 옷감 따위를 본에 맞추어 마름을 재단(裁斷), 옳고 그름과 착함과 악함을 재결함을 결단(決斷), 끊어 냄이나 잘라 냄을 절단(切斷), 남과 의논하지 아니하고 자기 혼자의 의견대로 결단함을 독단(獨斷), 잘라서 동강을 냄을 분단(分斷), 가로 자름이나 가로 건넘을 횡단(橫斷),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게 견딜 수 없는 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단장(斷腸), 쇠라도 자를 수 있는 굳고 단단한 사귐이란 뜻으로 친구의 정의가 매우 두터움을 이르는 말을 단금지교(斷金之交), 베를 끊는 훈계란 뜻으로 학업을 중도에 폐함은 짜던 피륙의 날을 끊는 것과 같아 아무런 이익이 없다는 훈계를 이르는 말을 단기지계(斷機之戒), 긴 것은 자르고 짧은 것은 메워서 들쭉날쭉한 것을 곧게 함을 이르는 말을 단장보단(斷長補短), 남의 시문 중에서 전체의 뜻과는 관계없이 자기가 필요한 부분만을 따서 마음대로 해석하여 씀을 일컫는 말을 단장취의(斷章取義), 단연코 용서하지 아니함 또는 조금도 용서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불용대(斷不容貸), 떨어져 나가고 빠지고 하여 조각이 난 문서나 글월을 일컫는 말을 단간잔편(斷簡殘篇), 머리가 달아난 장군이라는 뜻으로 죽어도 항복하지 않는 장군을 이르는 말을 단두장군(斷頭將軍), 단발한 젊은 미인으로 이전에 흔히 신여성의 뜻으로 쓰이던 말을 단발미인(斷髮美人), 오로지 한 가지 신념 외에 다른 마음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단무타(斷斷無他), 단단히 서로 약속함을 이르는 말을 단단상약(斷斷相約), 조금이라도 다른 근심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단무타려(斷無他慮), 무른 오동나무가 견고한 뿔을 자른다는 뜻으로 부드러운 것이 능히 강한 것을 이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오동단각(梧桐斷角), 어물어물하기만 하고 딱 잘라 결단을 하지 못함으로 결단력이 부족한 것을 이르는 말을 우유부단(優柔不斷), 말할 길이 끊어졌다는 뜻으로 너무나 엄청나거나 기가 막혀서 말로써 나타낼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언어도단(言語道斷), 죽고 사는 것을 가리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덤벼듦을 일컫는 말을 사생결단(死生決斷), 어미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슬픔과 애통함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모원단장(母猿斷腸),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함을 이르는 말을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腸(창자 장)은 형성문자로 膓(장)과 동자(同字), 肠(장)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육달월(月=肉; 살, 몸)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昜(양, 장)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腸(장)은 소화기(消化器) 계통의 한 부분. 음식물의 소화, 흡수, 배설 따위 작용을 함. 사람이나 포유류(哺乳類), 조류(鳥類)는, 위(胃)의 유문(幽門) 아래로부터 꼬불꼬불 돌아 항문(肛門)에 이름 위에서 시작된 소화가 장에서도 진행되며 양분(養分)이 흡수됨. 많은 장액 분비선과 흡수에 필요한 융모(絨毛)가 있음. 대장, 소장(小腸)의 다름이 있음. 하등 동물에서는, 위와 장의 구별이 없으며, 전체를 장관(腸管)이라 통틀어 이르기도 함의 뜻으로 ①창자(큰창자와 작은창자를 통틀어 이르는 말) ②마음, 충심(衷心: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참된 마음) ③자세(仔細)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속 빌 강(腔)이다. 용례로는 동물이 섭취한 음식물의 소화나 흡수를 행하는 관의 총칭을 장관(腸管), 몹시 슬퍼 창자가 끊어지는 듯함을 장단(腸斷), 장의 벽을 장벽(腸壁), 창자의 안을 장내(腸內), 복강 속에 액체 또는 가스가 차서 배가 팽만 하는 병증을 장만(腸滿), 창자의 점막에 생기는 염증을 장염(腸炎), 결핵성의 치질이 원인이 되어 똥을 눌 때에 피가 나오는 병을 장풍(腸風), 위와 창자를 위장(胃腸), 허파와 창자로 마음이나 마음속을 폐장(肺腸), 콩팥과 창자로 뜻이 바뀌어 진심을 이름을 신장(腎腸), 위의 유문에서 대장에 이어 지는 대롱 모양의 가는 소화관을 소장(小腸), 소장의 끝으로부터 항문에 이르는 소화 기관을 대장(大腸), 간과 창자로 몹시 애타는 마음을 간장(肝腸), 큰창자의 위 끝으로 작은창자에 이어진 곳에 자그마하게 내민 부분을 맹장(盲腸), 아무 것도 먹지 아니하여 빈 속을 공장(空腸), 마음이 전보다 막되게 변하여 짐을 환장(換腸), 감정이 우러나는 속자리로 염통을 심장(心腸), 몹시 슬퍼서 창자가 끊어질 듯함을 붕장(崩腸), 반역을 꾀하려는 마음을 역장(逆腸), 창자가 끊어진다는 뜻으로 창자가 끊어지는 듯하게 견딜 수 없는 심한 슬픔이나 괴로움을 단장(斷腸), 굳센 창자의 뜻으로 굳세고 굽히지 않는 마음을 비유하는 말을 강장(剛腸), 창자가 끊어지고 가슴이 찢어진다는 뜻으로 몹시 괴롭거나 고통스러움을 형용하여 이르는 말을 장단억렬(腸斷臆裂), 노한 쓸개와 뻣뻣한 창자라는 뜻으로 몹시 성이 난 상태를 이르는 말을 노담탱장(怒膽撐腸), 배를 가르고 창자를 드러낸다는 뜻으로 숨김이 없이 드러내어 보임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결복출장(抉腹出腸), 머리가 깨지고 창자가 갈라짐을 파뇌고장(破腦刳腸), 벼룩의 간을 내어 먹는다는 뜻으로 하는 짓이 몹시 잘거나 인색한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조장출식(蚤腸出食), 쥐의 창자와 뱀의 성품이라는 뜻으로 간사하고 음흉한 사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서장훼성(鼠腸虺性), 아홉 번 구부러진 간과 창자라는 뜻으로 굽이 굽이 사무친 마음속 또는 깊은 마음속을 구곡간장(九曲肝腸)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