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은 지문의 난도가 높았다. 깊은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도 많이 출제됐다. 하지만 듣기·쓰기·어휘·어법 및 문학 문제는 평이했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비문학 문제를 풀 때 시간이 부족하진 않았다. 수준이 높은 문제가 많았으나 정답이 분명하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영역 점수가 상승했다.》
극문학지문 3년간 단골출제… 비문학 읽기 다소 깐깐
전반적 구성, 작년 수능-6월·9월 모의평가와 비슷
올해 수능 언어영역은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 많아 9월 모의평가보다 체감난도가 낮았다. 전반적인 구성은 최근 경향을 따랐다. 2009학년도 수능 및 6월과 9월에 치러진 모의평가와 문제 유형, 제재별 문항 수, 배점이 비슷했다.
읽기 지문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현대시와 고전시가가 복합된 지문이 출제됐고 수필 대신 시나리오 지문이 나왔다. 이로써 2008, 2009학년도에 이어 3년 연속 극문학 지문이 출제됐다. 송수권의 ‘지리산 뻐꾹새’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었으나 문제는 어렵지 않았다.
비문학 영역도 앞서 치러진 두 번의 모의평가와 출제 경향이 비슷했다. 대체로 까다로웠으며 특히 기술 제재와 언어 제재가 어려웠다. 기술 제재는 지문 길이가 긴 5문항이 출제됐다. 언어 제재에서는 2문항 출제됐으며 지문 길이가 짧았다. 예술 제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음악 지문이 나왔다.
듣기와 쓰기 문제는 전반적으로 쉬웠다. 듣기영역은 ‘웃음 유발 요인에 대한 강연’, ‘민요 채록방법에 대한 수업’, ‘인터넷 홈페이지에 대한 소개’, ‘발표회 공간선정에 대한 협상’ 등 담화를 활용한 문제가 나왔다. 소재는 생활, 인문, 정보기술 등 다양했다. 들은 내용을 구체적 사례에 적용하는 문제, 세부 정보를 파악하는 문제 등이 출제됐다. 문제 수준은 대체로 평이했다. 4번 문제는 담화를 듣고 협상 과정을 도식화해 협상 전략을 파악해야 했다. 특이한 유형이었지만 해결하기 쉬운 문제였다.
쓰기 및 어휘·어법 단독문항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그림, 도표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했다. 익숙한 유형의 문제가 많았고 활용된 자료도 단순했다.
○ 비문학 출제 경향인문[13∼15] 제재는 지문 길이가 짧고 독해하는 데 어렵지 않았다. 문제 수준도 평이했다. 언어의 습득 과정에 지행론을 적용하는 15번 문제가 까다로웠다.
사회[20∼23] 제재는 22번 문제가 다소 어려웠다. ‘기업 결합’의 양상을 설명한 지문 내용을 <보기>에 적용해서 해결하는 문제였다.
과학[24∼26] 제재는 미생물의 종 구분 방법에 대한 지문이 나왔다. 지문 내용이 어렵지 않았고 문제 유형이 단순했다.
언어[30∼31] 제재는 짧은 지문을 바탕으로 2문항 출제됐다. 지문 내용이 전문적이며 낯선 용어가 많았다. 2문항 모두 까다로웠다. 특히 31번은 문제 구성이 복잡해 해결하기 어려웠다.
예술[42∼45] 제재는 음악을 주제로 전문적인 내용을 담은 지문을 선정했다. 독해하기 까다로웠으나 문제 수준은 대체로 평이했다.
기술[46∼50] 제재는 5문항 출제됐고 지문 길이가 길었다. 전문적인 내용을 다뤄 이해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지문 내용을 바탕으로 추론의 타당성을 판단하는 46번과 지문 내용을 <보기>에 적용해 해결하는 47번 문제가 어려웠다.
○ 문학 출제 경향문학영역 지문은 교과서에서 많이 접해 본 작품이 주를 이뤘다. 송수권의 ‘지리산 뻐꾹새’를 제외하고는 모두 익숙한 작품이었다. 이전 수능에서 출제됐던 작품이 다시 등장한 경우도 있었다.
극문학으로 선정된 윤홍길의 ‘장마’는 2001학년도 수능에서 원작 소설이 선정된 바 있다. 2003학년도 수능에 나왔던 송순의 ‘면앙정가’가 기출 대목과 다른 대목으로 출제됐다. 현대소설인 ‘관촌수필’(이문구)도 2003학년도 수능에 다른 대목이 실렸던 작품이다.
현대시와 고전시가를 엮어 장르복합지문을 구성했다. 극문학이 수필 대신 선정됐다. 한두 작품을 제외하면 작품 이해가 어렵지 않았고 문제도 평이했다.
장르 복합[32∼37] 제재는 현대시 두 편과 시조 한 편을 복합해 6문항을 출제했다. 현대시 ‘승무’(조지훈)와 고전시가 ‘면앙정가’는 많이 접해본 작품이었다. 현대시 ‘지리산 뻐꾹새’(송수권)는 익숙하지 않은 작품이었으며 내용 파악이 어려웠다. 33번과 35번이 다소 까다로웠다. 33번은 ‘승무’의 작품 특성을 제시된 자료와 관련지어 파악하는 문제였다. 35번은 ‘지리산 뻐꾹새’에 대한 종합적인 감상을 요구했다.
극[27∼29] 제재는 원작 소설이 국어(상) 교과서에 실린 작품이라 작품을 이해하는 데 큰 부담이 없었다. 문제는 무난한 수준이었다. 27번은 지문을 대충 읽은 학생이라면 함정에 빠지기 쉬운 문제였다.
현대 소설[38∼41] 제재는 2003학년도 수능에 나온 ‘관촌수필’(이문구)의 다른 대목을 선정했다. 지문에 방언이 사용돼 독해하기 까다로웠다. 작품 이해 자체는 크게 힘들지 않았다. 문제는 평이했다.
고전 소설[16∼19] 제재는 최초의 한문 소설인 김시습의 ‘금오신화’ 가운데 ‘만복사저포기’가 나왔다. 지문 내용이 어렵지 않았고 문제도 평이했다.
문학영역은 4개 지문이 EBS 방송 교재에 실린 작품이었다. 그러나 문학 교과서와 시중에 나와 있는 일반 교재에서도 많이 다룬 내용이었다. 현대시 ‘지리산 뻐꾹새’는 문학 교과서와 EBS 방송 교재에 모두 실리지 않았던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