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많을까~?? 장장 170분짜리 스케일이 큰 공연이다 11명의 배우들이 모두 멀티남 멀티녀들~ 1인 다역이다 분장과 연기가 뛰어나 구별이 힘들다
무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라이브 연주~ 기타 아코디언 전자피아노 바이올린 드럼 그리고 음향효과를 위한 여러 타악기들이 현란하게 움직이고 선율을 자아낸다 마치 무대의 실제 주인공들인 듯 기품넘치는 연주가들의 아우라가 굉장하다
1998년 11월 지하철1호선~ 서울역에서 청량리역까지 역마다 타고내리는 사람들의 사연이 구구절절 녹아내리고 시대 상황이 리얼하게 펼쳐진다
노래가 있긴있으나 뮤지컬이라기엔 다소 부족한 가창력들이다 그래도 열과 성을 다한다 미성숙된 듀엣은 차라리 미소로 넘기고 완전 덜익은 솔로는 침묵으로 화답하며 그나마 멋진 떼창과 군무로 만족감을 대신하고 감칠 맛나는 배우들의 연기로 보충한다
유머가 넘치는 개성강한 연기들이 웃음을 터뜨린다 연기력들이 상당한 배우들이다 발성과 대사톤 대사전달력이 다들 좋다 지하철1호선 역마다 타고내리는 각기 다른 시민들의 모습으로 변신하는 배우들의 분장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대충이 아닌 흉내만 내는 것이 아닌 완벽한 화장술과 의상들에 놀라움이 넘치고 그 빠른 시간에 화장을 지우고 다시 고쳐서 새로운 변신을 반복하고 또 예전 모습으로 재탄생되는 인고의 분장술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도 생각나는 4명의 돈많은 과부들~ 남자 배우들의 여장술이 너무 재미있고 능청스런 연기가 한바탕의 박장대소를 몰고온다 여자아닌 여자같은 남자배우들의 여자연기가 마치 1998년 IMF시대상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같아 정말 흥미진진하다 멋진 원피스 모피와 장식품들 특히 목걸이와 반지 그리고 구두와 속옷까지 리얼감 제대로 발휘한 섬세함에 감탄사가 절로 터지고 웃음이 폭발한다
588기지촌의 가슴아픈 사연들 그 속에서 피어나는 휴머니즘과 사랑 얽히고 섥힌 사연들이 속고 속이는 아픔 속에 베어있다
지하철을 타고내리는 승객들마다마다 한가득 두가득 들어앉은 사연들이 어떤 이들에겐 위로가 어떤 이들에겐 용기가 되어 인생길에 희망을 주는 작품이다
사랑하는 이가 자기로 인해 더러워질세라 함께 자자고 할까봐 온신경을 곤두세우는 기지촌 창녀 걸레의 시린 사랑이 결국 죽음으로 승화되고~ 사랑이란 단어가 가슴뭉클해짐이 또다른 설레임을 던져준다
11명의 배우들의 열정과 열연으로 작은 무대가 엄청나게 커보이는 무대였다 1인 다역이 굉장한 시너지를 분출했으며 분장과 의상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고 떼창과 군무가 유독 돋보였다 마치 지하철1호선이 지구인냥 승객들이 지구인들인냥 살아가는 각양각색의 다양함이 공감대를 불러일으켰고 우리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야함에 희망과 용기를 잃지말아야한다는 메시지도 남겨준다
많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많은 역할들을 창출해내려고 애쓰다보니 조금은 산만하고 뭔가 정신없음을 배제할 순 없지만 그 속에서도 큼직한 웃음과 소소하고도 자그마한 감동들을 느낄 수 있어 고개를 끄더끄덕~했던 시간이었다 라이브 음악의 웅장함에 묻혀서 묻혀서~ 다시한번 더 보고싶은 건 왜일까 정신 바짝 차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