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 세탁을 하면 30분씩 두 번 정도 여유가 있다. 세탁을 하러 다녀오겠다고 미리 말씀드리고, 두 번째 여유 시간에는 산책을 하면 어떨지 여쭈었다.
“아저씨, 이불 세탁을 맡기면 30분 정도 시간이 있어요. 오늘은 해가 뜨겁지 않아서 근처에 있는 그늘로 산책하면 어떨까요?”
“응.”
문 밖으로 손가락을 내미신다. 긍정의 의미다.
“우선 제가 처음이니까 세탁기에 이불 넣고 다시 집으로 올게요. 같이 나가서 건조기에 옮겨 놓고, 산책해요.”
“응. 하하.”
얼른 세탁기에 이불을 넣고 돌아왔다. 빨래방 앞에서 같이 들어가실지 여쭤보니 ‘응’ 하신다. 거절하시는 일이 잘 없다. 나도 처음이지만 이것저것 말씀드린다.
“여기는 세탁기고, 여기는 건조기예요. 월평에도 있지만 우리는 겨울 이불을 빨아야 해서 더 큰 세탁기를 쓰러 왔어요.”
“응.”
세탁기가 돌아가는 것을 보고 ‘어어’ 하며 가슴을 가리키신다.
“네, 아저씨 겨울 이불이죠?”
“응.”
“저도 빨래방 처음 와 보는데 되게 어렵네요. 다음에는 같이 와서 이불 넣고, 계산하는 거 도와주세요.”
“응. 허허.”
호탕하게 웃으신다.
2024년 6월 27일 목요일, 구주영
집안 살림에 열심인 아저씨. 신아름
세탁과 산책을 아저씨 일로 여기고, 아저씨를 주체로 세우며 부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빨래하는 서사호 아저씨! 월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