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근, 연리지

[석촌]

           연리근 연리지

                               김 난 석

해남 대흥사 마당에 5백 년 된 연리근 느티나무가 있다.

벌써 2십여 년 전에 눈 맞춤 했으니

이젠 5백년 하고도 스무 살이 넘었다고 해야겠다.

사람으로 말하면 참 다정한 수목이다.

한 뿌리를 동포라 한다.

문화적 언어이지만

함께 잘 어울려가며 살자는 含意다.

수목엔 연리근(連理根) 말고 연리지(連理枝)도 있다.

가지가 함께 엮여 자라나는 나무다.

역시 함께 잘 어울려가며 살자는 含意가 있다.

칼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써서 세상에 사달을 냈다.

인류사회를 계급에 의한 갈등구조로 풀이했기 때문이다.

자본가와 노동자.

이 두 계급이 갈등을 일으키며 세상을 엮어나간다는 건데

노동자는 자본가를 이길 수 없다 한다.

그래서 평등을 위해선 혁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래서 결국 지구촌에 사달을 내고 말았다.

사달은 혁명만이 해결책인가?

아니다.

사달은 자본의 유무만에 의해 일어날까?

아니다.

다양한 갈등구조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인간의 지혜에 의해 조화를 이루어 나갈 수 있다.

사진의 왼쪽엔 내 선배가 사무실을 내고 있는 현대빌딩이요

오른쪽엔 내 후배가 살고 있는 롯데캐슬이다.

나는 그 가운데의 정자에 앉아있는 노야(老爺)인데

정자 너머로 555 미터 첨탑이 솟아올랐다.

이름하여 123 층 롯데빌딩이다.

나는 정자에 앉아 바라보기만 하지만

빌딩과 아파트가,

또 오피스빌딩과 아파트와 첨탑이

서로 조화롭게 어울려나가길 바란다.

그래야 나에겐 이용시설이기도, 구경거리도 될 테니까.

엊그제 나는 그 첨탑 안의 레스토랑에서 점심도 먹었다.

혼자여서 잘 먹었다 못 먹었다 할 건 없었다.

이들 건물들을 연리근이라, 연리지라 해서 누가 무어라 할까?

나는 혼밥이어서 외로웠지만

모두 다 잘 되어야 할 텐데...

국밥집에 갔으면 이 돈으로 둘이 먹었을 텐데...

[태평성대]

저 123 층 짜리 롯데 빌딩을 보고 있다보면

그 도시를 발전 시키려면 저 빌딩 같은 랜드마크가 많아야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음식은 어떤 종류의 음식인지 궁금합니당

좌우간 그 흔한 김치 찌개나 순대국 보다는 맛있어 보입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석촌]

맞아요.
빌딩의 효용성은 잘 모르지만요.
음식요?
그냥 한식이 아니라 양식이지요.
연어를 곁들인 오무라이스.

[수피]

정선에서 팬션을 운영하고 있는 제 선배네 집 뒤란에 연리지 나무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 앞에서 사진을 찍는 미혼 남녀는 꼭 결혼을 하더라는 울선배 이야기를 들어보면 연리지 나무가 꽤 신통력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

[석촌]

그렇군요.
해남 대흥사 찾아갈 사람 많아지겠네요.ㅎ

[마음자리]

롯데빌딩이 하늘을 찌르네요.
정자와 롯데빌딩, 현대빌딩과 롯데캐슬이 좌청룡 우백호 구도 같이 보입니다.
화합과 조화보다는 분열과 대립을 선호하는 풍조가 날로 더 늘어가는 것 같아 사실 걱정입니다. 그 선두에 늘 정치가 있으니...

[석촌]

그러게말이에요.
그거 다 밥그릇 싸움이에요.

[푸른비3]

쟁반에 담긴 음식이 너무 무성의하게 보입니다.
다음에는 친구를 불러서 같이 맛있게 드세요.

[석촌]

제가 먹다가 사진 찍느라 흐트러뜨려서 그랬어요.ㅎ
자주야 혼자 먹지 않죠.

[한스]

고층 빌딩 숲 속에서 식사하시며
연리지를 떠오르시는 느낌을 이해 할 것 같기도
합니다.서로 얽히지만 갈등이 아닌 조화되는
삶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 봅니다.
건강하세요.

[석촌]

네에 고마워요.
수필방 모임에서 봐요.

[콩꽃]

연리지라 하면,
서로 연모하는 마음과 몸이 함께 하는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겠지요.

흔히 부부를 일심동체라고도 합니다.

‘一’에는 서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의미가,
‘同’에는 동등하다는 뉘앙스가 있습니다.


구성원들이 목표를 이루어야하는 조직에서
한마음 한몸이 되어 뭉치거나 의를 같이 한다는
단결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심동체나, 동심일체를 이루기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따로 또 함께로 발전하는 사회,
우리들의 희망사항이겠습니다.

석촌님,
의미 있는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석촌]

네에, 좋은 말씀 이어주셔서 고마워요..

[나무랑]

혁명보다 더 어려운게 개혁이라고 하는데요.
어느 사회나 집단을 막론하고 구조적 모순은
존재한다는 가정하에 상부상조해야만이 공존
할 수 있다는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대가
21세기 인듯 합니다. (넘 추상적인가요?
하지만 사회주의 몰락도 보았고 자본주의 강국이자
선진국이라는 미국의 다양한 계층간의 갈등도 보았고하여)

[석촌]

혁명이란 겉 가죽을 벗기는 거랍니다.
그러니 아프고 어렵지요.
나무랑님이 이야기한 대로 지구촌이 낙원은 아니지만
앓으면서 다독거리면서 사는 수밖에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