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키지(corkage)란 와인병 마개인 코르크(cork)와 비용을 뜻하는 차지(charge)를 합한 말로서
원래는 손님이 와인을 식당에 가져가면 식당측에서 뚜겅을 따고 잔을 가져와 서빙까지 해주는
일종의 서비스 비용을 의미한다.
와인은 기호식품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좋아하는 맛이 다르다. 와인 마니아는 자기가 좋아하는 와인이 있어
일반 식당에서 구비해 놓지 않은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식당측에서는 손님이 와인을 들고 들어와서 마시는 것을 허용하면서
콜키지를 받는 것이다. 손님측으로서는 원하는 와인을 음식과 조합해 마실 수 있어 좋고 식당측은 와인판매 손실을
콜키지 비용으로 환수할 수 있어 서로 이득이 된다.
콜키지란 와인뿐만 아니라 손님이 직접 술을 가지고 와서 마실 경우 식당이나 술집이 잔을 내어주는 댓가로 청구하는
서비스 비용을 말한다. 유래를 살펴보면 18세기쯤 서구에서 연회 음식을 제공하는 업체들이 파티에 자기 와인을 가져와서 마시는 손님에게 비용을 청구하기 위해 와인병 뚜껑(코르크 마개) 수를 세던 것에서 이름을 따왔다는 게 정설이다.
이후 1970년대 영국 호주 같은 나라에서 주류 판매 면허가 없는 식당들이 손님들이 술을 가져와 마시는 것을 허용하고,
잔을 제공하는 비용을 별도로 받으면서 콜키지 문화가 널리 퍼졌다고 한다.
1977년 우리 식구가 영국 카디프에 잠깐 나가 있을 때 같은 연구실에 있던 우크라이나 출신 연구원인 아템 가족과 함께
각자 차를 타고 옥스포드시로 놀러 간 적이 있다. 옥스포드는 유서 깊은 대학도시로 도시 전체가 고색창연하였다.
구경 도중 아이들이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하여 맥도날드에 들어가 볼일을 보고 그냥 나올 수가 없어서 맥도날드를 사 먹기도 하였다. 영국은 물가가 비싸기 때문에 집에서 미리 김밥을 준비해 갔었다. 구경을 마치고 배가 고파 변두리 음식점에 들어가 아이들이 먹을만한 메뉴를 시키고선 주인한테 우리가 준비해 온 음식을 꺼내 먹어도 되겠느냐고 물었더니 안된다고 하는 것이었다. 할 수 없이 돌아오는 차 안에서 먹는 수밖에 없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와인이나 위스키 같은 고급 주류를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콜키지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모든 물가가 치솟는 가운데 주류값도 덩달아 뛰었기 때문이다. 그런 가운데서 술값을 아끼려 술을 직접 사들고 식당에 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식당업주들이 콜키지 가격과 서비스 내용을 제각각으로 정하다 보니 천차만별이라고 한다. 어떤 곳은 술값보다 훨씬 더 비싸게 받는 곳도 있다고 한다. 호텔이나 유명 식당에선 10만원에서 30만원이라고 하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